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올드 보이 “내 몸에서 노인 냄새?!”
멋쟁이 올드 보이 “내 몸에서 노인 냄새?!”
  • 관리자
  • 승인 2006.08.31 23: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목욕 자주하고 햇빛 쬐어 환기 시켜야

광주가 고향인 주부 김모(35세)씨. 얼마 전 고속버스로 고향 나들이를 갔다가 학을 뗐다고 한다. 이유는 옆자리에 앉은 할아버지 때문. 어찌나 냄새가 나는지 두통이 나다 못해 나중엔 멀미까지 올라올 지경이었다고 한다. 주말이라 여분의 좌석도 없어, 꼼짝없이 5시간을 앉아있어야 했는데 꼭 벌 서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에어컨 바람을 타고 지린내와 변이 잘 닦이지 않은 꿈꿈한 냄새가 밀려오는데 숨을 쉬자니 너무 불쾌하고 안 쉬자니 죽겠고… 할 수만 있다면 내려서 다른 고속버스를 타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김씨는 강경한 어조로 다음의 말을 보탠다. 이런 말을 하면 천벌을 받는다고 욕하겠지만, 다시는 할아버지 주변의 자리엔 앉지 않겠다는 것. 만약 할아버지 근처의 자리에 표가 주어진다면 바꾸겠다는 말을 한다.


중학교 3학년생인 전모 군도 지난 겨울 비슷한 경험을 했다. 어머니 심부름으로 친척집에 다녀와야 하는 사정이 생겼다. 장거리를 가니 지상의 풍경도 볼 겸 지하철 대신 버스를 탔는데 버스 안에 유난히 노인들이 많았다. 경로당에서 단체로 견학을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버스에 오르는 순간부터 특유의 냄새가 났는데 갈수록 냄새는 심해졌다고 한다.


“날씨가 추워서 창문을 닫으니까, 냄새가 빠져 나가지를 못해 더욱 지독했어요. 솔직히 토할 정도였어요.”


동방예의지국에서 늙으신 분들께 이런 말을 하면 안 되지만 “노인 냄새는 정말 싫었다”고 말한다. 노인들을 존경해야 하지만, 그날의 노인 냄새를 떠올리면 존경하고픈 마음이 사라지게 된다는 것.


유치원에 다니는 일곱 살배기 꼬마는 일 년에 네 번 시골에서 할머니가 올라오는 것이 좋으면서도 싫다. 할머니가 오시면 용돈도 주시고 엄마한테 공부하라는 말이나 혼도 덜나 좋지만, 할머니와 함께 방을 쓰는 것은 조금 싫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한번 오시면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계시다가 가시는데 그 동안 거의 씻지를 않는다. 자신은 매일 자기 전에 샤워를 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는데 할머니는 옷도 별로 갈아입지 않아, 할머니와 함께 침대에 누우면 나쁜 냄새가 난다고 한다. 특히 할머니가 “귀여운 내 손자”하면서 껴안으면 팔 안에서 숨이 막힌다고.


수원 영통에 사는 한모(45세) 주부는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해지며 3년간 병치레를 했던 시어머니의 장례를 한 달 전 치렀다. 장례 후 시어머니가 사용하던 방의 벽지를 갈고 자주 환기를 시켰음에도 아직도 방에서 냄새가 난다고 한다.

노인 스스로 청결관념 가져야


일흔 한 살인 정모 할머니는 자신도 늙었지만, 지하철을 타면 절대 경로석에 앉지 않는다. 이유는 할아버지들에게서 나는 냄새가 싫기 때문이다. 특히 담배를 피우는 할아버지들에게서는 더욱 역한 냄새가 나서 견딜 수가 없다는 것. 숨을 쉴 때마다 니코틴에 쪄든 냄새가 노인 냄새와 함께 섞여 들어와, 같은 노인이지만 노인들을 혐오하게 만든다고 한다.


“60대 이후 노인네들이 걸핏하면 하는 얘기가 있어요. ‘보릿고개 넘기며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데….’ 새마을 운동하며 잘 살아 보려고 아침저녁 노력하다 보니 몸 씻을 시간도 없이 살아온 세대가 지금의 노인 세대라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공은 공이고 싫은 건 싫은 거예요. 불쌍하다고 해서 우리가 노숙자나 거지들을 좋아할 수는 없잖아요.”


정 할머니는 노인들의 품위는 스스로 지켜야 한다며 노인 냄새를 마다하는 젊은 사람들을 욕할 게 아니라, 노인들 스스로가 자신의 청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다.


공무원을 하다 은퇴한 강모(66세) 할아버지는 손자나 며느리가 온다고 하면 이른 아침부터 집 구석구석을 청소한다. 아내도 이불을 햇빛에 내다 말리고 노부부가 꼼꼼히 샤워를 한다. 다른 날보다 공들여 이를 닦고 옷도 새 옷으로 모두 갈아입는다.

 

그러고도 혹시나 싶어 향수까지 뿌린다. 손자나 며느리가 혹시 노인 냄새 때문에 집에 오는 것을 꺼려할까 봐서다. 아들집에 방문 할 때도 마찬가지다. 떠나기 직전 샤워를 하고 옷을 모두 갈아입은 후 얼굴에 스킨, 로션을 바르고 향수로 살짝 마무리 한다. 나이가 들면 조금만 부주의해도 노인 냄새가 나기 때문에 젊은 시절보다 더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노인 냄새는 할머니 보다는 할아버지에게서 더 많이 난다. 혼자 사는 할아버지일수록 냄새가 더 심한데, 그 이유를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홍명호 교수는 노인 냄새의 주된 원인으로 피지 중 과산화지질과 활동력 저하를 꼽는다.


“어떤 생물이든 독특하게 발산하는 냄새가 있습니다. 대부분 신진대사 과정에서 생성된 노폐물인데 특히 나이가 들어 혼자 생활할 경우 체후가 강해지면서 독특한 냄새를 내게 됩니다. 이를 보통 ‘노인 냄새’라고 합니다.”


자취를 하는 10~20대의 남학생들에게서도 냄새가 나지만 이들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한다. 노인 냄새는 신체의 노화에 따른 신진대사 능력의 감소로 노폐물의 분해와 배출이 활발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다는 것.

 

특히 노년이 되면 피지 중 지방산이 과산화지질이란 물질로 산화돼 폐뿐 아니라, 피부로도 배출되어 특유의 노인 냄새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주로 고령층에 많이 생성되지만, 만성 질환자에게도 생성되며 50대 이상부터 나타난다고 한다.


그런데다 활동력이 저하되며 노인 스스로 씻는 것을 게을리 하게 되면 냄새를 가중시킨다. 나이가 많더라도 샤워나 목욕을 자주하고 청결을 유지하면 어느 젊은이나 다름없이 특별한 냄새를 유발하지는 않는다는 것.


한림대 의대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윤종률 교수는 “노인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는 목욕, 양치질을 자주하고 햇볕을 자주 쬐어 신체를 환기시키며, 비타민 C와 섬유질이 많이 든 과일을 즐겨 먹어야 한다. 몸에 향수를 적절하게 뿌리는 것도 좋다”고 조언한다.


다음은 ‘노인 냄새’를 예방하기 위한 생활 속 실천 방법이다.


①몸을 자주 씻는다. 배설물이나 땀샘, 호흡 등의 방법을 통해 냄새의 원인 물질이 배출되므로, 우선 몸을 깨끗이 씻어 냄새의 원인 물질들을 신속하게 배출시킨다.


②옷을 자주 빤다. 노인 냄새를 유발하는 물질들은 옷과 이불을 비롯해 방에 흡착되어 나쁜 냄새를 나게 한다.

 

노인은 외출을 하지 않아 땀이 안 난다는 이유로 한 가지 옷을 오래 입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본인만 모를 뿐 냄새는 난다. 속옷은 물론 겉옷도 매일 갈아입어야 한다.


③이불을 자주 빨고 햇빛에 말린다. 노인이 거주하는 방에서 나는 나쁜 냄새의 상당 부분은 이불과 요에서 발생한다. 번거롭더라도 되도록 자주 이불과 요를 빨아 햇빛에 잘 말려 소독하는 것이 좋다. 세탁이 힘들 때는 홑이불을 씌워서 이것만 자주 빠는 것도 방법이다.


④방을 깨끗이 청소한다. 방의 벽지 등에도 냄새가 배어있다. 스팀 청소기를 이용해 방바닥에 걸레질을 하는 것은 물론 실내를 자주 환기시킨다. 실크벽지라면 벽지도 자주 닦아준다.


⑤방향제나 탈취제, 향수를 이용한다. 실내용 방향 제품들을 갖다 놓거나, 냄새가 좋은 화분, 숯 등을 놓아 냄새를 흡수하게 한다. 적당한 향수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⑥실내공기의 정화기에 신경 쓴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해 냄새를 제거 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장옥경 프리랜서

틀니·흡연자는 칫솔질 더 깨끗이

◇구취


전에는 냄새가 나지 않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 입 냄새가 나고 점차 심해진다. 침의 분비량이 청년기의 절반으로 떨어지기 때문.

 

또 구내염이나 치주염 등 구강 내의 염증 질환이 있거나 위장 장애가 있는 경우, 틀니를 한 경우도 구취의 원인이 된다.


이런 질환이 의심스럽다면 질환별로 치과치료나 내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평상시에도 칫솔질하는 것을 귀찮아하지 말고 하루에 3번은 닦는 것이 좋다.

 

또 사람들과 접촉이 줄면 입을 여는 횟수가 줄어 구취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물을 자주, 많이 마셔서 구강을 환기 시켜줘야 한다.

 

담배로 인한 악취는 나이가 들면서 더욱 심해지므로 금연을 하거나 더욱 꼼꼼한 구강관리가 필요하다.

요실금·전립선질환 치료받아야

◇배뇨장애

노인 냄새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질환은 배뇨장애. 할머니들의 경우 앉았다 일어설 때, 아랫배에 힘을 줄 때, 기침을 할 때 속옷을 적시기 일쑤인데, 이런 현상은 요실금 때문이다.

 

요실금이 반복되며 소변이 새면 몸에 냄새가 난다. 출산을 많이 할수록, 고령일수록 요도괄약근이 늘어져 요실금 발생 확률이 높다.


할아버지들의 경우 한밤중에 서너 번 이상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일이 생기는데 이는 전립선 질환이 문제되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50대 이후부터 전립선이 커지며 요도를 압박해서 시원하게 소변을 볼 수 없다. 소변 줄기도 약해지고 볼일을 마칠 무렵엔 방울져서 떨어지므로 바지 앞섶에 묻히기 십상이다.

 

이로 인해 요소분해 박테리아가 옷이나 지퍼 등에서 암모니아를 형성해 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요실금이나 전립선질환이 있다면 산부인과나 비뇨기과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또 땀샘, 겨드랑이, 성기 주변 등 분비선이 모여 있는 곳은 탁하고 쾨쾨한 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더욱 잘 씻고 말려야 한다.

무좀 기승, 당뇨환자 청결 필수

◇발 냄새

여름철에는 땀이 많이 나 발에서도 냄새가 나게 된다. 특히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습기가 많아 무좀이 기승을 부리고 당뇨환자의 경우 합병증으로 발에 피가 잘 통하지 않아 발이 썩어 들어가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꽉 조이는 구두나 양말은 피하고 되도록 공기가 잘 통하는 편한 신발을 두세 켤레 두고 갈아 신는다.

 

냄새나는 발은 일단 찬물로 깨끗이 씻고, 마지막 헹구는 물에 식초나 스킨·아스트린젠트 등 화장수를 몇 방울 떨어뜨려 씻으면 냄새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종이수건으로 물기를 잘 닦은 뒤 발가락사이를 벌려 깨끗이 말린다. 젖은 수건은 전염될 수 있으므로 피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