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버스 무료’ 시행하는 지자체 는다
‘노인 버스 무료’ 시행하는 지자체 는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5.02 08:53
  • 호수 86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지방선거서 노인대상 공약으로 제시… 대구시는 7월부터 시행
전북 남원시내버스를 무료로 이용하고 있는 어르신들.
전북 남원시내버스를 무료로 이용하고 있는 어르신들.

대구시, 75세부터 시작해 매년 한 살씩 낮춰 70세까지 늘려

제주도는 65세로 대상 확대… 경기 성남·의왕시도 버스비 지원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65세 이상 어르신이 무료로 이용하는 대중교통에 시내버스를 포함하겠다. 70세 이상부터 시행한 뒤 예산을 고려해 65세까지 점차 확대하겠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예비후보인 지난해 4월 이러한 공약을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3월 24일 대구시의회가 ‘어르신 무임교통 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광역시 중 처음으로 통합 무임교통 지원사업을 실시한다.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어르신 공약이었던 ‘노인 버스 무료’를 이행하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다

대구시는 7월부터 대구에 거주하는 7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시내버스 무상 이용제도를 도입한다. 당초 공약은 70세였지만 논의 끝에 올해 75세를 시작으로 해마다 한 살씩 낮춰 2028년에는 70세 이상 어르신까지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바뀌었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통합 무임교통카드’도 발급한다. 대상은 75세 이상(1948년 7월1일 이전 출생) 어르신이며, 카드 종류는 실물 카드와 모바일 카드 등 2종이 있다. 실물카드는 5월 16일부터 주소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직접 방문해 신분 확인 후 동의서를 작성하면 현장에서 즉시 카드를 발급해 준다. 

전북 남원시도 오는 7월 1일부터 70세 이상에게 시내버스 요금을 받지 않는다. 시내버스 이용 횟수와 거리에 관계없이 요금을 낼 필요가 없는 완전 무상교통을 시행한다.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무상 교통카드를 발급받은 뒤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이외에도 대전시, 경북도, 경남 창원시 등도 70대 이상 어르신들이 무료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례 정비와 예산 확보에 나서고 있다. 

남원시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편리하게 시내버스를 이용하도록 하려는 취지”라며 “사회활동을 높여 삶의 질과 건강을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존에 무료로 버스를 이용하게 하던 지역 중에 연령을 낮춘 곳도 있다. 제주도의 경우 7월부터 무료 이용 연령을 기존 만 70세에서 65세로 낮춘다. 4월 19일 열린 제415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제주도가 제출한 ‘공영버스운송사업 지방직영기업 설치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수정 가결했다. 조례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대중교통에 취약한 읍면지역에 거주하는 65세 이상의 도민에 대해 버스요금 면제 혜택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단, 심사 과정에서 동지역 어르신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읍면지역은 오는 7월 1일부터, 동지역도 2024년 7월 1일부터 시행한다는 부칙을 달아 통과됐다. 현재 70세 이상 버스요금 면제 대상은 도내에 7만6000여명이며, 읍면지역에서 65세 이상으로 대상이 확대되면 1만5000여명이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70세 이상 노인에게 버스요금 지원을 추진하는 지자체도 있다. 경기도는 지난 2월 70세 이상 노인에게 교통비를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경기도 대중교통 이용편의 증진 기본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단, 400억원 이상 소요되는 재정 문제로 인해 보류된 상태로 협의가 완료되면 개정안을 발의해 지원해 나설 예정이다.  

대신 경기도 일부 지자체가 선제 지원에 나서고 있다. 경기 성남시의 경우 오는 6월부터 만 70세 이상 어르신에 연간 최대 23만원의 버스요금을 지원한다. 성남시는 지난해 12월 복지부와 사회보장제도 신설에 관한 협의를 마치고, 올해 2월 ‘성남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지원 대상은 성남시에 주민등록을 둔 만 70세 이상이며, 올해 지원 인원은 9만3000여명이다. 성남 시내를 운행하거나 경유하는 광역·시내·마을버스를 이용하면, 분기별 5만7500원(연간 최대 23만원) 한도에서 결제된 요금만큼 교통비를 지원한다.

지원을 받기 위해선 5월 8일부터 31일까지 성남지역 농협은행에서 기존의 지하철 무료 이용 카드인 ‘지패스 교통카드’(G-PASS 카드)를 재발급받아야 한다. 성남시는 이 교통카드로 결제된 버스 이용요금을 6월 사용분부터 분기별로 정산해 대상자 계좌로 지급한다. 경기 의왕시는 만 65세 어르신에게 분기별 최대 5만 원, 연간 20만 원의 버스 이용 교통비를 지원한다. 

대상 어르신들은 6월 1일부터 관내 농협에서 지패스 카드를 발급받아 마을버스와 시내버스, 의왕시 관내를 경유하는 관외 버스를 이용하면 사용 금액을 정산해 어르신 농협 통장으로 환급해준다. 2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분기별 5만 원, 연간 최대 20만 원을 지급한다. 

세종시는 노인뿐만 아니라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시내버스 무료화를 2025년 1월 시작할 예정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의 주요 공약으로, 시내 구간 교통비를 교통카드로 일단 결제한 다음 지역화폐(여민전)나 어울링(공용 자전거) 요금 등으로 돌려받는 방식이다. 단, 시외 구간은 무료에서 제외된다. 

세종시 관계자는 “시내버스를 무료화하면 어르신 등 시민들의 차량 유지비 절감 및 미세 먼지 절감 효과 등이 기대된다”며 “용역 결과가 나오면 구체적 시행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배성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