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집 인터뷰] 오세훈 서울시장 “어르신들 희생과 헌신으로 오늘의 내가 있고, 대한민국 있어”
[창간 특집 인터뷰] 오세훈 서울시장 “어르신들 희생과 헌신으로 오늘의 내가 있고, 대한민국 있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4.10 09:37
  • 호수 8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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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4선 서울시장…‘데이케어센터’ 만든 것 가장 보람  

삯바느질로 생계 꾸린 어머니 도와 아르바이트 하기도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데이케어센터 만든 걸 가장 보람 있게 생각한다.”

4월 3일, 오세훈(62) 서울시장은 “재임 중 큰 성과를 본 노인복지정책이 무언가”라는 질문에 이 같이 대답했다. 이어 “어르신을 돌볼 만한 시설이 전무했던 때 데이케어센터가 동네마다 생기고 나선 거의 불편을 못 느낄 정도가 됐다”고 덧붙였다. 데이케어센터는 65세 이상 노인성질환자 및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주간보호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서울시 전역에서 486개소가 운영 중이다.

이날 백세시대 창간 17주년을 기념해 서울시청 6층 시장실에서 진행된 특별인터뷰에서 오 시장은 또, 경로당과 유치원이 밀접하게 연결돼 운영되면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과거 독일을 방문했을 때 요양시설과 어린이집이 마당을 같이 쓰면서 어른들은 아이들을 보호하고 아이들은 살아가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노인복지정책에도 참고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올해 최대 관심사는 무엇인가.

“언제나 서울시장으로서 최대 관심사는 시민의 건강과 행복이다. 우선 건강관리를 위해 시 전역에 다목적체육센터, 파크골프장 등 생활체육시설을 확충하고, 건강관리가 습관이 되도록 돕는 ‘손목닥터9988’을 보급하고 있다.”

-‘손목닥터9988’은 무언가.

“스마트워치와 전용 앱을 통해 건강관리를 돕는 것으로, 매일 1만보 걷기 등 목표를 달성하면 포인트가 적립되며, 그것을 서울페이 머니로 바꿔 건강·레저·생활업종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오 시장은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선진국답게 돈이 없어서 치료 못 받는 일이 없도록 서울형 공공의료 체계를 완성하겠다”며 “감염병 등 위기 상황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서울형 공공병원(서초구 원지동)과 공공재활병원(은평구 진관동), 제2장애인치과병원 등의 건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초고령화 시대를 눈앞에 두고 어떤 대비를 하고 있는지.

“우선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해 돌봄을 지원함으로써 어르신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고 있다. 전기 사용량 및 조도 분석으로 위험신호를 감지하는 스마트 플러그 지원사업이 대표적인 예이다. 또 거주 동네와 가까운 곳에서 어르신 안심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며, 공공 노인요양시설도 늘리고, 시설도 개선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일자리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사회 참여, 생활 안정과 함께 자긍심을 갖는데도 일자리가 꼭 필요하다. 올해 서울시 어르신 일자리는 총 7만5830개(사업비 약 1870억원)에 달한다. 그리고  25개소의 고령자취업알선센터가 구직을 원하는 어르신에게 취업상담, 직업교육, 취업연계 등을 통해 민간취업을 돕고 있다.”

올해 구정 때 오세훈 서울시장이 영등포의 두암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과 환담을 하고 있다.
올해 구정 때 오세훈 서울시장이 영등포의 두암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과 환담을 하고 있다.

-신축아파트의 경로당에 비해 구립경로당은 시설이 노후 됐다.

“구정 때 새해 인사를 드릴 겸 영등포구 두암경로당을 방문했다. 그곳 어르신이 기온이 떨어지면 단열이 잘 안 돼 많이 춥다고 말씀하셨을 때 가슴이 아팠던 기억이 있다. 노후시설을 교체하는 ‘구립경로당 친환경그린 리모델링 사업’과 함께 11개 자치구, 105개소 구립경로당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경로당 시범사업도 시행한다. 스마트경로당은 무인관리시스템(화재감지, 출입체크 등)과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건강관리를 한다.”

오 시장은 치매와 노인학대 문제에 대해서 시의 대응체계를 상세히 밝혔다. 서울시 치매집중관리체계는 치매 증상 신속 발견, 인지건강 증진 프로그램, 환자에 대한 집중관리 등 세 가지 축으로 돼 있다. 25개 자치구 치매안심센터를 중심으로 치매 위험이 높은 사각지대 어르신의 치매검사를 시행 중이며, 작년에 어르신 14만명을 검사했다. 시는 조기 발견을 위해 595개 동네 병의원을 ‘치매안심주치의’로 운영 중이며, 중증 치매환자를 집중 치료하는 ‘치매안심병원’도 운영할 것이다.

시는 또 노인학대 조사 및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노인보호전문기관 설치를 확대·운영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만이라도 기초연금 전액지원을 받을 수 없을까.

“개인별 연금액은 가구별 소득인정액에 따라 달라진다. 한정된 재정으로 소득이 적은 어르신에게 조금 더 안정적인 소득기반을 제공한다는 취지를 이해해주시고, 앞으로 전액을 받도록 노력을 많이 하겠다. 참고로 올해 서울시 기초연금 예산은 3조3488억원이다.”

백세시대 창간 17주년을 기념해 진행된 특별인터뷰에서 오 시장은 이현숙 백세시대 발행인과 저출산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노인무임승차가 지하철 적자 요인의 하나인가.

“어르신 무임승차 때문만은 아니다. 수송원가 대비 낮은 운임, 코로나19 이후 영업수익 감소 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 무임수송은 교통복지로서 필요한 정책이다.”

-서울시민은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산다. 우리의 핵무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지 못하는 건 핵 미보유국의 심리적 열세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우리도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은 (국제사회에서도) 점점 힘을 얻어갈 것이다.”

-노인의 사회적 역할이라면.

“최근에 박사학위를 받으신 92세 어르신, 1만6000시간의 자원봉사 기록을 세운 어르신 등 나이를 초월해 자아실현을 한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며 사회참여를 통해 얼마든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부모로부터 받은 소중한 교육이라면.

“무슨 일이든 정성과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誠心·성심)을 늘 떠올린다. 어머니는 삼양동 달동네에서 아들 뒷바라지를 위해 침침한 눈으로 바느질로 생계를 꾸려나갔다. 저도 옆에서 새를 길러 파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돕기도 했다. 어느 가정이나 그렇듯 자식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부모님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고, 나아가 대한민국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 시장은 고향을 그리워하는 어머니를 대신해 지난 1월 상주를 방문해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하고, 서울시-경북 교류 강화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백세시대 창간 17주년을 기념해 진행된 특별인터뷰에서 오 시장은 이현숙 백세시대 발행인과 저출산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한편 인터뷰 자리에 배석한 이현숙 백세시대 발행인이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 “물질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아이가 있는 행복한 가정상을 제시하고 이를 지지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며 “‘아이 하나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육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공감한다”며 “요즘 드라마도 원래 의도는 그렇지 않겠지만 결과적으로 결혼과 출산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는 장면이 많은데 제작자가 그런 면에서 배려를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인터뷰 말미에 ‘최초의 4선 서울시장에 오르게 된 배경’을 묻자 “정치를 하면서도 속마음으로는 서울을 정말 번듯한 도시로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포부가 있었다”며 “국회에 들어가는 것보다 서울시에서 일하는 걸 더 보람 있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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