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지부 결렬 선언 직전, 대한노인회 중앙회 “협약 날짜 잡겠다”
취업지부 결렬 선언 직전, 대한노인회 중앙회 “협약 날짜 잡겠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5.08 09:31
  • 호수 8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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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끌어온 대한노인회 취업지부 단체협약
결렬이 유력해 보였던 중앙회와 취업지부간 단체협약이 중앙회의 급선회로 일단 보류됐다. 사진은 지난 2021년 취업지부 노조원이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결렬이 유력해 보였던 중앙회와 취업지부간 단체협약이 중앙회의 급선회로 일단 보류됐다. 사진은 지난 2021년 취업지부 노조원이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지난해 11월 노사협의 완료 후 이사회 등 핑계로 6개월간 미뤄    

취업지부 “중앙회는 더 이상 미룰 명분도 없을 것” 마지막 기대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이번에는 잘 해결 될 거에요.”(대한노인회 중앙회 관계자)

“6개월간 지연된 만큼 빠른 협약을 바란다.”(취업지부 관계자)

좌초 위기에 처했던 대한노인회 중앙회와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대한노인회취업지부(이하 취업지부) 간 단체협약이 또다시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해 11월 노사 대표간 단체교섭 협의가 끝나고도 6개월이나 협약이 미뤄져 사실상 결렬되는 분위기였지만 중앙회측에서 “조속한 시일 내 협약 날짜를 잡겠다”고 알려오면서 취업지부는 마지막 기대를 걸게 됐다.

당초 취업지부는 5월 2일 한국노총과 협상 결렬을 전제로 한 향후 대응방안에 대한 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에서 취업지부는 여러 가지 세부 사항을 단계별로 결정한 후 강경 대응에 나서려 했다. 그런데 이날 중앙회 측에서 사측 교섭대표단을 재정비한 후 빠른 시일 내로 협약식 날짜를 잡겠다고 선회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된 것.

중앙회는 최근 기존 사측 교섭본부장이 타 부서로 이동하는 등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다만 교섭본부장을 맡은 행정지원본부장 자리는 공석으로 남아 있고 이정복 제1사무부총장이 사측 교섭 관련 사항을 인수인계받아 협약을 추진할 예정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그간 협약식이 미뤄진 것에 대해 “취업지부측에 전달한 대로 이사회, 정기총회 등 굵직한 행사들이 많아서였고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하면서 “예산과 관련된 서면 정기총회가 끝났기에 약속대로 협약식 날짜를 잡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취업지부측은 일단 강경 대응을 잠시 보류하고 사측 요구 사항을 반영해 빠른 시일 내 협약식 날짜를 잡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취업지부 관계자는 “중앙회가 요구한 사안을 분석해본 결과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고 기존과 달리 협약식 날짜를 잡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한 만큼 한번 더 믿어보겠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중앙회와 취업지부간 단체교섭 협의는 2021년 7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전국의 취업지원센터장들은 급여 불평등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조직 정비를 마친 10월 6일 대한노인회 중앙회장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했는데 당시 중앙회는 “사용자가 아니다”며 단체교섭을 회피하면서 평행선을 달렸다. 

이후 같은해 11월 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이하 서울지노위)에서 중앙회가 지부의 단체교섭 상대방이라고 인정 결정(서울2021교섭82)하며 첫 번째 전환점을 맞았다. 당시 서울지노위는 “연합회와 지회는 취업지원센터 소속 근로자에 대한 근태관리‧인사 등 개별 근로계약관계에 대한 사용자로서 일반적인 지휘‧감독을 하고 있을 뿐”이라며 “전체 취업지원센터 임직원들의 월 임금 등 보수기준과 성과장려금의 지급 등 취업지원센터 직군의 기본적인 근로조건의 결정에 있어서는 중앙회가 연합회‧지회와 중첩적으로 단체교섭의 당사자로서의 지위를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중앙회가 이에 불복하자 취업지부는 12월 6일부터 1인 시위를, 15일에는 조합원 전국 집중 결의대회를 중앙회 앞에서 순차적으로 개최하며 교섭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중앙회는 2022년 1월 3일 홈페이지에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공고’를 올리며 취업지부의 단체교섭을 수용했다. 취업지부 교섭대표단은 중앙회 교섭대표단과 지난해 7개월 간 11차례에 걸쳐 대화를 진행했다. 서서히 간격을 좁혀가던 중 7차 회의 이후 한 차례 결렬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다 중앙회 대표단의 설득으로 다시 테이블에 앉게 됐고 이후 양측의 입장이 다시 좁혀지면서 합의가 완료됐고 단체교섭 협약식이 임박한 듯 보였다. 

그런데 이후 중앙회측이 이사회와 정기총회 등을 핑계로 돌연 협약을 차일피일 미루기 시작했다. 일정이 미뤄지면서 김인남 1대 취업지부장이 정년퇴직으로 물러났고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의 선거까지 겹치면서 취업지부도 재정비에 들어갔다. 이후 김동명 위원장이 재선에 성공하고 취업지부 임원진도 새롭게 꾸려지면서 다시 협약식 일정 조율에 나섰고 연초 중앙회의 가장 큰 행사인 정기총회 이후로 잠정적으로 합의했다. 실제로 정기총회 4일 전인 2월 17일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과 김동명 위원장이 전격 만남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도 이러한 합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후에도 취업지부측의 수차례 요구에도 중앙회가 미온적으로 나오면서 최종 결렬될 뻔했지만 중앙회가 급선회하면서 또 다시 전환점을 맞았다. 

취업지부 측에서는 협약식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이번에도 또 연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나오고 있다. 한 취업지부 관계자는 “올해 예산도 확정되고 이사회‧정기총회도 끝나는 등 더이상 미룰 핑계도 없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이번에는 협약식이 확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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