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 소속 원예치료자원봉사단 “꽃 보면 얼굴 환해져요”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 소속 원예치료자원봉사단 “꽃 보면 얼굴 환해져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5.30 13:11
  • 호수 8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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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연합회 소속의 원예치료봉사단원들이 치매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원예치료의 하나로 화분심기를 선보이고 있다.
대구연합회 소속의 원예치료봉사단원들이 치매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원예치료의 하나로 화분심기를 선보이고 있다.

치매 노인에 화분심기·꽃꽂이 등 가르쳐 

2022 노인자원봉사대축제서 복지부장관상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원예치료는 식물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원예활동을 통해 육체적 재활과 정신적 회복을 추구하는 활동이다. 원예치료의 역사는 깊다. 고대 이집트에선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왕족들에게 정원을 산책시켜 치유의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 소속의 원예치료자원봉사단(단장 신노우·69) 역시 꽃꽂이, 화분심기, 꽃바구니 만들기 등을 통해 치매환자의 병세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다. 

신노우 봉사단장은 “대구 공평로에 위치한 삼덕노인복지센터의 치매 어르신 30명을 지속적으로 돌보고 있다”며 “처음에는 시설 내 어르신들이 우리를 보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다가 시간이 갈수록 프로그램 참여율이 높아지면서 모두의 얼굴 표정이 환해지고, 나중에는 우리를 기다리는 열의까지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에게 자랑할 요량으로 자신이 심은 화분을 들고 우리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하는 어르신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농학박사인 신 봉사단장은 2013년 고령군 농업기술센터 소장으로 퇴직 후 대학 초빙교수로 전공 관련 강의를 했다. 현재도 화훼농가 현장 컨설팅 봉사를 비롯해 대학의 평생교육원에서 원예복지사 양성 과정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원예치료자원봉사단은 지역에서 자원봉사활동지원사업을 해오고 있는 대구연합회와 공무원연금공단이 기회가 닿아 2018년 3월에 창단됐다. 60대 후반~70대 초반의 남녀 회원 20명으로 구성됐으며, 교사를 비롯 시청, 구청, 소방서 등에서 근무한 공무원 출신들이다. 이들은 퇴직 후 국민연금공단이 운영하는 대경상록아카데미 강좌에 나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강하다 봉사단에 가입한 경우다. 

김동인(71) 단원은 “공직에 있으면서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사회에 환원하자는 취지에서 봉사단을 만든다고 해 기꺼이 참여했다”며 “봉사를 하고나선 나의 잊힌 존재 의미를 되찾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실내 봉사를 하지 못했을 때는 인근의 국채보상공원, 경상감영공원, 신천둔치 등에서 조경수 가지치기를 하기도 했다. 

이칠선(69) 단원은 “장마철에 마스크 쓰고 우의 입고 수목 관리하다보면 금방 온몸이 땀범벅이 된다”며 “그러나 말끔해진 조경수를 보는 순가 힘든 걸 잊는다”며 웃었다.

이들은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2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이원자(71) 단원은 “단원들이 ‘퇴직 후 장관상을 수상하리라곤 꿈에도 상상 못했던 일’이라면서 하나 같이 기뻐했다”며 “앞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더 많은 봉사를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장기 대구연합회장은 “퇴직 후에 원예 지식을 습득한 원예치료자원봉사단원들이 열정을 가지고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치매 어르신들을 가족 대하듯 정성껏 돌본다”며 “노인회 위상 제고에 기여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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