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간 독점, 국내 반도체용 암모니아수 시장 최대 위기 맞은 ‘동우화인켐’
30년 간 독점, 국내 반도체용 암모니아수 시장 최대 위기 맞은 ‘동우화인켐’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3.03.24 1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요 거래사 공급 이원화 ‘독점체제 붕괴’…적자로 인한 ‘비상경영’까지
동우화인켐 신흥공장(사진=동우화인켐 홈페이지)
동우화인켐 신흥공장(사진=동우화인켐 홈페이지)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최근 화학소재 기업 동우화인켐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적자로 인한 비상경영으로 직원들의 불만이 새나오고 있다. 또한 30년 동안 굳건히 지켜오던 독점 사업도 경쟁사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동우화인켐은 일본 스미토모화학이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로 지난 1996년 전라북도 익산에 연간 2200톤 규모 암모니아수 생산공장을 지은 후 최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암모니아수를 독점 납품하며 30년 가까이 해당 시장을 지배해온 회사다. 

최근 한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우화인켐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인 동우화인켐 직원에 따르면 동우화인켐은 지난 1월부터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그 이유로 회사의 적자상황을 들었다.

작성자는 “전기를 소등하고 히터를 끄는 등의 원가절감이 진행됐다”면서 “팀·파트장 보직해제까지 무더기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보직해제 이후 진급 파티가 이어지며 임원들의 수는 오히려 늘어났다”면서 “판교에 신사옥을 매입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경영하는 것 자체는 이해하지만 직원들에게 자세하게 상황을 설명해줄 필요가 있지 않나”라며 “별다른 설명도 없는 상황에서 회사 적자를 직원들이 감당하게 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회계년도 기준 동우화인켐의 매출액은 약 2조9000억원이었다. 또한 영업이익은 약 3300억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감지되고 있는 시장의 변화가 동우화인켐의 발목을 잡고 있다. 동우화인켐이 30년 간 독점하던 국내 반도체용 암모니아수 시장에 경쟁업체가 뛰어든 것.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급망 이원화 시도를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지금까지 반도체용 암모니아수 시장에는 별다른 대체재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우화인켐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했고 이는 동우화인켐이 30년간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했던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암모니아수 사용량이 증가할수록 1개 업체에 의존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화학물질 공급업체인 이엔에프와 협력해 반도체용 암모니아수 개발 및 양산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 또한 독일 화학업체 바스프를 유력 후보로 두고 있다. 바스프는 지난 2017년 전라남도 여수에 암모니아수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만들었다. 이미 바스프는 국내 반도체 기업에 암모니아수를 공급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지만 동우화인켐에 비해 공급 가격이 15~20% 높아 고객사 입장에서 메리트가 없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덩달아 암모니아 가격도 오르기 시작했다. 화학물질에 대한 수급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기업들은 대체재를 찾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 역시 암모니아수 공급망 이원화를 검토하게 된 배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 측면에서 큰 이견이 없다면 SK하이닉스는 동우화인켐 외 다른 기업으로부터 암모니아수를 공급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과 SK가 최근 들어 가급적 솔벤더(Sole vendor, 독점공급)를 배제하고 공급망 이원화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백세경제]는 동우화인켐에 적자로 인한 비상경영 체제 돌입 배경, 진급파티, 독점체제 붕괴에 등에 대한 타개책 방안 등을 듣고자 연락을 시도했지만 총무팀 관계자는 “잘 모르겠다”는 말만을 반복해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