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광주 동구지회 소속 클린환경봉사단 “봉사하러 경로당 문 나설 때 기분 좋아요”
대한노인회 광주 동구지회 소속 클린환경봉사단 “봉사하러 경로당 문 나설 때 기분 좋아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4.17 13:53
  • 호수 8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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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지회 소속의 클린환경봉사단원들이 거리 곳곳을 청소하고 있다.
광주 동구지회 소속의 클린환경봉사단원들이 거리 곳곳을 청소하고 있다.

동구국민체육센터·도서관·공원 주변 환경정화

2022 노인자원봉사대축제서 보건복지부장관상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경로당 회원 대부분이 봉사에 앞장서는 노인자원봉사단이 있다. 대한노인회 광주 동구지회 소속의 클린환경봉사단(단장 위영희) 회원 20명은 한 달에 두 번, 목요일마다 한손에는 집게, 다른 손에는 비닐봉투를 들고 거리로 나선다. 지난 3월 30일 오후에도 노란조끼에 장갑을 끼고 골목 곳곳을 다니며 쓸고, 줍고, 분리수거를 했다. 

이 자원봉사단은 2020년, 동구 산수동에 위치한 산수동백경로당의 70대 후반~80대 초반 회원들이 주축이 돼 만들었다. 자원봉사단 연령으로는 높은 편에 속한다. 이 경로당의 등록회원은 30명이지만 경로당에 상시 나오는 회원은 봉사단원이 전부라고 한다. 위영희(77) 봉사단장은 이 경로당 회장으로 낙상교육 강사로 활동하는 등 봉사경력이 10년이 넘는다. 

위 단장은 “몇몇이 화투를 치다가도 ‘자 나갑시다’ 하고 말을 꺼내면 바로 화투판을 걷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난다”며 “누구 하나 싫은 기색은커녕 즐거운 표정으로 경로당 문을 나선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민들의 왕래가 많은 동구국민체육센터, 시립산수도서관, 산수공원 등지의 쓰레기를 줍고, 화단을 정리하고, 풀을 뽑는 등의 봉사를 해오고 있다.

경로당 총무이자 봉사단으로 활동 중인 정순심(77)어르신은 “국민체육센터 주위에 먹거리 상권이 발달해 각종 생활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며 “구청에서 청소를 하지만 그 순간뿐이고 오후에는 곳곳이 지저분하게 오염 돼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차차량 뒤나 빈 공간에 함부로 담배꽁초를 버리지 말고 한 장소에 버려주면 우리가 청소하는데 훨씬 수월할 것”이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어르신들이 거리 곳곳을 다니시며 쓰레기도 줍고 분리수거를 한 이후로 거리가 몰라보게 깨끗해졌다”며 “어르신들의 노고를 생각해선지 젊은 사람들도 커피를 마시곤 종이컵이나 캔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봉사단원들은 봉사를 하고난 이후 일상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문순례(72) 단원은 “경로당에 나와 한담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집에 들어가면 하루를 허비한 듯 공허감까지 들곤 했다”며 “경로당 안에만 있으면 답답해 바람도 쐴 겸 거리로 나가 청소를 하고나면, 나도 동네 발전을 위해 작은 부분 기여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2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단원들은 “겨우 쓰레기만 주웠을 뿐인데 너무나 큰 상을 받아 다들 놀랐다”며 “수상을 계기로 더 열심히 봉사를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됐다”고 겸손해 했다.

신동이 광주 동구지회장은 “지회 산하 11개 자원봉사단이 활성화가 됐다”며 “특히 클린환경봉사단 어르신들은 단합이 잘 되고, 봉사 열정도 남달라 복지부가 주는 큰상을 받는 등 귀감이 되고 있다”고 격려했다.

위영희 클린환경봉사단장은 “앞으로 봉사영역을 더 넓혀 존경 받는 노인 위상 정립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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