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공모 ‘경로당서 만난 인연’ 수상자] ‘경로당서 만난 인연’ 작품 큰 감동… “너무 소중한 인연 안겨준 경로당”
[백세시대 공모 ‘경로당서 만난 인연’ 수상자] ‘경로당서 만난 인연’ 작품 큰 감동… “너무 소중한 인연 안겨준 경로당”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5.08 09:26
  • 호수 8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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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백세시대가 주최한 ‘경로당서 만난 인연’ 공모전에서 1등상을 수상한 박양조 경기 시흥시 은계LH 7단지경로당 회장(왼쪽)과 김연규 시흥시지회장(오른쪽).
1등 | 백세시대가 주최한 ‘경로당서 만난 인연’ 공모전에서 1등상을 수상한 박양조 경기 시흥시 은계LH 7단지경로당 회장(왼쪽)과 김연규 시흥시지회장(오른쪽).

97세 어르신 위해 손수 점심·저녁 대접한 박양조 회장 1등상 영예

옛 전우 만나고 사람도 살리고… 감동적인 사연 전국서 100여편 응모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제가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 음식 준비를 도와드려서 음식 솜씨가 좀 있습니다.”

코스콤(구 한국증권전산) 임원으로 정년퇴직 후 아나운서 출신 아내와 함께 노후를 보내던 박양조(77) 어르신은 우연한 계기로 올해 초 경기 시흥시 은계LH7단지경로당 회장으로 취임한다. 박 어르신은 회원들 대다수가 고령의 독거노인인 것을 알고 자신의 장기를 발휘해 점심식사를 준비해 제공했다. 그러다 70대 아들 부부와 사는 97세 어르신의 사연을 접하고 빠듯한 경로당 운영비를 쪼개고 직장인 시절 수완을 발휘해 점심뿐 아니라 저녁까지 제공하기 시작했다. 박 어르신과 97세 어르신의 사연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고 본지에서 공모한 ‘경로당서 만난 인연’ 1등상을 차지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경로당은 어르신들에게는 몸과 마음의 안식처이다. 모여서 같이 점심 먹고, 체조도 하고 공부도 하고 일거리도 같이 하고 봉사도 한다. 백세시대는 창간 17주년을 기념해, 이러한 경로당에서 만나는 특별한 인연을 발굴하기 위해 ‘경로당서 만난 인연’ 수기 공모를 진행했다.

2월 24일부터 3월 31일까지 진행된 이번 공모전에는 전국에서 100여편의 원고가 접수됐고 경로당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만남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희로애락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공모전에는 대한노인회의 근간이자 미래인 경로당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다채로운 사연들이 모였다. 최고령 응모자인 90세 안병권 어르신부터 40대 어린이집 원장까지 응모자의 연령대도 다양했고 베트남전에 함께 참전했던 전우를 경로당서 재회하는 등 색다른 사연도 많았다. 

이중 박양조 어르신은 회장으로서 직접 음식을 만드는 등 솔선수범하면서도 97세 어르신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 팔순을 앞둔 나이에도 더 큰 고생을 감수하는 희생정신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박 어르신은 수십년 간 공문서를 작성하며 쌓은 탄탄한 글솜씨로 글의 완성도를 높였고 결국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박양조 어르신은 “제가 노력하면 여러 사람이 즐거우니까 건강이 허락되는 한 선배 어르신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고 경로당 회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등 2등상을 수상한 나윤숙 서울 영등포구 삼성A경로당 사무장(오른쪽)과 황무섭 영등포구지회장.
2등 | 2등상을 수상한 나윤숙 서울 영등포구 삼성A경로당 사무장(오른쪽)과 황무섭 영등포구지회장.
3등 3등상을 받은 이상민 경북 경산시지회 경로당행복선생님(왼쪽)과 최재림 경산시지회장.
3등 | 3등상을 받은 이상민 경북 경산시지회 경로당행복선생님(왼쪽)과 최재림 경산시지회장.

2등상은 남편을 잃고 연달아 본인도 큰 병을 앓아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가 경로당을 통해 기적적으로 회복한 회원과의 인연을 소개한 나윤숙(66) 씨에게 돌아갔다. 나 씨는 남편과 건강 모두를 잃고 자포자기한 심정에 빠져 있던 어르신이 경로당 회원들의 응원을 받으며 건강을 회복하는 과정을 큰 과장 없이 담담한 필치로 그려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나윤숙 씨는 “평소에 글을 써본 적이 거의 없어서 경로당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을 담담히 소개하는 마음으로 쓴 글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면서 “제 생애 최고의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3등상은 경북 경산시 경로당행복도우미로 활동하는 이상민(62) 씨가 차지했다. 이 씨는 행복도우미로 활동하며 겪은 다양한 사연을 사투리를 섞어 맛깔나고 현장감 넘치는 문체로 풀어내면서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이상민 씨는 “행복도우미로 활동하면서 많은 어르신들을 부모님 모시듯 돌보며 행복감을 느꼈는데 수상까지 하게돼 기쁘다”면서 “앞으로도 경산시 경로당 어르신들이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려상을 수상한 김정부 충남 서산시 읍내22통경로당 회장(왼쪽)과 우종재 서산시지회장(오른쪽).
장려상 | 장려상을 수상한 김정부 충남 서산시 읍내22통경로당 회장(왼쪽)과 우종재 서산시지회장(오른쪽).
장려상을 수상한 강병윤 충북 괴산군 연풍분회 사무장(왼쪽)과 경한호 괴산군지회장.
장려상 | 장려상을 수상한 강병윤 충북 괴산군 연풍분회 사무장(왼쪽)과 경한호 괴산군지회장.
장려상을 수상한 김순희 경남 창원시 대동A경로당 회장(가운데)과 김수웅 반송동분회장(오른쪽), 정애경 창원지회 사무국장(왼쪽)
장려상 | 장려상을 수상한 김순희 경남 창원시 대동A경로당 회장(가운데)과 김수웅 반송동분회장(오른쪽), 정애경 창원지회 사무국장(왼쪽)

이와 함께 작은 일도 늘 앞장서서 솔선수범하는 경한호 대한노인회 충북 괴산군지회장과의 수십년간 이어온 인연을 소개한 강병윤 연풍면분회 사무장, 인절미가 목에 걸려 위기에 처한 90대 어르신에게 하임리히법을 시도해 목숨을 살린 사연을 담은 김정부 충남 서산시 읍내22통경로당 회장, 경로당에서 만나 한 회원과 10년 넘게 형님‧동생 사이로 지낸 이야기를 세세하게 표현한 김순희 경남 창원시 대동아파트경로당 회장에게 각각 장려상이 수여됐다.

비록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웃음과 감동을 주는 사연도 많았다. 지난해 본지에서 개최한 ‘나와 경로당 이야기’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바 있는 곽정실(78) 경기 시흥시 대우1차아파트경로당 회장은 자신과 함께 8년동안 경로당을 바로 세우는데 큰 도움을 준 베트남 참전 전우 회원과의 우정을 담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10대 시절 공장에서부터 군대, 택시기사 생활을 같이하고 경로당에서마저 함께 노후를 보낸 친구와의 사연을 긴 호홉으로 풀어낸 신무섭(81) 어르신의 이야기도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지만 아쉽게 수상권에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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