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낚시와 노인
[금요칼럼]낚시와 노인
  • 관리자
  • 승인 2009.10.16 16:14
  • 호수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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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외성 경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요즘 바닷가에 가면 낚시하는 사람들이 제법 눈 에 띈다. 친구들과 오거나 가족단위로 낚시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혼자서 낚시에 열중하는 사람도 있다. 필자 가 거주하는 마산지역의 경우 낚시점이 수십 개소에서 영업을 하고 있으며,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일요일 등 주 말에는 불야성을 이룰 정도로 성업 중이다. 낚시 용품이나 낚시복도 다양하고 세련되게 개발해 낚시를 하고 싶도록 유혹하고 있다.

최근에는 낚시전문 방송국이 낚시에 대해 홍보와 교육을 겸한 레저프로그램을 방영함으로써 낚시에 관한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다.

낚시를 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주위 사람들의 낚시에 동행하여 낚시를 입문하는 사람,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나 친구들과 함께 낚시를 하게 된 경우, 중년기 이후 취미로 낚시를 선택하여 시도한 사람, 특히 준고령자나 혹은 고령자들이 여가선용으로 낚시를 하는 사람 등이 있다.

낚시 를 처음에 할 경우에는 과도한 기대를 하거나 낭만적인 상상을 하여 낚시에 많은 시간과 열정을 불어넣는 경우가 많다. 처음 몇 번 다니다가 요행히 물고기를 어느 정도 잡았을 경우, 그때의 감격은 말할 수 없고, 소위 ‘중독’ 되는 첫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나 중독된 첫 경험을 다시 맛보고자 하지만 그렇게 자주 감동을 맛보기란 쉽지 않 다. 그래서 낚시에 입문한 사람들이 오랜 기간 낚시를 ‘즐기면서’ 낚시를 건전한 취미로 발전시키는 경우는 많지 않다.

낚시는 과학이다. 흔히 낚시는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하는데, 30%의 확률범위 내에서 기후, 낚시 포인트, 물 때 등의 자연적·물리적 상황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지식, 경험 및 기술을 가져야 소망하는 조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계절별, 온도, 바람, 물때는 물론 물고기의 습성, 각종 낚시용품을 활용한 채비의 운용방법 등 은 실로 과학과 예술이 혼합된 절묘한 선택이다.

그래서 낚시는 종합예술과 같다. 낚시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경 험, 기술을 갖출 때, 낚시를 이해할 수 있다. 낚시를 깊이 이해하고 여러 가지 경험을 거치면, 낚시가 가진 매력을 알 수 있다. 낚시의 매력을 알 수 있을 때, 오랜 시간동안 기다릴 수 있고, 무료하지 않다. 마치 때를 기다릴 수 있는 능력이 몸에 배이게 된다.

낚시는 그래서 경륜을 가진 어르신처럼 조용하고 움직이지 않으나, 그 속에서 수많 은 변수와 움직임을 느끼고 분석하는 작업과 다름 아니다. 노인은 바로 이러한 존재다. 한 평생을 살아오면서 시대 와 사회의 변화를 몸으로 겪고 그것을 알고 있는 노인은 바로 그 사회의 역사적 존재다. 비록 육신은 노쇠하였으나 , 노인들이 가진 역량과 경험은 무궁무진하다. 노인들이 가진 무한한 자원을 어떻게 발굴하고 적절하게 활용할 것 인지가 관건이다.

낚시처럼 노인들의 역량과 자원을 이해하고 그들이 기쁘고 활력 있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이제 경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그리고 지적으로도 능력 있는 고령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21세기 장수시대에 어떻게 하면 활력 있는 노인들로 하여금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건강한 사회를 열어 가면서 사회 에 기여하게 할 것인지가 남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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