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전자책 ‘5000권’ 해킹 논란…피해 규모는 '깜깜이'
알라딘, 전자책 ‘5000권’ 해킹 논란…피해 규모는 '깜깜이'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3.05.31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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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 “상상하기조차 싫은 재앙”
알라딘 중고서점(사진=연합뉴스)
알라딘 중고서점(사진=연합뉴스)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인터넷 서점업체 알라딘이 해킹으로 5000여종의 전자책을 도둑맞았다. 문제는 알라딘이 사건 발생 10여일이 지나도록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업계 내에선 불만이 터져나왔다. 출판계는 앞다퉈 알라딘의 해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알라딘의 이번 해킹 사실은 이달 16일에 텔레그램 채널 ‘A. Exploit’에 해커가 관련한 e북 유출 파일의 샘플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알라딘 전자책 100만권을 해킹했다고 주장하는 일당은 비트코인 지갑으로 100BTC(약 36억원)를 보내지 않으면 100만권 전부를 배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알라딘은 지난 20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전자책 유출을 인정했다. 다만 정확한 경위와 피해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국과 한국저작권보호원(이하 보호원)에 신고했으며, 자신들도 수사 결과가 나와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호원은 23일 기준 해당 텔레그램 채널을 추적한 결과 알라딘에서 상업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5000여개의 epub(electronic publication)과 PDF 파일이 아무런 보호조치 없이 유통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건 발생 10여일이 지났지만 알라딘은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는 “피해 당사자가 될 수밖에 없는 출판사나 저작권자는 정작 피해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탈취 경로는 어떻게 되는지 등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한 채, 온갖 소문만이 난무하고 있다”며 알라딘의 해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알라딘 사과문(사진=알라딘 블로그 캡쳐)
알라딘 사과문(사진=알라딘 블로그 캡처)

출협은 “해당 전자책은 향후 몇십 년간 유령처럼 떠돌아다닐 것이고, 상품으로서의 가치는 사실 상실하게 될 것”이라며 “만약 탈취된 전자책 파일이 추가로 유출된다면, 출판계로서는 상상하기조차 싫은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출협은 또 “짧은 시간에 수많은 복제와 유통이 가능한 디지털 콘텐츠 특성상 사건 해결 속도가 생명”이라며 “수사기관이나 관련 기관들은 이 사건을 빠르게 수습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알라딘에 대해선 답답함을 토로했다. “알라딘은 지금도 전자책 보안 상태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내놓고 있지 않다”며 “탈취 사건 이후 어떤 보안 조치를 취했는지 설명을 요청하는 우리의 목소리에 답하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는 위임장을 받아 공동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위임장에는 정보 공개 청구, 피해 보상 협상, 소송의 제기, 법무법인 선임 등에 관한 권한을 위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출판인회의 측은 “출판사와 저작권자의 자산인 출판물을 보호하기 위한 단체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개별 출판사가 이번 사태에 직접 대응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 우리 단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진행해 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알라딘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등의 추가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알라딘의 내부 데이터에 접속해 데이터를 탈취한 것이라면, 고객의 개인정보 또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알라딘 관계자는 “정확한 경위와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자책은 고유한 방식으로 암호화해 보관하고 있었다며, 고객의 개인정보나 주문정보 유출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라며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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