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손해보험, 자회사 전적 논란…고용보장은 '뒷전'
에이스손해보험, 자회사 전적 논란…고용보장은 '뒷전'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3.05.2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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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2개의 모회사 1개 자회사로 전적…고용불안과 근로조건 하락 우려
CHUBB 에이스손해보험(사진=연합뉴스)
CHUBB그룹 에이스손해보험(사진=연합뉴스)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대형 외국계 보험사들이 속속 제판분리(제조·판매 분리)에 나서며 외국계 보험사들 사이에서 구조조정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제판분리가 설계사와 직원 이탈로 이어져 하나의 구조조정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 처브그룹에서도 제판분리를 위해 라이나생명보험과 에이스손해보험 영업직군을 자회사 ‘라이나원’으로 전적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전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용안정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 회사의 일방적인 결정에 전적을 해야 하는 직원들에 대한 보상이 없다는 점 등은 노동자들에게 또 다른 불안감을 심어주고 있다. 

사무금융노조 에이스손해보험지부는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에이스손보 본사 앞에서 라이너원 전적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노조는 고용불안과 근로조건 하락을 우려했다. 2개의 모회사에서 1개의 자회사로 전적하는 과정에서 중복 직무가 발생해 고용불안이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30~40명 규모를 차지하는 무기계약직의 전적 여부도 불확실해 고용불안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노조가 제시한 조건은 ▲고용안정위원회 설치 ▲전적일로부터 5년간 고용보장·희망퇴직 포함 인위적 구조조정 반대 ▲전적이후 조합과 맺은 단체협약 유지 및 근로조건 유지 ▲퇴직금과 별도의 위로금 등이다. 

에이스손보는 지난해 10월 전적을 공식 발표했다. 대상은 양사 전체 부서인 TM(텔레마케터), IT(전자시스템), 오퍼레이션(영업기획·인력관리)이다. 하지만 개별 동의 절차 없이 전적을 시도하다 노조 반발로 무산됐다.

전적은 기존 회사에서 라이나원으로 옮기는 것으로 개별 동의가 필요하다. 관련법상 근로조건의 변경과 관련된 사항은 단체협약에 의해 합의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2차 전적은 지난달 다시 시작됐다. 이번엔 10월 계획했던 ‘양사 전체부서’ 이동에서 ‘TM영업팀(영업기획·교육컨텐츠·마케팅) 관리직’ 이동으로 대상을 축소했다. 7월1일 이동 목표로 현재 개별 동의서를 받고 있다.

노조는 이를 ‘갈라치기’라고 규정했다. 김형수 지부장은 [백세경제]와의 통화에서 “사측에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하라고 건의 중이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전적은 지회 개념으로 진행되지만 사측은 개별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이는 사실상 ‘갈라치기’로 임직원들 사이를 갈라놓고 개인을 압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백세경제]는 에이스손보 측에 제판분리 배경, 처우개선 등 관련 내용을 전달했지만 일체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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