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원치 대한노인회 경북 고령군지회장 “어르신들, 겸손하고 긍정적 마인드로 타의 모범되길 바라”
백원치 대한노인회 경북 고령군지회장 “어르신들, 겸손하고 긍정적 마인드로 타의 모범되길 바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4.24 09:41
  • 호수 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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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회관 단독건물 부지 마련…‘백세시대’ 지면 통해 고령군수께 감사 

어르신들 새 회관서 영화 보고, 장기·바둑 두며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한글을 깨우친 어르신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백원치(83) 대한노인회 경북 고령군지회장에게 성과를 본 사업을 묻자 이 같이 대답했다. 백 지회장은 이어 “어르신들이 지회가 운영하는 한글교실에 나와 뒤늦게 한글을 배워 삶의 행복감을 느낀다”며 “그 시절에는 모두가 가난한 데다 여성들은 배울 기회가 없었고, 글을 모르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한글교실에)꼭 나오시라고 홍보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경북 고령군지회는 배움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일반적으로 노인회에는 부설 노인대학과 노인대학원이 있지만 고령군지회에는 색다른 공부모임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복지대학이다. 여성들만 다니고, 졸업이 따로 없으며, 학장도 여성이 맡고 있다. 

노인대학 등은 지회장을 비롯 전·현직 군수, 기관장, 출향인사들의 특강과 노래교실, 건강강좌 등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백 지회장도 복지대학에서 ‘노후를 슬기롭게 보내는 지혜’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기도 했다. 당시 백 지회장은 “매사를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라며 “하나님과 부처님도 내 마음 속에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고령군 인구는 3만320여명, 노인인구는 1만3000여명이다. 고령군지회에는 8개 읍·면·동 분회, 210개 경로당, 회원 8600여명이 있다. 백원치 지회장은 과거 건설업을 크게 했다. 고령군의회 초대의원을 지낸 뒤, 청소년선도위원장, 지방법원 조정위원장, 고령군 라이온스클럽 회장, 고령군 의정동우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경로당 회장, 지회 수석부회장을 거쳐 2020년 10월에 치러진 11대 고령군지회장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고령군은 어떤 도시인가.

“대가야의 발상지로 어사 박문수를 비롯해 가야금을 만든 우륵선생이 이곳 출신이다. 딸기·참외·수박 등 과일 맛도 좋고, 수려한 산과 맑고 깨끗한 공기, 물 등이 사람 살기에 최적화된 환경이다. 군민 모두가 극장, 헬스장, 수영장, 파크골프장 등에서 건강을 관리하고 취미·여가생활을 마음껏 즐긴다.”

-지회 건물에 타 사회단체가 여럿 입주해 있는데.

“과거 보건소로 쓰였던 건물에 노인회를 비롯해 지체장애인협회, 6·25참전 유공자 고령군지회 등 9개 단체가 들어와 있다. 지회장실은 그렇더라도 사무실 공간이 비좁아 직원들 근무환경이 열악하다. 여기 지형이 비탈진 곳이라 어르신들이 한여름에 걸어서 올라오는데 무척 힘들다. 군수께 지속적으로 노인회 단독건물의 필요성을 설득한 끝에 부지를 구입하기에 이르렀다. ‘백세시대’ 지면을 통해 고령군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노인회관 신축 부지를 마련했다고.

“시외버스정류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2층 규모의 회관을 짓기로 했다. 국회의원 등에게 건축비 지원을 받아 2025년에 완공을 볼 예정이다.”

-경로당 회장 활동비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통장들보다 더 많은 봉사와 수고를 하는 경로당 회장님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드려야 한다는 취지에서 자료 등을 준비했다. 말로만 하는 것보다는 타 시·군의 활동비 지급 현황을 참고로 제시하면 더 효과적이지 않겠나.”

백원치 지회장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도지사와 시·군 지회장들이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경북연합회장에게 요청해놓았다고 덧붙였다. 

-경로당 지원이 잘 되고 있는지.

“이남철 고령군수께서 ‘효자군수’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노인들에게 잘 하신다. 노인회가 요구하기 전에 먼저 알아서 복지를 챙겨주실 정도이다. 대표적인 예가 경로당 입식이다. 어르신들이 경로당에서 생활하기 편하도록 순차적으로 식탁과 의자를 바꿔주고 있다.”

백원치 고령군지회장(왼쪽 두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백 지회장 오른편이 황수경 사무국장.
백원치 고령군지회장(왼쪽 두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백 지회장 오른편이 황수경 사무국장.

새해 첫날 군수를 비롯 군의장, 부군수 등이 지회를 방문해 지회장과 지회 임원들에게 세배한 사실을 거론하며 군수의 노인공경 자세를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고령군지회의 자랑이라면.

“올해는 326명이 참여하는 등 노인일자리를 많이 하고 있다. 2층 소회의실에서 천연수제비누도 만들고, 거리 환경정화에도 힘쓴다. 우리가 운동 기량도 탁월한 편이다. 도내 게이트볼, 파크골프대회에서 상위 입상을 맡아 놓고 한다.” 

-초대 군의원을 지냈다.

“30대에 마을이장을 맡아 길 넓히고 지붕 개량하고 마을 발전을 위해 일 많이 했다. 집수리 분담금 배분이 제 소관이었는데 형편이 어려운 집부터 차례로 집행하자 잡음이 안 생기더라. 300여명 어르신들 장수사진 무료촬영도 당선에 영향을 끼쳤던 것 같다.”

-지회장 사무실에 박정희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는데.

“박 대통령이 어사 박문수의 후손이다. 우리 역사에서 4대 위인을 꼽는다면 광개토대왕,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다고 말들이 많지만 당시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죽도 밥도 안 됐을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국민의 배고픔을 해결해주었다는 점이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공직에서 물러난 후 청소년선도위원 등 봉사활동에 전념하다 직전 고령군지회장의 권유로 노인회에 들어왔다. 그 분이 임기 2년도 안된 시점에 갑작스레 유명을 달리해 주위의 권유로 선거에 나서게 됐다. 선거란 게 구성원들을 둘로 갈라놓는 등 후유증이 크다. 그런 점도 우려됐고, 한편으론 자신도 없었는데 다행히 회장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이 자리에 오게 됐다.”

-노인인구 1000만 시대이다. 노인의 사회적 역할이라면.

“노인이라고 앉아만 지내면 안 되고 뭔가 자기 일을 가져야 한다. 과거와 달리 65세, 70세는 젊지 않나. 이들이 스스로 노력해서 사회활동을 계속 이어나가야 하고, 군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어디 가서 인사말 할 기회가 되면 ‘겸손하면서 긍정적인 마인드로 타의 모범이 되며, 멋지게 살다가 멋지게 가자’는 말을 한다.” 

-경북도하면 경로당 밑반찬 지원사업이 떠오른다.

“연합회장께서 처음 사업을 가져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에게 밑반찬을 지원함으로써 도움이 많이 됐다. 올해도 1억5700여만원의 예산을 받아 시행한다. 자격증을 가진 조리사가 근처에 있는 무료급식소가 비는 날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어 수·금요일 경로당에 전달한다.” 

백원치 고령군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새 노인회관에 영화관 시설을 갖춰놓고, 장기·바둑 같은 프로그램실도 많이 들일 계획”이라며 “장날에 어르신들이 새 회관에 들러 영화도 감상하고, 시원한 음료수도 마시면서 안부도 나누는 등 소통의 공간으로 만드는 게 소망”이라고 밝혔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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