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코·입으로 즐기는 ‘봄나물’ … 무심코 먹으면 ‘독나물’
눈·코·입으로 즐기는 ‘봄나물’ … 무심코 먹으면 ‘독나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3.27 13:22
  • 호수 8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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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 효능과 주의사항

식욕 돋우고 소화 돕는 ‘씀바귀’… ‘두릅’, 한꺼번에 많이 먹지 않도록

춘곤증 해소에 도움 되는 ‘달래’… 도시 하천·도로 주변 나물 채취 금물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식탁 위에서 우리에게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봄나물은 향뿐만 아니라 영양도 풍부해 몸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달래, 냉이, 씀바귀, 쑥, 돌나물, 두릅 등 봄나물은 그 이름만 들어도 특유의 향기로 식욕을 돋울 뿐 아니라 비타민 A, B, C와 무기질 등이 함유돼 있어 비타민 공급식품으로 우수하다. 

식품영양학회의 설명에 따르면, 봄나물에서 찾을 수 있는 ‘사포닌’ 성분은 위를 튼튼하게 해서 소화는 물론 혈액순환을 돕는다. 또한 각종 질병에 대한 치유력을 높이고, 세포 내의 효소들을 활성화시켜 피로회복과 무력감 개선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야산이나 등산로 주변에 자생하는 야생식물을 산나물로 오인해 섭취하거나 독성이 있는 식용 나물을 잘못 조리해 섭취하면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봄나물의 종류와 각각의 효능, 섭취 시 주의사항에 대해 알아본다.

생으로 먹는 냉이 등의 봄나물은 흐르는 물에 세 번 이상 깨끗이 씻어 조리해야 혹시 모를 병균과 잔류농약을 제거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생으로 먹는 냉이 등의 봄나물은 흐르는 물에 세 번 이상 깨끗이 씻어 조리해야 혹시 모를 병균과 잔류농약을 제거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위 물리치는 데 좋은 ‘씀바귀’

쓴맛을 내는 대표적인 나물이다. 대개 쓴 식물은 염증을 풀어주고 열을 내려주며 식욕을 돋워준다. 위장을 튼튼하게 해서 소화기능을 좋게 하고 단백질, 무기질, 칼슘, 인, 철분 등이 충분히 들어있어 겨우내 부족했던 각종 영양소의 보충에 좋다. 

그러나 차가운 성질이 있기 때문에 식욕이 없고, 아랫배가 차서 우유 등을 먹으면 설사를 하는 사람, 냉증으로 고생하는 사람 등은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여름에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라면 봄에 씀바귀를 많이 먹어두면 도움이 된다.

씀바귀를 고를 때는 잎이 싱싱하고 짙은 녹색이여야 하며, 잎이 지나치게 크거나 거칠지 않은 것이 좋다. 뿌리째 먹는 나물이기 때문에 뿌리에 잔털이 없되 너무 굵지 않고 길게 쭉쭉 뻗어야 하며 잎은 앞, 뒷면이 깨끗하고 변색되지 않은 것을 골라야 한다.

씀바귀는 소금물에 삭혀 김치를 담가 먹으면 별미다. 더불어 씀바귀를 찧어 즙으로 마시면 얼굴과 눈동자의 누런 기가 없어지는 효과가 있다.

◇향으로 즐기는 ‘두릅’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 C가 풍부해 피로 회복에 좋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칼슘이 많아 마음을 편하게 하고 불안, 초조감을 없애준다. 당뇨병, 고혈압에 좋고 이뇨 작용이 있으며 위의 기능을 왕성하게 해 꾸준히 먹으면 위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

두릅은 순이 연하고 굵은 것, 잎이 피지 않는 것, 껍질이 지나치게 마르지 않는 것, 향기가 강한 것으로 골라야 한다. 어린순의 경우, 독이 없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는 없지만 껍질에는 독성이 매우 독하므로 많은 양을 한꺼번에 섭취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두릅의 맛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데친 것을 그대로 초고추장에 찍어서 먹는 것이 제일이다. 데친 두릅과 양념한 쇠고기를 번갈아 꼬치에 꿰어 밀가루와 달걀을 묻히고 기름에 지지는 ‘두릅적’도 별미다.

두릅은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준 후 신문지에 싸서 냉장실 안 야채실에 보관해야 한다. 향을 즐기는 산채이므로 오래 보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오랫동안 보관을 원한다면 소금에 절이거나 얼리면 된다.

◇해독작용에 효과 있는 ‘냉이’

비타민이 많고, 다른 나물에 비해 단백질과 칼슘이 많이 들어 있어 춘곤증 해소에 가장 좋은 알칼리성 식품이다. 또한 소화제로 쓰일 만큼 위나 장에도 좋으며 해독작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간기능 개선 및 간을 보호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냉이는 뿌리가 지나치게 굵지 않고 잎이 짙은 녹색을 띠며 향이 진한 것을 골라야 한다.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너무 많이 먹으면 좋지 않으며 다른 나물보다 칼슘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몸에 결석이 있는 사람은 과량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냉이를 조리할 때는 누런 잎을 떼고 깨끗이 다듬어서 살짝 데쳐 무치거나 국을 끓이면 좋다. 연한 냉이는 날로 양념하여 무쳐서 먹고, 약간 억센 것은 잎과 뿌리를 나누어 따로 데친 후 무쳐 함께 담으면, 한 가지 나물이지만 두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다. 냉잇국은 조개나 마른 새우를 넣고 고추장을 풀어서 끓이면 맛있다.

냉이를 보관할 때에는 랩에 싸서 습기를 유지해 주면 냉장고에서 2~3일은 견딜 수 있지만 살짝 데쳐서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수족냉증에 좋은 ‘달래’

칼슘과 비타민 A·C가 많이 들어 있고, 마늘에도 들어 있는 알리인과 알리신이 들어 있어 빈혈을 없애주고 간장 기능을 개선해 주며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따뜻한 성질을 가졌기 때문에 수족냉증을 앓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달래는 알뿌리가 굵고 잔뿌리가 적은 것이 좋다. 밑의 하얀 부위가 짧고 잎과 줄기의 색이 선명하며 만졌을 때 부드러우면서 촉촉한 것을 골라야 한다.

다만, 따뜻한 성질에 약간의 독까지 있으므로 몸에 열이 많은 사람들은 피해야 하며 많이 먹으면 속이 쓰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달래 중 연한 것은 그대로 고춧가루, 간장, 깨소금, 참기름을 넣고 무치고, 굵고 매운맛이 강한 것은 된장찌개에 넣으면 향이 좋다. 묽게 푼 밀가루즙에 잘게 썬 달래를 섞어서 달래밀적을 부쳐도 맛있다. 사용하고 남은 달래는 물을 뿌려서 신문지에 싼 다음 냉장고에 보관하면 되지만 줄기가 가늘어 시들기 쉬우므로 되도록 빨리 조리하는 것이 좋다.

◇봄나물 섭취 시 주의사항

봄나물은 크게 생으로 먹는 것과 데쳐 먹어야 하는 것으로 나뉜다. 생으로 먹는 봄나물은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세 번 이상 깨끗이 씻어 조리해야 한다. 혹시 있을지 모를 병균과 잔류농약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달래·냉이·씀바귀 등이 이에 해당한다.

생으로 먹어선 안되는 봄나물도 있다. 두릅·고사리 등이 그것으로, 미량의 독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꼭 끓는 물에 데쳐 먹어야 한다. 

또한 봄나물을 직접 채취할 때는 독초와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도시 하천변이나 도로 주변에서 자라는 야생 봄나물은 농약이나 중금속 등에 오염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채취하지 말아야 한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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