실적악화에 제품 품질 문제까지…악재 겹친 ‘깨끗한나라’
실적악화에 제품 품질 문제까지…악재 겹친 ‘깨끗한나라’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3.03.0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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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등급도 하락, 가족간 내부거래 의혹 해소 ‘선결과제’
깨끗한나라 CI(사진=깨끗한나라 홈페이지)
깨끗한나라 CI(사진=깨끗한나라 홈페이지)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깨끗한나라의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원자재값과 물류비 상승, 생활용품사업부문 경쟁 심화로 인한 실적악화에 이어 식약처로부터 제품 회수명령까지 받았다. 투자업계에서 기업가치 평가에 포함할 정도로 중요한 지표로 자리 잡은 ESG 등급 또한 하락했다. 전부터 거론 돼 온 가족간 내부거래 의혹은 계속해서 발목을 잡는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깨끗한나라의 지난해 매출액은 6065억원으로 전년 대비 4.8%(277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8억원으로 전년 130억원보다 93억원(71.2%) 감소했고 당기순이익 또한 적자로 돌아섰다. 

깨끗한나라는 2017년 유해 생리대 논란으로 직격탄을 맞고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 사태로 마스크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영업이익이 10배 가량 치솟았지만 2021년부터 다시 하락세로 들어섰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원자재 가격과 해상운임 상승 등으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최근 깨끗한나라는 자사 제품 자진 회수 조치에 나서며 품질 이상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의약품안전나라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월10일 깨끗한나라의 ‘디어스킨슈퍼롱오버나이트’와 ‘순수한면제로울트라슬림뉴증형날개형’ 두 제품에 대해 회수를 고시했다. 사유는 ‘이물혼입’이다. 이는 깨끗한나라가 식약처에 회수계획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혼입 이물 관련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달 21일 한국ESG기준원(KCGS)에 따르면 깨끗한나라는 2021년 종합 B등급에서 지난해 C등급으로 하락했다. ESG는 국내외 투자업계에서 기업가치 평가에 포함할 정도로 중요한 지표로 자리 잡았다. 최근 기업들이 ESG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 공을 들이는 것도 ESG 평가가 낮으면 재무적 요소가 우수해도 대외적인 기업 이미지나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KCGS의 등급체계는 S등급부터 D등급까지 총 7등급으로 분류된다. C등급부터는 ESG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ESG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족회사 내부거래 의혹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깨끗한나라는 주식회사 보노아와 케이앤이 이외에 특수관계회사로 온프로젝트 등을 두고 있다. 온프로젝트는 최병민 회장의 차녀 최윤수 온프로젝트 대표가 이끌고 있는 광고대행사다. 2015년 8월에 설립됐고 주로 깨끗한나라의 광고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깨끗한나라는 온프로젝트에 매년 수수료 명분으로 20억원 안팎의 금액을 지급하고 있다. 7년 동안 총 127억 2349만원의 수수료가 온프로젝트에 지급됐다.

앞서 깨끗한나라는 가족회사 나라손, 용인시스템의 내부거래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두 회사 모두 최윤수 대표가 경영을 맡았었다. 특히 나라손은 1993년에 설립된 화장지 제조기업인데, 그간 100억~300억원의 연간 매출 가운데 95% 이상을 깨끗한나라에서 냈다.

인력 파견 업체인 용인시스템도 깨끗한나라로부터 매년 100억원 이상의 수수료를 챙겼다. 특히 2017, 2018년에는 깨끗한나라가 용인시스템에 지급한 연간 수수료만 각각 323억, 335억원에 달했다. 다만 깨끗한나라는 아직까지 대기업집단에 속하지 않아 현행법상 내부거래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계속되는 악재와 산적한 과제에 경영 5년차를 맞은 최현수 대표이사 사장의 고심은 깊어만 간다. 최 사장은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의 장녀이자 최화식 대한펄프공업 창업주의 손녀다. 1979년생으로 2006년 깨끗한나라 마케팅부에 입사했다. 경영기획실장, 생활용품사업부장 등을 거쳐 2020년 3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 사장은 전무로 재직할 당시 개발한 기저귀 브랜드 ‘우리아기 첫 순면 속옷’과 아기용 프리미엄 물티슈 ‘비야비야’의 흥행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오너 3세 가운데 후계 경쟁력을 선점했다는 해석이 나왔고, 최 사장은 향후 깨끗한나라를 이끌 후계자로 언급됐다.

하지만 최 사장이 본격적인 경영에 참여한 이후 깨끗한나라 상황은 좋지 못했다. 이렇다할만한 타개책도 나오지 않는 상황. 최 사장이 다시금 존재감을 발휘해 깨끗한나라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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