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여전히 미흡한 장애인 이동 서비스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여전히 미흡한 장애인 이동 서비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5.02 10:10
  • 호수 8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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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지난 4월 15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무궁화 열차 전동휠체어 좌석을 정상발권한 지체장애인 승객의 탑승을 거부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큰 충격을 줬다. 통상적으로 열차가 도착하면 비장애인이 먼저 탑승하고 이후 장애인탑승객이 승차 도움을 받아 열차에 올라탄다. 문제는 이날 입석승객이 너무 많아 전동휠체어 좌석까지 몰렸고 결국 정상적으로 ‘좌석’표를 구매한 승객이 밀려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다. 

그런데 코레일이 장애인을 대하는 불성실한 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8월에 시각장애인 A씨는 서울역 광장 시계탑 앞에서 전화로 ‘승하차 도우미 서비스’를 신청했다. 그런데 서비스를 신청한 지 10여분이 지나도도우미는 나타나지 않았다. A씨는 고객센터에 문의를 했고 “사람이 나갔으니 조금 더 기다려 달라”는 답이 돌아온다. 이후 10분을 더 기다린 A씨가 재차 문의하자 어이없는 답이 돌아왔다. “앞서 나간 직원이 A씨를 못 찾아 그냥 퇴근했다”는 것이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전장연(전국 장애인 차별 철폐연대)은 이동권 보장 등을 주장하며 지하철 시위를 펼쳤다. 서울시민을 볼모로 삼은 이 시위는 초반에는 지지를 얻었지만 거듭된 출근 지연 등을 통해 현재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등을 돌렸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은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려고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며 전장연을 비판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이러한 비판은 힘을 잃게 됐다.

비슷한 시기 한 유튜버의 일본 여행기가 화제를 모았다. 그는 뇌병변장애로 인해 장시간 걷기 어려워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으로 혼자서 일본 오사카 지역을 여행했다. 그는 일본 공항에 도착해 엘리베이터가 없어 당황했지만 승무원이 다가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면 된다”면서 도움을 준 것에 첫 번째로 놀랐다고 한다. 특히 한국과 달리 버튼 하나만 누르면 휠체어를 타고 에스컬레이터를 탈 수 있는 시스템에 감탄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가장 놀란 것은 장애인을 대하는 일본인들의 태도였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 코레일의 사례처럼 장애인을 마주하면 어찌할지 몰라 허둥거리는 인상이 강한데 일본인들은 능숙하게 아무렇지 않은 듯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그는 그 이유로 일본은 휠체어전용도로를 조성할 정도로 장애인들이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 어느 곳을 가든 장애인을 마주하는 게 낯설지 않아서일 것으로 추측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 정비에는 공을 들였지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은 미흡했다. 이제라도 모든 시민들이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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