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꽃피는 희망근로사업
[기고] 꽃피는 희망근로사업
  • 관리자
  • 승인 2009.10.09 14:14
  • 호수 1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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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화 기자/강릉
정부가 실시한 ‘희망근로 프로젝트’ 시책은 저소득층 노인과 서민들에게 절실한 일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70대 초반의 필자처럼 3분의 2 이상이 튼튼한 노인들이란 점에 놀랐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자신의 건강유지와 여가선용, 사람 냄새 나는 만남이 좋아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우리가 맡은 일은 ‘생활환경사업’으로 주로 국도변 쓰레기 수거였다. 15명이 한 조가 돼 푸른색 비닐봉투와 족집게를 양손에 나눠 들고 뙤약볕 아래서 음료수 깡통이나 담배꽁초에 이르기까지 알뜰하게 주어 봉투에 담았다.

늘 생각하던 일이지만 버리는 사람이 따로 있고, 줍는 사람 따로 있는 비뚤어진 문화게임을 어찌하랴. 폭염과 과로를 걱정해 주는 담당 공무원의 말대로 일할 땐 젊은이들 못지 않게 움직이고 그늘에서 충분한 휴식을 배려해 주어 시청 소속 조장들이 얼음 물통을 들고 뒤따르며 갈증도 물어준다.

특히 도로변에서 구멍가게를 하는 주민이 “더운 날씨에 수고한다”며 냉커피를 대접했을 때와 초등학생들이 “할아버지 수고하세요!”라고 응원할 때는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한편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우리를 바라보며 ‘웬 넝마주이들인가’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갸우뚱할까 걱정되기도 했다. 망태기만 메지 않았을 뿐, 틀림없는 그 옛날 넝마주이와 똑같으니 말이다.

좋은 일을 하는 이 사업에 작은 불만도 있어서는 안 되며, 잡초뽑기나 쓰레기 줍기 등 단순 취로사업을 떠나 일감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현장의 안전사고 방지대책 등을 완벽하게 다듬어 ‘꽃피는 희망근로’가 됐으면 한다.

또한 참여자들이 근무 중 술을 마시거나 숲으로 숨어 담배를 피우는 행위, 잘날 척하며 수다를 떠는 등 분위기를 흐트러뜨리는 행동은 삼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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