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세상읽기] “그가 5년간 이룬 성취…”
[백세시대 / 세상읽기] “그가 5년간 이룬 성취…”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4.24 10:26
  • 호수 8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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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이룬 성취가 순식간에 무너지고 과거로 되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허망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문재인입니다’에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며 한 말이다. ‘잊혀지기를 원한다’면서 영화에 출연한 것도 역겹지만 국민은 무엇보다도 ‘성취’라는 말에 반발하고 분노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무엇을 성취했다는 것이고, 무엇이 무너진다는 것인가”. 사람들은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갈등과 분열의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야 했다. ‘검수완박’, 공수처 설치 등 사법체계의 훼손과 함께 부동산 폭등으로 사회·경제 질서가 왜곡되는 과정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대체 무슨 성취를 이루었다는 건가. 착각도 자유라지만 어이가 없어 한 마디 한다. 집값은 사상 최악으로 올려놓고, 소득주도성장으로 경제 망치고 나랏빚만 늘렸다"고 썼다. 

유 전 의원은 문 정부의 대북 외교에 대해서도 "김정은에게 속아 북의 핵개발만 도와주고 미래를 위해 꼭 해야 할 개혁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러다 국민의 심판으로 정권 넘겨준 것 아닌가. 5년의 성취? 국민들은 생각나는 게 없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진보의 대표 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조차 “민주당 문재인 정부가 주도한 적폐청산과 역사청산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문 정부 5년을 되돌아보면 국고가 탕진됐고 국가부채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했다. 유례가 없을 정도로 도를 넘어선 그들의 위선과 내로남불, 불공정과 무능에 국민 멘탈이 붕괴될 지경이었다. 소득 주도 성장으로 수백만명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반기업·반시장·친노조 정책으로 성장률은 떨어지고 빈부 격차는 커졌다. 세금 퍼붓기로 국가 부채는 1000조원을 돌파했다.

국토부장관이 집값 잡겠다며 수십 차례 대책을 내놨지만 되레 집값이 폭등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 24전 24패의 신화'를 써내려갔다. 문재인 정권 3년 동안 올린 서울 아파트값 상승액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상승액의 4.5배(경실련)며 서울 아파트의 평당 평균 가격을 2326만원(문재인 정권 출범 당시)에서 4652만원(2017년 5월)으로 올렸다"고 지적했다.

최근 서민들이 목숨을 끊는 전세사기 사건도 거슬러 올라가면 임대차 3법 강행으로 전세 대란이 벌어졌던 문 정부 때 싹이 튼 것이다. 탈원전으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원전 산업은 몰락 위기를 맞았다. 멀쩡한 원전의 경제성을 조작하고 공문서를 파기했다. 4대강 보를 개방해 가뭄에 물 부족 사태를 가중시켰다. 대통령 체면 세운다고 국제사회에 온실가스 40% 감축이라는 터무니없는 약속을 해 국가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문 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미국에 보증까지 서며 정상 회담 이벤트에 매달렸다. 하지만 북한은 핵 어뢰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서해에서 우리 공무원이 사살당하고 불태워져도 북한 눈치만 봤다. 김여정이 대북 전단 금지법을 만들라니 곧바로 법을 만들었다. 간첩 수사도 중단해 전국에 간첩이 활개쳤다. 

개인적으로도 숱한 일탈을 저질렀다. 대통령 친구를 울산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청와대·부처·경찰이 총동원됐다. 이상직 전 의원은 문 전 대통령 딸의 해외 이주를 도운 뒤 국회의원이 됐다.  

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도 가장 안타까운 점은 둘로 나뉜 국민이다. 조국 사태로 인해 민심에 큰 상처가 생겼다. 조국 전 법무장관을 비난하는 쪽과 옹호하는 쪽으로 갈라져 가정과 직장에서, 부모와 자식 간, 부부 간, 선·후배와 친구 간에 실망과 배신감, 증오가 쌓였다.

마음의 상처는 불치병처럼 시간이 지나도 잘 낫지 않는다. 하물며 원인 제공자가 잘못을 뉘우치고 자숙하지는 못할망정 ‘성과’라고 치부하니 그 상처가 오히려 덧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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