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산행, 등산로 결빙구간 많아 방심 땐 미끄러져… 낙상 주의해야
봄철 산행, 등산로 결빙구간 많아 방심 땐 미끄러져… 낙상 주의해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3.27 13:43
  • 호수 8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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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과 같은 해빙기의 봄 산은 등산로 곳곳에 눈에 잘 띄지 않는 결빙구간이 많아 미끄럼과 낙상의 위험이 높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요즘과 같은 해빙기의 봄 산은 등산로 곳곳에 눈에 잘 띄지 않는 결빙구간이 많아 미끄럼과 낙상의 위험이 높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내리막길에 발목·무릎 부상 위험 높아… ‘반월상 연골판’ 손상 사례 많아

등산화와 스틱 반드시 갖추고 산행… 경사 급할수록 보폭 좁혀 걸어야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적은 비용으로 심신의 건강을 지키는 데에는 등산만한 운동이 없다. 산림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의 78%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등산이나 숲길을 체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산은 자연과의 교감으로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경험을 안고 돌아올 수 있지만 불규칙한 지형을 오롯이 두 발로 오르내리기 때문에 발목과 무릎 등 하지 관절에 부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실제로 스포츠안전재단의 2019년 스포츠안전사고 실태조사에 따르면, 등산·클라이밍 인구 10명 중 7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부위별로는 발목(45.9%)과 무릎(28.1%)이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특히 요즘과 같은 해빙기의 봄 산은 등산로 곳곳에 눈에 잘 띄지 않는 결빙구간이 많아 미끄럼과 낙상의 위험이 높다. 이는 산행 중 조금만 부주의해도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더욱이 장노년층이라면 순발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김유근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등산 중 관절의 각도나 근육의 상태는 평소와 다른 상태로 긴장하기 때문에 발목이나 무릎 관절 부상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며 “하산 시 발목의 각도가 굴곡이 되기 때문에 발목 인대 손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발목을 잡아주는 근육의 힘이 약하거나 균형이 잡히지 않으면 발목을 삐기 쉽다”고 말했다.

◇덜 풀린 몸 부상 위험

봄 산은 아직 일교차가 큰 탓에 땅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고 그늘진 곳에 여전히 빙설이 남아있다. 햇볕이 드는 등산로도 살얼음이 흙이나 낙엽에 살짝 덮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안심할 수 없다. 

특히 관절과 인대의 노화가 시작된 장노년층의 경우, 운동량이 적었던 겨울을 보내면서 근육과 인대가 약해져 있을 수 있다. 이럴 때 조금만 부주의하거나 무리했다가는 발목과 무릎에 부상을 입기 쉽다.

울퉁불퉁한 등산로나 나무뿌리, 돌부리 등을 잘못 디뎌 걸려 넘어지거나 언 땅에 미끄러져 접질릴 때 발목 인대가 가동 범위를 벗어나게 되면 발목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발목 자체가 안쪽으로 돌아가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에 바깥쪽 부위의 인대 손상이 흔하다. 

한번 삔 발목은 인대가 약해져 발과 발목을 연결하는 뼈가 충돌할 수 있고, 발목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발목 염좌가 발생하면 일정 기간 부목을 대거나 냉찜질로 붓기를 가라앉히고 근육강화 운동을 통해 늘어난 인대를 복구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하산할 때는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근육통이나 부상은 내리막길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내리막길에서는 무릎이 구부러지면서 하중이 4배 이상 증가해 더 큰 무리를 줄 수 있어서다. 

행정안전부의 재난연감에 나온 2020~2021년 3월 등산사고 시간대를 보면 점심을 먹고 하산을 시작하는 12~15시 구간이 가장 높았다.

◇등산으로 ‘반월상 연골판 손상’ 많아 

경사지고 미끄러운 등산로를 내려오다가 입기 쉬운 부상은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다.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관절의 안쪽과 바깥쪽에서 무릎을 안정시키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하산길에는 무릎이 지속적으로 충격을 받거나 갑작스럽게 방향을 틀다 손상을 입기도 한다. 이에 등산 후 무릎 통증이 지속되거나 붓고 뻑뻑한 느낌, 무릎을 구부렸다 펼 때 완전히 펴지지 않고 걸리는 듯한 느낌, 무릎을 조금만 틀어도 삐걱대는 느낌이 들면 반월상 연골판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반월상 연골판은 나이가 들수록 탄력이 줄어 외부 충격에 쉽게 찢어지기 때문에 장노년층의 경우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안치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과장은 “반월상 연골판은 관절의 안정성과 관절 연골을 보호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며 “외부 충격에 의해 찢어지거나 손상되면 무릎 관절 연골을 보호하는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환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반월상 연골판 손상으로 인한 통증은 손상 부위가 아주 심하지 않다면 통증이 저절로 약해지는 특징이 있어 나은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통증과 부종을 감소시키기 위해 안정을 취하는 것이 우선이며 1~2주간 압박붕대, 부목, 석고붕대, 소염제 등을 사용한다. 급성 증상이 지난 후에는 관절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수술적 치료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통증이나 불안정이 자주 일어나는 경우, 지속적인 움직임 제한 등이 있을 때 필요하다. 

수술은 환부를 1cm 미만으로 절개하고 관절내시경을 집어넣은 후 모니터를 통해 손상된 반월상 연골을 보면서 치료하는 관절내시경 치료가 대표적이다. 수술 후에는 적절한 재활 치료(대퇴사두근 운동) 등을 시행하는 것이 정상적인 일상활동 복귀에 매우 중요하다. 

◇등산화와 스틱 등 장비 챙겨야

봄철 산행 전에는 발목과 손목, 종아리, 허벅지, 허리 등 전신 스트레칭을 충분히 함으로써 굳어 있던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을 높여줘야 부상 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산을 내려올 때에는 발밑을 주시하고, 경사가 급할수록 보폭을 좁혀 걸어야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낮은 산이라 할지라도 일반 운동화보다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는 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등산화는 산길에서 발목을 안정감 있게 잡아주고, 발바닥을 견고하게 받쳐주기 때문이다.  

등산스틱도 함께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등산스틱은 급경사나 미끄러운 지형에서 균형을 잡아주고 체중을 분산시켜주는데, 에너지 소모를 10~15% 정도 줄이고 하산 시 충격으로부터 무릎을 보호할 수 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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