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전북 남원시지회 소속 반야봉봉사단 “지리산 깨끗이 보전한다는 자부심 가져”
대한노인회 전북 남원시지회 소속 반야봉봉사단 “지리산 깨끗이 보전한다는 자부심 가져”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4.24 14:58
  • 호수 8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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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지회 소속 반야봉봉사단원들이 마을 도로 주변을 청소하고 있다.
남원시지회 소속 반야봉봉사단원들이 마을 도로 주변을 청소하고 있다.

실상사~산내공원, 뱀사골 하천 등 환경정화

2022년 자원봉사대축제서 대한노인회장상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지리산 제2봉우리를 ‘반야봉’(1732m)이라 부른다. 봉 이름에 전설이 서려 있다. 천왕봉의 마고할미가 불도를 닦고 있는 반야를 만나 결혼했다. 어느 날 반야가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고, 남편을 기다리던 마고할미는 석상이 되었다. 그 석상이 반야봉이라는 것이다.

대한노인회 노인자원봉사단 가운데 반야봉이란 이름으로 남다른 봉사를 하는 단체가 있다. 대한노인회 전북 남원시지회(지회장 곽철곤) 소속의 반야봉봉사단(단장 박준웅)이다. 남원시지회 산내분회가 주축이 돼 2021년 3월에 결성됐으며, 65세 후반~83세 어르신 20명이 봉사를 하고 있다. 

박 단장은 젊은 시절 도시에서 사회활동하다 은퇴 후 고향으로 돌아와 노인회와 인연을 맺고 산내분회장을 맡고 있다. 15개 경로당을 둔 산내분회는 탁월한 분회 운영으로 지난해 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준웅 단장은 “한 달에 두 번, 실상사에서 산내공원까지 약2km 구간의 도로 위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뱀사골에서 내려오는 하천을 관리한다”며 “가로수로 심어진 벚나무를 타고 오르는 넝쿨을 제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노인의 휠체어가 고장 나면 수리해주고, 안전을 위협하는 옥외장식물을 신고하고, 홀몸 어르신의 논밭 잡초를 제거해주기도 한다.

이들의 봉사활동이 심한 육체노동을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땡볕에 아스팔트를 따라 걸으며 풀을 뽑고 칡넝쿨을 제거하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김명만(83) 봉사단원은 “1년에 풀이 네 번 자라 제초하고 뒤돌아서면 다시 풀이 자랄 정도”라며 “봉사를 마치면 옷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며 웃었다.

봉사단원 대부분은 토마토·사과·포도 등 농사를 짓는 ‘현역농부’들이다. 자기 농사만도 버거울 텐데 마을의 이익을 위한 공공 봉사에 선뜻 나서 지역주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

산내분회 사무국장이기도 한 박완국(73) 부단장은 “저 역시 농사를 짓지만 봉사가 있는 날은 빠지지 않고 단원들과 함께 땀을 흘린다”며 “요즘 농사는 기계화가 잘 돼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준웅 단장은 “평소에는 얼굴 보기 힘든데 봉사 모임 덕에 자주 만나 서로 안부도 묻는 등 교류가 잘 되고, 분회 단합에도 도움이 된다”며 “그런 것들이 봉사의 보람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반야봉봉사단은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2년 노인자원봉사단축제에서 대한노인회장상을 수상했다. 이 봉사단을 비롯 지회 산하 8개 봉사단을 관리하는 임창만 남원시지회 사무국장은 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곽철곤 남원시지회장은 “봉사단 이름이 말해주듯 반야봉봉사단 어르신들은 우리나라의 명산(지리산)을 깨끗이 보전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봉사한다”며 “이분들의 봉사활동이 젊은 세대에 모범이 돼 노인회 위상도 덩달아 높아진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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