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연 대한노인회 서울 중랑구지회장 “노인 수에 비해 복지시설 절대 부족…경로당 수 늘릴 터”
이지연 대한노인회 서울 중랑구지회장 “노인 수에 비해 복지시설 절대 부족…경로당 수 늘릴 터”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3.20 10:01
  • 호수 8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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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보조금 인상…운용의 묘 살려 둘 다 해결

‘효사랑봉사단’ 만들어 노인 즐겁게 해 ‘준비된 노인지도자’ 평 들어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우리 주변에 ‘준비된 노인지도자’는 흔치 않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을 맺기 전부터 노인들을 위한 무한봉사를 이어오다 지회장이 된 이가 바로 이지연(79) 대한노인회 서울 중랑구지회장이다. 

이 지회장은 항상 대한민국을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한 주역인 노인들에게 자부심 고취와 함께 합당한 대우를 해 드려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는 “어르신들을 말 그대로 즐겁게 해드리기 위해 ‘효사랑봉사단’을 만들었고, 그 인연으로 경로당 회장을 하게 됐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 지회장은 취임 1년도 채 안된 시점에 경로당 보조금 인상 등 중요공약을 실현해 능력과 리더십을 갖춘 노인지도자로 평가 받기도 한다. 지난 3월 14일, 서울 중랑구 봉화산로에 위치한 중랑구지회 노인회관에서 이 지회장을 만나 지회 운영과 비전, 봉사의 삶 등을 들었다.  

서울 중랑구민은 38만5200여명, 노인인구는 7만5000여명이다. 중랑구지회에는 130개 경로당, 회원 4800여명이 있다. 이 지회장은 건축자재업체인 상봉기업 대표로 있으며, 원주이씨 대종회장을 지냈고, 현재 성균관유도회 중랑구지회장으로 있다. 효사랑봉사단, 중랑희망포럼 등을 창설해 지역봉사에 헌신했다. 대한노인회 중화통합경로당 회장을 거쳐 2022년 8월에 제12대 중랑구지회장에 취임했다.   

-노인회장 해보니 어떠신가.

“힘들다. 평생 해온 사업과 비교해 어려움을 더 느낄 때가 있다. (회사에선)내가 지시하면 직원들이 다 알아듣지만 노인회는 그렇지 않더라. 경로당 회장님들은 과거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분들이라 그분들과의 대화가 쉽지 않다.”

-어떤 부분에서 대화가 어려운지.

“자기주장이 강한 분들도 더러 있고, 노인일자리 관련해 규정을 잘 지키지 않은 부분도 일부 있었으나 지금은 원만히 해결돼 더 이상 문제가 될 소지는 없다.” 

-지난 선거에서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 경로당 보조금 인상 등을 약속했다. 잘 되고 있는지.

“지회장 선거를 앞두고 구청장과 국회의원에게 ‘이런 공약을 내세워도 되겠느냐’, ‘임기 내에 현실화하게 도와줄 수 있나’ 등을 묻기도 했다. 단기간에 해결 될 문제가 아니지만 실현을 위해 노력 중이다. 지회장이 바뀌었는데 변한 게 없거나 새롭게 주어지는 게 없다면 안 되지 않나.”

이 지회장은 운용의 묘를 살려 경로당 보조금 인상과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 등의 문제를 부분적으로나마 해결했다. 경로당 보조금의 경우 회원 수가 100명 이상인 경로당이나 20명 이하인 경로당이나 액수가 똑같다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고 보고, 구청에 어떤 기준에 따른 것인가 문의한 결과 ‘경로당 평수를 본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어떻게 공약을 실현했나.  

 “보조금을 일률적으로 5만원씩 인상했고, 경로당 회장의 거마비(5만원)를 보조금에서 쓸 수 있도록 (구청장의)승낙을 얻어 실시하고 있다.”

-그 전에는 보조금에서 경로당 회장의 거마비를 쓸 수 없었나보다.

“그렇다.”

이지연 중랑구지회장(앞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 지회장 왼편이 최유정 사무국장.
이지연 중랑구지회장(앞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 지회장 왼편이 최유정 사무국장.

중랑구지회는 경로당 회원들의 월 회비에서도 경로당 회장과 총무에게 활동비를 지원하고 있다. 

-중랑구는 노인일자리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안다. 올해는 몇 명이나 하는지.

“전체 노인일자리 2000여개 중 노인회가 절반인 1000명을 한다. 취약지구 내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아동안전지킴이’ 채용 때 경찰관과 함께 면접관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효사랑봉사단’을 만든 배경은.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에 오른 건 노인들의 값진 희생과 노력 덕이다. 저를 포함해 일제 치하를 겪었고, 해방 후 전쟁과 가난의 시련을 극복하고 자급자족을 실현해 오늘날의 풍요로운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이룩했다. 그런 분들이 첫째 자부심을 갖고, 후손들이 그분들의 공과를 알려야 하고, 그분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늘 생각해왔다.”

-어떤 봉사를 했는지.

“시간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인사 50여명으로 봉사단을 구성해 처음엔 유명강사를 초빙해 강연을 들었다. 그러다 구민회관 대강당에서 1200여명의 구민들을 초청한 가운데 1년에 한번씩 실버노래자랑대회를 열기도 했다.”

-사업을 오래 했다. 기억에 남는 일은.

“IMF 사태로 갖고 있던 수표뭉치가 졸지에 휴지조각이 돼버렸고, 직원 모두를 데리고 갈 상황이 아니었다. 살면서 남에게 상처주지 않겠다는 나름의 신조를 갖고 있어 월급을 반으로 줄이는 식으로 힘겹지만 전 직원 고용을 유지한 채 함께 고통을 이겨나갔다. IMF를 계기로 현금거래만 됐고 이듬해 경영이 정상화 됐다. 직원들에게 200% 보너스를 지급하자 믿기지가 않는지 뒤로 돌아서 봉투 속을 확인해보고 기뻐하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원주이씨 대종회장을 지냈다. 종친 중에 유명인사를 소개한다면.

“대한민국에서 삼부자가 국회의원을 지낸 집안은 조병옥 씨 등 두 집뿐이다. 그 중 하나가 원주이씨 집안이다.” 

홍천 서면 출신의 4선 의원 이재학은 국회부의장을 역임했고, 4·19 이후 정권교체기에 옥중 당선되는 일화를 남겼다. 그의 장남 이교선도 5·8대 의원, 차남 이응선도 13·15대 의원을 지냈다."

-중화통합경로당 회장을 8년 간 지냈다. 통합경로당은 무언가.

“중화동의 아파트경로당과 시설이 낡은 구립경로당 세 곳을 없애고 대신 새 부지를 마련해 노인종합복지관을 짓고 그 건물 1·2층을 현대식의 깨끗한 경로당으로 만들었다. 회원이 100여명이다.”

-앞으로 어떤 지회를 만들고 싶은가.

“7만5000여명의 중랑구 어르신들이 존경 받고 노후의 삶이 어렵지 않도록 도와드리는 게 지회가 할 일이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주거환경이나 생활면에서 보다 윤택하고 풍요로운 노인복지시설을 구축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 특히 노인인구에 비해 경로당이 부족해 어르신들이 마땅히 갈 곳이 없다. 구청의 협조를 얻어 경로당 수를 늘리는데 최선을 다하려 한다.”

이지연 중랑구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위한 여러 사업이 원활히 수행되도록 후원회를 조직할 계획도 있다”며 “대한노인회 중앙회나 서울연합회가 운영의 정도(正道)를 걸으며 노인복지 향상에 힘써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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