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스클로버병원 박성준 원장
로하스클로버병원 박성준 원장
  • 함문식 기자
  • 승인 2009.07.01 15:40
  • 호수 1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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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과 요양원 장점 살린 신개념 의료기관 지향

최근 의료서비스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과거 무뚝뚝한 의사와 앉을 곳도 없이 북적이는 로비,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진료절차 등은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게 '짜증' 그 자체였다.

그러나 의료환경이 급속히 개선되면서 각급 병원은 환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 개발과 기반시설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진료체계는 과거의 ‘처치’에서 ‘돌봄’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제 병원은 더 이상 소독약 냄새 진동하는 암울한 공간이 아니다. 이런 인식전환을 이끌어 내는 데는 ‘요양병원’ 개념 도입이 큰 역할을 했다.

환자에 대한 종합적인 돌봄체계을 갖추고 ‘원스톱 케어시스템’을 표방하고 있는 ‘로하스 병원 네트워크’가 최근 주목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일원인 로하스 클로버 병원 박성준 원장으로부터 신개념 '케어전문병원'에 대해 들었다.

▲ 로하스클로버병원 박성준 원장.
▶ ‘로하스 병원 네트워크’란 무엇인가?
최근 우리나라는 급격한 고령화를 겪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노인 만성질환의 증가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뇌졸중, 치매 등과 같은 만성질환은 단기적으로 의사의 처방이나 처치로 치료되는 것이 아니다.

장기적인 치료를 요할 뿐만 아니라 재활훈련, 인지치료 등 전문가의 집중적인 돌봄이 필요하다. 따라서 환자 자신도 고통스럽지만, 그 가족의 고통도 배가된다.

과거 개념으로는 부모님의 노환에 대해 마땅히 자녀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었다. 그러나 전문화되고 복잡해진 사회구조 속에서는 자녀들이 생업에 충실하면서 부모님을 쾌적한 공간에서 전문가들의 집중적인 도움을 받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로하스 병원 네트워크’는 이 같은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 전문화되고, 편안한 어르신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몇 명의 전문의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의료서비스 체계다. 네트워크 구성 이후 선진국의 완화의료시스템을 도입해 만성질환에 대한 다양하고 전문적인 치료와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경기 고양시의 '클로버', 안양의 '孝', 퇴촌의 '한울'과 '두울' 등 4개 병원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서로가 독자적인 운영을 하고 있지만, 각각의 병원 특성에 맞는 환자에 대해 끊임없이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의를 파견해 협진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퇴촌의 한울과 두울병원은 전원 속에서 어르신들이 텃밭을 가꾸는 등 목가적인 생활을 누리면서 치료와 돌봄을 받는 데 주안점이 맞춰져 있고, 안양의 효병원과 고양의 클로버 병원은 도심 속에서 특화된 집중 치료를 통해 어르신들의 건강상태를 호전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 로하스클로버 병원은 다양한 재활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전문 웃음치료사가 병원에 내방해 어르신들이 웃음치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 로하스클로버병원의 특징은 무엇인가?
요양병원은 기존의 의료시스템에서 한발 앞선 개념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단지 환자의 질환에 대해 대증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에 대한 치료에 관심을 기울이고, 사후 관리까지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이다.

요양원의 경우 노인만성질환자에 대한 전문화된 의료인력의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고, 종합병원은 고가의 비용으로 인해 급성기를 넘긴 환자에 대해 지속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쉽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도입된 시스템이 ‘요양병원’이다. 로하스클로버 병원의 경우 크게 세 가지 전문병동에 중점을 뒀다.


▲ 중환자실. 3차 진료기관이 아닌 병원에서 중환자실을 운영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요양병원의 특성상 종합병원에 비해 훨씬 여유롭고 경제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우선 응급실과 중환자실 운영이다. 일반 병원에서는 엄두를 내기 어려운 인공호흡기를 두 대나 보유하고 있으며, 각종 첨단장비를 도입했다. 두 번째는 전문 재활치료실, 인지치료실 등 만성질환자에 대한 차별화된 완화치료를 제공한다. 병원의 물리치료실은 경력 20년 이상의 전문 물리치료사들이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세 번째는 암환자 전문병동이다. 암환자들에 대한 돌봄은 매우 까다롭다.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매우 고통스러운 나날일 수밖에 없다.

로하스클로버 병원은 1, 2인실 뿐만 아니라 3인실과 6인실에 이르기까지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 환자 가족들이 쾌적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아울러 임종실도 마련, 노인환자들에게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 재활치료실. 다양한 운동기구를 갖춘 넓은 공간에서 어르신들은 원하는 동선을 확보하고 여유롭게 운동할 수 있다.
로하스클로버 병원은 대형병원에 비해 규모만 작을 뿐, 3차 의료기관이 갖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응급의학과, 가정의학과, 신경정신과 전문의와 한의사 등 5명의 전문의료진이 진료를 담당하고 간호조무사가 아닌 전문 간호사가 만성질환 어르신에 대해 24시간 투약, 욕창치료, 당뇨관리 등 전문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2009상반기요양병원의료인력판정’에서 의사 1등급, 간호사 2등급이라는 우수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 병원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넓은 생활공간이었다. 복도는 휠체어 두대가 동시에 지나가도 전혀 무리없을 정도로 넓고, 병실도 1,2인실 뿐 아니라 6인실도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해 인간적인 생활이 가능하게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 양·한방 협진체계의 장점은.
서양의학은 응급의학에 뛰어난 장점을 지닌다. 외과적 처치나 급성기 환자에 대해 즉각적인 대처를 할 수 있다. 반면에 한의학은 만성질환에 대해 좀 더 편안하고 다양한 치료를 행할 수 있다.

또 인체에 대한 두 의학의 접근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병용에 대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양의학적으로 약을 투여한 환자가 약에 내성이 생겼을 경우, 한의학의 침이나 뜸·부항 등의 요법을 통해 약을 줄이면서 내성을 조절하는 것을 들 수 있다.

거기에 덧붙여 동종요법을 시행한다. 동종요법은 유럽의 자연의학이라고 보면 되는데, 간디가 영국유학 시절 배운 것을 토대로 인도에 전파했던 의학이다. 전 세계 5억명 이상의 인구가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검증된 요법이다.

▲ 옥상정원. 노년층일수록 풍분히 볕을 쬐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에는 옥상에 자연공간을 만들어 어르신들이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
한의학, 양의학이든 동종요법이든 중요한 것은 환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치료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의료서비스의 본질이다. 병원은 동서양을 아우르는 모든 체계의 의료시스템을 구비하고 있다고 자신하기에 의료진은 어떤 환자의 질환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더불어 협진체계가 갖는 또 하나의 장점은 의료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의학의 큰 장점 중 하나가 저비용 고효율의 의학이라는 점인데, 로하스클로버 병원에서도 그 원칙에 충실하고 있다. 큰 비용이 들어가는 고가 약재보다는 침과 뜸 등의 요법을 우선하면서 서양의학과 협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동종의학에 대해서도 비중을 늘려갈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동종의학은 몇 천년을 내려온 자연의학으로 학계에서 관심이 늘고 있다.

▲ 치매환자를 비롯해 뇌경색 환자들은 끊임없는 재활훈련이 필요하다. 병원측은 작업공간을 마련해 어르신들이 손과 머리를 훈련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직원이 70명인데, 환자 수가 100여명 조금 넘는다. 환자 1인에 대해 그만큼 세심한 배려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게다가 고가의 장비들과 넓은 공간을 확보하려다 보니 병원 경영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어떻게 경영이 가능하냐고 의아해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치료 합리화를 통해 최선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좋은 의료서비스란 최고의 의술만이 아니라 의료서비스를 받는 대상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뜻으로 시작하게 된 일이라 생각하고, 경영상 최소의 것만 유지된다면 원칙에 충실한, 제대로 된 전문요양병원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앞으로 암환자 완화치료를 위한 전문병동을 확충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호스피스봉사단을 조직해 어르신들을 찾아가는 방문의료서비스를 시작할 계획도 갖고 있다.

로하스클로버 노인전문요양병원 031-967-5050, www.cloverhospital.com

함문식 기자 moon@100ssd.co.kr

박성준 원장은…

경희대 의과대학 석·박사
경희대 응급의학과 전문의
국립암센터 호스피스 고위과정
공주의료원 응급실장 및 중환자실장
공주의료원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장
대한노인의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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