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배움에는 나이가 필요없다
[현장칼럼] 배움에는 나이가 필요없다
  • 관리자
  • 승인 2009.10.09 14:18
  • 호수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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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성 양원초등학교 교사
우리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소일거리도 마땅치 않은 현실이다. 그런데 노년층 가운데 노후를 보람 있게 살아가는 분들의 일상이 있다.

성인대상 학력인정 초등학교인 양원초등학교의 학생들이 바로 주인공들이다. 대부분 50~70대 늦깎이 초등학생들은 반평생을 한글도 읽지 못해 숱한 설움을 안고 살아왔던 지난날의 아픔을 딛고 배우는 즐거움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일반 초등학교 6년 교육과정을 4년 동안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학습의 치열함과 열정은 일반학교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학생들은 한글 및 초등학교 전 과정은 물론 소풍, 방학, 동화구연대회, 나의주장발표대회, 각종 글짓기대회 등 여느 초등학교와 다름없는 행사를 통해 배움의 한을 풀고, 인생의 참 맛을 느끼며 가슴 벅찬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9월 22일 본교 강당에서 열린 동화구연대회는 읽기 말하기 듣기 교육의 연장학습으로, 동화를 읽고 해석한 내용을 적절히 표현해 다시 구연하는 행사로, 올해로 4회째 이어지고 있다. 전체 32학급 1300여명의 학생들 중 예선을 거쳐 16개 팀이 본선에 나갔는데 출연 학생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또 구연할 동화의 내용도 전래동화, 창작동화 등 다양하고, 분장과 소품의 준비는 어지간한 연극무대에 오르는 작품 이상이다.

본교 재학생이 모두 성인이고 출연자들 역시 다양한 연령·인생경험·환경을 지닌 사람들이라서 구연하는 능력과 감정표현도 특별하다.

4학년 조정숙 학생의 경우 혼자 몸으로 4남매를 기르기 위해 분식집에서 시작해 대형 식당을 운영하기까지 천로역정과도 같은 길을 걸었던 분이다. 70대가 되도록 자신을 돌보며 성취감을 갖지 못한 탓인지 거의 종교활동과 흡사하게 학교생활에 심취해 몰두한다.

양원초등학교는 배움에 목마르고 한을 느끼는 노년층을 위해 보다 풍요롭고 보람있게 살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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