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대한노인회 전북 순창군지회장 “경로당 활성화 사업 다양하게… 전북서 ‘으뜸 지회’ 만들 터”
김용식 대한노인회 전북 순창군지회장 “경로당 활성화 사업 다양하게… 전북서 ‘으뜸 지회’ 만들 터”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6.05 10:15
  • 호수 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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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총무에게도 활동비 지급…분회 사무장도 일자리사업으로 받아

올해 노인일자리 580개 늘어 총 1500개…시니어클럽도 지회가 관장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경로당 회장 활동비를 지급하는 노인회가 많지 않은 편이다. 하물며 경로당 총무 활동비 지급의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그런 가운데 대한노인회 전북 순창군지회(지회장 김용식)는 경로당 회장과 총무에게 나란히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다. 어떻게 이 같은 일이 가능할까. 

5월 30일, 순창읍 노인회관에서 만난 김용식(83) 순창군지회장은 “경로당의 실질적인 일을 총무들이 맡아한다는 점에 비춰 이분들에 대해서도 수당을 드려야 한다는 생각에서 군수께 요청해 해결했다”고 답했다. 

순창군지회는 김 지회장이 오고 나서 노인일자리도 대폭 늘었다. 김 지회장은 이 부분과 관련해서도 “군에서 작년에 200개를, 올해는 580개를 늘려줬다”며 환하게 웃었다.

순창군 인구는 2만7000여명, 노인인구는 1만여명이다. 순창군지회는 11개 읍·면 분회, 371개 경로당, 회원 9200여명이 있다. 김용식 지회장은 구림농협 제8·9·10대 조합장, 순창군의회 의원 및 후반기 부의장을 지냈다. 대한노인회 순창군지회 분회장, 감사, 부회장을 거쳐 2021년 4월에 취임했다. 

-경로당 총무에게도 활동비를 지급하는 건 드문 일이다.

“전북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총무에게 활동비를 드리는 곳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 총무가 대부분 일을 맡아 해 그런 점에서 같이 드리기로 했다.”

-활동비 명목은 무언가.

“지역봉사지도원으로 위촉해 드린다. (활동비 예산 지원이)처음부터 쉽지 않은 일이었다. 군수님과 많은 협의 끝에 지역봉사지도원 활동비를 지급하게 됐다. 군수님 말씀대로 ‘첫 단추’를 꿴 셈이니 앞으로 실정에 맞게 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분회장에 대한 수당은.

“분회장 역할도 중요하므로 그에 상응하는 활동비를 드린다. 아울러 분회 사무장도 산하 경로당을 순회하며 지회의 전달 사항을 전하는 등 관리에 많은 수고를 해 일자리사업으로 대우해주고 있다.”

-분회 사무장 활동비로선 높은 편일 것 같다.

“맞다. 그래서 (사무장)지원하는 이들이 꽤 있다(웃음).”

김용식 순창군지회장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오른편 끝이 조동환 사무국장.
김용식 순창군지회장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오른편 끝이 조동환 사무국장.

순창군지회의 앞선 복지는 도내 시·군 지회의 벤치마킹이 되곤 한다. 경로당 회장에게 통신비 명목으로 주는 한 지회의 경우 순창군지회를 예로 들어 지자체에 경로당 회장, 총무, 분회 사무장의 처우개선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자체에선 노인회의 요구대로 예산까지 책정했으나 정작 의회에서 삭감해버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김 지회장은 “군수가 좋은 뜻으로 좋은 사업을 하려고 해도 의회에서 승인을 해줘야 예산을 쓸 수 있다”며 “우리 경우는 군의 예산안을 의회에서 100% 통과시켜줬다. 전북에서 우리만한 곳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인일자리도 많이 한다고.

“분회장 시절에 경로당 어르신들로부터 일자리를 많이 늘려달라는 얘기를 들었다. 제가 와서 보니 우리가 (일자리가)가장 적더라. 그게 인구수에 비례하는 것으로 아는데 그럴 리가 없다는 생각에 이유를 알아보니 군비 때문에 못하는 것이었다. 새로 부임한 군수께 일자리 확충을 요청한 결과 작년에 200개가 늘었고, 올해는 그런 말을 하지도 않았는데도 580개가 한꺼번에 늘어 현재 1500개를 하고 있다. 지면을 빌어 군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1500개 일자리를 어떻게 다 관리하나.

“그 일이 관리가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군에서 일자리 전담기구(시니어클럽)를 만들어 운영할 단체를 공모했다. 우리가 거기에 응모해 선정됐다. 일자리 센터장으로 일했던 전 경로부장(이호)이 시니어클럽 관장으로 자리를 옮겨 열정적으로 뛰고 있다.”

-노인회 지원이 잘 이뤄지는 것 같다.

“노인회가 순창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받는다고 본다. 그렇다고 앉아서 도움만 받을 수는 없지 않나. 직원들이 경로당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후원도 받는 등 열심히 하고 있다.”

순창군지회는 작년에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공모사업에 선정돼 10~11월 2개월간 ‘커피힐링' 공예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순창군 관내 카페에서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 커피원두 자루포대, 커피 찌꺼기, 커피 원두콩 등을 재료로 활용해 진행하는 업사이클링 공예프로그램이다. 또 같은 해 전북노인복지기금 지원사업으로 경로당 여가프로그램 천연염색 스카프 만들기 등 ‘손놀이공예’를 6~8월에 진행하기도 했다. 

순창군지회는 과거 노인지원재단이 주관하는 재능나눔사업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보여 화제가 된 바 있다. 2014년 시범사업 당시 일부 노인회가 참여를 주저했지만 순창군지회는 앞장서 370명이란 많은 인원이 참여했다. 그 후 해마다 사업에 동참해 사업이 종료되던 2019년까지 총 2000여명이 봉사에 땀을 흘렸다.

순창군지회의 남다른 프로그램으로 건강장수연구소 견학도 있다. 이 연구소는 음식과 장수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곳으로, 분회 별로 40명씩 연구소를 방문해 면과 국 끓이는 법, 생선과 육류별 요리법 등을 배운다.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던 조동환 사무국장은 “코로나 이전에는 1박2일 코스였지만 요즘엔 당일로 다녀오고 있다”며 “견학을 한 어르신들이 한결같이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요즘 추세에 맞춰 아주 유익한 경험이었다’는 말씀을 하신다”고 전했다.  

-노인회관이 크고, 주차장도 여유롭다.

“4층 규모의 건물에 우리하고 장애인협회, 복지관 세 곳이 들어가 있다. 조만간 장애인협회가 나가면 이후에 리모델링해 복지관을 운영하면서 우리가 단독으로 회관을 사용할 계획을 검토 중이다.” 

-군 의원 시절 기억에 남는 일은.

“여기 구림면 회문산 일대가 6·25 당시 처절한 역사의 현장이었다. 인천상륙작전으로 인해 북으로 돌아가지 못한 인민군들이 산속으로 숨어들었다. 그들의 세가 커 주민들로부터 현물세를 받아갈 정도였다. 국군과 경찰이 인민군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주민들이 학살당했다. 제주 4·3사건 희생자들은 보상을 받은 반면 여기는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의원 시절 그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그것이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김용식 순창군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군에서 노인회 지원을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다시 한 번 군에 감사를 표시하면서 “전북에서 노인회라면 우리 순창군지회가 으뜸이라는 말을 듣기 위해 저를 비롯해 직원들이 열심히 뛰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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