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대한노인회를 생각한다
[금요칼럼]대한노인회를 생각한다
  • 관리자
  • 승인 2009.10.09 14:19
  • 호수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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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수 한성대학교 교수
대한노인회는 1969년 1월 출범해 현재 5만7000여개의 경로당과 1000여개의 노인교실을 기본조직으로 한 단체다. 대한노인회는 260만명의 노인을 조직구성원으로 한 우리나라 최대의 노인단체다. 우리나라에는 몇 개의 노인단체가 있지만 대한노인회를 능가하는 단체는 없다. 대한노인회가 노인의 권익신장과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몇 가지 현안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첫째, 대한노인회는 회원노인 증가의 실패를 겪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은 500만명인데 대한노인회 가입 노인이 260만명으로 52%라고 한다. 정말 이 숫자가 맞는가. 회원이라 한다면 그 조직의 목적이나 취지에 찬동하고 조직의 활성화를 위해 회비를 내고 회원으로 활동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회비를 내고 대한노인회 조직활동을 하는 노인은 훨씬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는 노인(65세)으로 진입하는 인구가 1년에 31만4000명이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매일 860명의 노인이 탄생한다. 이중에서 돈 많은 노인, 많이 배운 노인, 사회지도층 인사 노인들이 대한노인회 하부 조직인 경로당, 노인교실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가. 경로당 가입 노인은 평균 연령이 75세 내외다. 가입노인은 적고 나이 드신 노인들은 세상을 떠난다. 다시 말하면 회원가입을 활성화 하지 않으면 대한노인회의 앞날은 지극히 어둡다.

둘째, 대한노인회 산하 조직은 매력 있는 집단이 아니다. 노인들은 대한노인회를 구성하는 경로당, 노인대학보다 노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관을 더 선호한다. 노인들은 노인복지관에 가면 ‘프로그램이 다양해서 재미있다’ ‘소일하기 좋고 마음에 드는 친구가 많다’ ‘점심을 주거나 싸게 먹을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노인들을 복지관에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 대한노인회 재정은 대부분 정부나 지자체의 예산에 의존하고 있다. 대한노인회와 유사한 관변단체인 자유총연맹, 새마을운동 중앙협의회, 바르게살기운동 중앙협의회 등의 정부 예산 의존도는 30% 내외인데 비해, 대한노인회, 각 시도 연합회 및 지회의 예산은 대부분 국가예산 또는 지방자치단체 예산에 의존하고 있다.

넷째, 선거가 대한노인회를 분열시키고 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다. 그러나 대한노인회의 경우 선거가 끝난 후 반목, 질시, 시기, 음해 등 부정적 행태가 자행돼 왔다. 대한노인회는 어르신답게 성숙된 자세로 선거에 임하고, 승패에 당당하게 승복하거나 패자를 껴안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섯째, 대한노인회의 산하 조직은 변화가 없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데 대한노인회 산하 단체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은 운영방식을 택하고 있다. 무사안일하게 하루하루를 보낸다고 비판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여섯째, 대한노인회는 실력 행사를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목소리 큰 사람이 떡을 많이 차지하는 사회다.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는 사람의 주장이 관철되는 곳이 대한민국 사회다. 그런데 대한노인회는 너무 점잖다. 노인복지를 위한, 노인권익을 쟁취하기 위한 실력행사를 하지 않는다.

이러한 대한노인회의 현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첫째, 회원배가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대한노인회는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는 2010년을 회원배가운동의 원년으로 삼아 전국 각지의 경로당, 노인교실을 중심으로 회원증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회원이 증가하기 위해서는 경로당의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경로당을 전문화하고, 경로당을 통합시켜서 중대형화해야 할 것이다.

둘째, 재정확보를 위한 다변화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 내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지원방식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예산 지원방식 이외의 다른 재정 확보책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지도자를 중심으로 한 민주적, 능률적 행정이 이뤄져야 한다. 위에서 명령을 내리는 상의하달(上意下達)식 보다는 아래로부터 의사전달 통로를 열어 놓는 하의상달(下意上達)식 방법을 택하되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쉽을 뒷받침해 줘야 한다. 지도자를 뽑아놓고 흔들어대는 방식은 이제는 안된다. 또 지도자는 다양한 정책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넷째, 사회봉사의 중심축으로 대한노인회가 서야 한다. 사회와 가족을 위해 봉사하신 현재의 노인들이 마지막 여생을 자녀세대를 위한 봉사와 희생을 해야 한다.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노년이다.

마지막으로 정보화 사회에 동참하는 노인, 사회에 관심을 가지는 노인, 긍정적 사고방식을 갖는 노인이 돼야 할 것이다.

대한노인회의 발전은 노인단체의 발전뿐만 아니라 대한노인회 구성원인 노인 모두의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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