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로 금을 살 수 있다고?… 진화하는 자판기
자판기로 금을 살 수 있다고?… 진화하는 자판기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5.15 13:38
  • 호수 8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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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이색 자판기들

매일 오전 금 시세 업데이트… 신용카드사 본인인증 거쳐 구매 가능

다양한 종류의 정육 상품도 판매… 안전하게 비대면 중고거래도 가능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자판기’ 하면 커피나 캔 음료 자판기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에는 금, 꽃, 약, 샐러드, 정육, 주류·담배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이색 자판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판기가 수용하는 제품의 범위가 끝없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눈치 보지 않고 상품을 살 수 있으며, 구매자의 익명성까지 보장되는 점 때문에 선호하는 사람이 늘어서다. 이에 우리 생활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이색 자판기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본다.

소비자는 금 자판기를 통해 1돈부터 10돈까지의 금을 간단하게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는 금 자판기를 통해 1돈부터 10돈까지의 금을 간단하게 구매할 수 있다.

◇금 자판기

GS리테일은 지난해 9월부터 GS25와 GS더프레시 매장 5곳에서 금 자판기를 도입해 시범 운영 중이다. 역삼홍인점, 강서LG사이언스점 등 GS25 10곳과 고덕그라시움점, 양천신은점 등 GS더프레시 슈퍼마켓 19곳에서 금 자판기를 운영 중이다. 

당초 올해 8월까지 매장 5곳에서 시범 운영을 거친 후 정식 도입 여부를 결정하려고 했으나 가맹점들의 금 자판기에 대한 문의가 쏟아지면서 29곳까지 확대됐다.

GS리테일 측은 금 자판기 도입 배경으로 △비대면 거래 확대 △안전 자산 선호도 증가 △소액 투자 트렌드 확대 △금 매입 촉진을 통한 외환 보유 캠페인 참여 등을 꼽았다.

그중에서도 자사 상품 영역 확대에 의미를 뒀다. 식음료, 생활용품 등과 같은 일반 상품 판매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을 끌어들일만한 재미 요소를 더해 매출 증대를 꾀하기 위함이다. 

편의점에서는 고가 상품의 경우 재고 부담, 도난 위험성 등으로 취급에 한계가 있었는데 금 자판기를 통해 골드바, 기념주화 등 다양한 귀금속류 상품을 안전하게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평이다. 

자판기 스크린 화면엔 한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 중국 등 g당 국제 금 시세가 나와 있으며 이 시세는 매일 오전 자동 업데이트된다. 금 자판기로는 1돈(3.75g), 3돈(11.25g), 5돈(18.75g), 10돈(37.50g)을 구매할 수 있다.

구매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전자페이 등으로 가능하다. 결제는 일시불뿐만 아니라 △3개월 △6개월 △9개월 △12개월 할부로도 할 수 있다. 이후 해당 카드사의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 결제가 완료되면 골드바가 자판기 하단에서 나온다.

◇정육 자판기

편의점 브랜드 미니스톱은 신선식품 플랫폼 기업 프레시스토어와 손잡고 정육 자판기를 도입해 홍대점·충무로점 등 일부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돼지고기·소고기 등의 다양한 부위를 냉장·냉동 형태로 포장해 자판기 안에 넣어 소비자가 한우 등심이나 돼지 삼겹살 등을 취향에 맞게 골라 구입할 수 있다. 

정육 상품은 편의점의 주요 고객층인 1~3인 가구를 위해 소포장으로 구성했다. 투명한 유리 안으로 상품이 보이는 형태로 제작됐기 때문에 신선한 정육상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으며,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정육점과 대형마트가 문을 닫은 밤이나 주말, 연휴에도 고기를 살 수 있다. 

현재 2개 자판기에서는 냉동 정육 제품을, 1개 자판기에서는 냉장 정육 제품을 판매한다. 종류도 다양하다. 일명 ‘냉삼’이라고 불리는 냉장 삼겹살부터 대패 삼겹살, 목살, 소갈비살, 한우 안심, 차돌박이 제주돼지 제육용‧찌개용을 비롯해 냉동 훈제 연어와 열빙어인 시사모까지 구매할 수 있다. 용량은 대부분 300~400g 정도다.

스마트 자판기 안엔 온도 감지기(센서)가 탑재돼 자판기 스스로 적정 내부 온도를 유지할 수 있으며, 운영 업주가 원격(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재고 관리와 고장 여부 파악 등을 할 수 있어 편리하다.

중고거래 자판기는 직접적으로 판매·구입이 가능해 사기, 택배 부담 등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
중고거래 자판기는 직접적으로 판매·구입이 가능해 사기, 택배 부담 등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

◇중고거래  자판기

중고거래를 위해 카페와 앱 등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낯선 사람과의 흥정, 일정, 장소 등을 조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파라바라는 이같은 중고거래 시 직거래를 위해 시간을 맞춰야 하는 불편함과 실물 확인의 어려움, 사기 위험, 택배 부담 등 중고거래의 단점을 보완해 만든 플랫폼이다.

이마트24는 중고거래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파라바라와 손잡고 주택가, 오피스거리에 위치한 매장 18곳에 중고거래 머신(파라박스)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파라박스에는 20개 물품을 보관할 수 있다. 판매를 원하는 사람은 파라바라 앱에 판매하고자 하는 물품을 등록한 뒤, 다른 사용자로부터 하트를 3개 이상 획득해야 매장에 있는 파라박스에서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앱에서 하트 3개를 획득한 후에는 해당 물품을 넣어둘 파라박스가 있는 매장을 선택하고, 비어있는 박스 번호를 선택해 상품을 넣어두면 판매가 시작된다.

구매자는 파라바라 앱에서 물품이 비치된 매장을 확인해서 찾아가거나, 파라박스에 있는 상품 중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하면 직접 파라박스에서 셀프 결제를 통해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결제 완료 시 잠겨있던 파라박스 문이 열리고 고객이 가져갈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구매자가 제품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3일 뒤 판매자의 계좌로 돈이 입금되며, 상품이 실물과 다르거나 하자가 발생됐을 경우에는 파라바라에서 직접 교환, 환불 등 고객관리를 받을 수 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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