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에 슐런·당구대 등 레저스포츠기구 설치 붐
경로당에 슐런·당구대 등 레저스포츠기구 설치 붐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4.10 13:08
  • 호수 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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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슐런·당구대 등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하는 경로당이 늘고 있다. 사진은 전자슐런을 설치한 성남시 분당구지회의 한 경로당의 모습.
최근 슐런·당구대 등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하는 경로당이 늘고 있다. 사진은 전자슐런을 설치한 성남시 분당구지회의 한 경로당의 모습.

양평군 서종면분회 21개 경로당에 슐런 보급… “게임 즐기는 회원 늘어”

당구, 여성 어르신도 함께 즐겨… 두뇌 운동 루미큐브, 몰키 등도 보급 확대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슐런 하는 재미로 경로당에 오는 사람들이 많아요.”

대한노인회 경기 양평군지회(지회장 김용녕) 서종면분회(분회장 백승선)는 지난 2021년 서종면의 지원을 받아 지역 내 21개 경로당에 슐런을 설치했다. 또 성남시 분당구지회 판교동 7개 경로당 등에도 슐런이 보급됐다. 슐런이란 나무보드 위에서 나무토막(퍽)을 손으로 관문에 밀어 넣어 점수를 내는 네덜란드 전통 스포츠로, 경기 방법이 쉽고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아 노인 친화형 운동이다. 특히 게임이 흥미로워 최근 경로당 레저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백승선 분회장은 “게임을 하면서 운동도 돼 많은 회원들이 꾸준히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경로당을 고령화시대 체육활동의 거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슐런을 비롯한 당구, 탁구 등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레저스포츠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현재 신흥 경로당 레저스포츠로 떠오르는 건 슐런이다. 2014년 10월에 네덜란드와 대한슐런협회(회장 장철운)가 MOU를 체결하면서 처음으로 도입된 슐런은 전국 경로당과 복지관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슐런은 폭 40cm, 길이 200cm의 슐런보드(슐박)에 1~4점까지 점수가 부여된 4개의 홈(관문)을 만들고, 이 관문에 지름 5cm의 납작한 나무 원반(퍽) 30개를 3차 시기에 걸쳐 밀어 넣어 점수를 계산하는 스포츠다.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데다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한 입장에서 함께 차별 없이 겨룰 수 있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특히 다른 스포츠와 달리 경로당을 비롯해 작은 실내공간에서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의 제약을 거의 받지 않는다.

복잡한 점수계산을 자동으로 해주는 전자슐런이 등장하면서 접근성을 높였다. 또한 건강 유지에도 큰 도움을 준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데다가 유연성 향상과 어깨 근육 강화(근육 퇴화 예방), 그리고 조정력(마음대로 자기 몸을 가눌 수 있는 능력) 향상 등의 효과가 있어 경로당 실내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한때 불건전한 스포츠라는 억울한 낙인이 찍혔다가 프로대회 흥행 성공으로 제2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당구 역시 경로당에 꾸준히 보급되는 추세다. 다만 당구대는 수백만원 하는 고가의 제품이어서 대부분 기부를 받아 활용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이를 잘 활용하는 곳이 경기 남양주시 금곡13리펜테리움경로당이다. 2016년 거점경로당으로 등록돼 당구대를 설치했는데 수준급(4구 당구 250점)의 실력을 보유한 정택조 회장이 재능나눔 강사로 활동하며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준프로(4구 당구 1000점) 실력을 가진 김명학 어르신이 회원으로 참여한 뒤에는 여성 어르신들에게도 당구를 가르치면서 남녀가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 여성 회원들도 단기간에 100점까지 치는 실력으로 성장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정택조 회장은 “남녀 어르신이 함께 할 수 있는 놀이가 드믈어 서먹서먹했는데 당구 덕분에 경로당 분위기가 밝고 활기차졌다”고 말했다.

경기 가평군 읍내1리경로당도 지난해 경로당이 재개방한 것을 계기로 경로당 활성화 차원에서 경로당 예산을 활용해 당구대를 직접 들여놨다. 당구대부터 점수계산대, 당구큐대 까지 중고제품을 선택해  비용부담을 줄였고 70만원으로 모든 설치까지 마쳤다. 역시 효과는 컸다. 이용옥 회장은 “코로나로 운동을 많이 못하던 회원들이 당구 덕분에 건강을 되찾았다며 좋아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치매 예방 차원에서 활발한 두뇌 운동을 요구하는 보드게임도 적극 보급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부산연합회(회장 문우택)는 경로당 여가프로그램 보급사업의 일환으로 루미큐브 보드게임 세트 160개를 부산시로부터 지원받아 경로당에 보급했다. 루미큐브는 2~4명이 4색으로 구분된 106개의 숫자 타일을 한 사람당 14개씩 나누어 가진 후, 게임 규칙에 따라 가장 먼저 모든 타일을 바닥에 내려놓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두뇌 운동을 통한 치매예방과 사회성, 집중력, 배려심 등이 필요한 게임으로 최근 노인복지관 등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부산연합회 관계자는 “지난 2월 열린 강습회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고 정기적인 대회 개최를 통한 활성화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신종 노인친화스포츠로 주목받는 ‘몰키’ 역시 시범사업을 통해 보급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시범적으로 몰키운동회를 개최했던 강원연합회(회장 이건실)는 올해 18개 시군지회에 몰키 세트를 1개씩 보급해 알리기에 나섰다. 오는 5월 17일 전 시군지회가 참가하는 몰키운동회를 개최한 후 향후 경로당으로도 보급을 꾀하고 있다. 강원연합회 관계자는 “현재는 몰키를 알리는 단계이고 운동회 등을 통해 어르신들의 반응을 살핀 후 경로당으로도 보급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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