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 칼럼] 장노년층 취업
[금요 칼럼] 장노년층 취업
  • 관리자
  • 승인 2009.09.11 13:45
  • 호수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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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명 룡 한국은퇴자협회장
남녀를 불구하고 일을 놓는 순간 급격한 노화가 진행된다는 연구보고도 있지만 취업이든 창업이든 일을 해야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08년 우리나라 55〜79세 인구 중 향후 취업 희망자의 비율은 57.1%나 된다. 그러나 일자리 찾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게 우리의 현실이다. 아무리 훌륭한 경력을 가졌다 해도 취업시장에선 “나이가 좀 있으시네요”하면서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다. 하지만 주변을 잘 살펴보면 나이를 극복하고 재취업에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다.

통계청 취업 관련 집계에 의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지난해 7월 275만6000명에서 매달 꾸준히 증가해 지난 7월 284만3000명을 기록, 전체 취업인구의 11.9%를 차지하고 있다.

일자리박람회가 열릴 때마다 하는 얘기지만, 전문적 일자리가 많아야 경험과 경력을 갖춘 대다수 장노년층의 취업에도 좋고 국가적으로도 효율적인 인력관리를 통한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데 현실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실제로 사회적 일자리나 노인일자리박람회를 보면, 일자리라고 나온 직종은 턱없이 낮은 저임금의 비정규직 시간제 일자리가 대부분이고 대다수의 고학력 전문경력의 중장년층은 취업을 포기하거나 ‘억지춘향’으로 아무자리나 취업만 하면 된다는 식의 서글픈 취업 드라마의 배우(?)로 전락할 수밖에 없어서 안타깝기 짝이 없다.

한국은퇴자협회가 9월 19일 서울지방노동청에서 ‘중장년채용박람회’를 주최한다. 중견전문 인력부터 단순직을 아우르는 다양한 직종의 채용을 희망하는 구인업체를 초청해, 중장년층의 현장채용은 물론, 각종 취업관련 세미나도 개최한다. 중장년층의 실질적인 취업수요에 부응키 위해 단순임시직 일변도의 기존 고령자취업박람회와 차별화해, 중견전문 인력의 채용을 위해 전문적 경험과 자격증을 요구하는 일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중견전문직의 구인을 희망하는 회사를 발굴하면서 글로벌 경제위기 아래 놓여 있는 현실을 차치하고라도, 현장은 중장·노년층의 취업과는 거리가 멀고 이들의 취업은 생각보다 어려운 점이 많다는 점을 새삼 접하고 서글픈 현실에 마음이 아프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했지만 장노년층의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살릴 수 있고, 적정수준의 급여를 보장할 수 있는 한편 장노년층의 형편에 따라 생계형, 경력활용형, 사회참여형으로 구분해서 장노년층의 채용에 적합한 직종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실질적으로 장노년층의 취업을 가능케 하는 다양한 제도적 뒷받침이 강구돼야 한다.

나아가서는 노년층을 부양 또는 보호해야 한다는 복지적 접근이 아니라, 이들을 활용할 수 있는 본격적 의미의 취업기회를 부여해야 경제사회적으로 안정할 수 있다는 시각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이다.
기업들도 “청년실업에 부응하기 힘든데 중장년층의 재고용이 왠 말이냐”는 투의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중장년층의 전문성을 살리고 경험을 이용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 앞장 서야 한다.

또한 퇴직자 자신도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고 현재와 미래의 사회가 요구하는 직종에 적합하도록 능력 배양에 힘써 노령화 문제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어야 하고, 정부 역시 이들의 경험과 능력에 맞고, 적절한 보수를 지급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일자리마련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고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시각을 중장·노년층의 인력활용과 인력개발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이들의 일자리 마련을 위한 새로운 접근이 보다 요구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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