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의 계절, 상처 통해 발병 많은 ‘외이도염’의 증상과 치료
물놀이의 계절, 상처 통해 발병 많은 ‘외이도염’의 증상과 치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7.17 13:39
  • 호수 8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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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곰팡이 등이 귀에 침투해 염증 일으켜… 덥고 습한 날씨도 작용

통증·이충만감 등 증상 나타나 … ‘점이액’으로 통증 조절, 치료 가능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여름이 되면 장마 전후 무더위를 피하고자 야외 수영장이나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이와 관련해 외이도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함께 늘어난다. 

우리의 귀는 크게 외이, 중이, 내이로 나뉘어지고 그중 외이는 귓바퀴와 외이도(귓구멍)로 이루어져 있다. 외이도는 귓바퀴부터 고막까지 2.5~3.5㎝에 이르는 통로 구조이다. 

S자형의 휘어진 외이도 구조는 이물질이 귀의 깊숙한 곳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보호하고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 피지선에서 만들어진 분비물로 귀지를 생성해 이물질을 자연스럽게 밖으로 밀어낸다.

그런데 오염된 이물질이나 세균, 곰팡이 등이 귀 안으로 들어가거나 상처를 통해 침투하는 경우,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김영호 서울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외이도염이란 고막 바깥에 위치한 외이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라며 “겉으로는 큰 이상이 없어 보이나 주요 증상으로 귀의 통증과 귀가 먹먹한 느낌을 동반하여 갑갑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외이도염의 증상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1년도 진료비통계조사에 따르면, 한해 약 167만명이 외이도염으로 진료받고 있다. 총진료비도 2011년부터 연평균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8월에 귀 관련 질환으로 내원하는 환자 3명 중 1명은 ‘외이도염’ 진료가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여름철에 진료 인원이 증가하는 이유는 여름철 물놀이 등으로 인해 외이도염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여름철 다습한 환경에 세균과 곰팡이의 번식이 용이해져 세균성 외이도 감염을 유발하기 쉬워서다.

외이도염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귀의 통증이다. 이외에도 가려움, 이충만감(귀에 무엇이 차 있거나 막힌 듯한 느낌으로 청력이 감소하거나 자신의 목소리가 크게 들리는 증상)이 동반된다. 

염증이 시작되는 초기에는 외이도 부위에 염증이 생기고 곪거나 빨갛게 부어오른다. 점차 심해지면 붓기로 인해 외이도가 막히면서 청력까지 떨어진다. 귓바퀴를 잡아당겼을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외이도염을 의심해야 한다.

외이도염의 종류로는 급성 외이도염, 만성 외이도염, 악성 외이도염으로 나뉜다. 급성 외이도염은 보청기와 이어폰을 사용하거나 피부가 약하고 땀이 많은 체질에 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만성 외이도염은 수개월 또는 수년간 지속되는 염증 반응으로, 피부 가려움증이 심해 외이도 피부가 두꺼워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악성 외이도염은 드물긴 하지만 주로 고령의 당뇨병 환자나 면역 억제 환자에서 발생한다. 외이도 주변의 조직, 두개저(머리뼈 바닥)까지 점진적으로 침범하며 심한 경우에는 뇌신경 마비도 초래하기 때문에 당뇨나 면역 이상 환자가 심한 이통을 호소하거나 안면신경마비 증세가 발생하면 악성 외이도염을 의심해야 한다.

◇외이도염의 치료

외이도염은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치료를 한다면 완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앞서 언급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진료와 약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급성 외이도염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 외이도염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우선, 외이도염이 의심되면 현미경이나 내시경을 이용해 외이도를 깨끗하게 닦아내고 그 부위를 건조하게 유지하면서 항생제와 스테로이드 성분이 섞인 점이액을 이용해 통증을 조절하고 치료해야 한다. 외이도가 막힌 경우에는 거즈나 면 조각 등을 점이액에 적셔 외이도에 밀어 넣어 귓속 통로를 확보한 뒤 치료를 이어간다. 악성 외이도염의 경우에는 당뇨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약제로는 항생제, 스테로이드제, 항진균제가 함유된 용액이나 연고를 사용하고, 소양증이 심한 경우에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항생제 사용 시에는 세균배양검사를 통해 원인 세균을 찾아낸 뒤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은 약 일주일 정도의 외래치료와 투약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외이도염의 예방법

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귀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게 보호하고 귀가 습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영호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귀에 손을 대지 말아야 하며, 외이도의 청소 또한 반드시 이비인후과 의사에 의해 조심스럽게 행해져야 한다”며 “본인 스스로 깨끗이 하겠다고 만지면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염증이 심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외이도를 깨끗하게 하는 것만으로 좋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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