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세상읽기] “보복 정치”
[백세시대 / 세상읽기] “보복 정치”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4.04.08 09:54
  • 호수 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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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보복의 정치가 난무하고 있다. 국민의 삶을 나아지게 만드는 정치가 아니라 사적인 원한을 갚기 위한 ‘분풀이 정치판’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복수의 칼날을 벼리는 대표적인 인물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다. 

그는 4·10총선을 앞두고 ‘조국혁신당’을 만들어 대표로 앉았다. 여론조사는 그가 금배지를 달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는 22대 국회가 문을 여는 순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선언했다. 정치 검찰의 고발 사주 및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징계 의혹, 한동훈 위원장의 딸 논문 대필 의혹 등과 관련한 것이다. 사적인 보복을 만천하에 공표한 셈이다. 

그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특감반 감찰 무마 의혹 등으로 2심 유죄판결을 받았다. 수년간 검찰의 집요한 수사로 인한 심적·정신적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범법자로서 응당 치러야할 수모와 고통임에도 불구하고 조 대표는 그것을 한 위원장과 윤 대통령에게 고스란히 돌려주겠다는 생각이다. 국민 혈세를 세비로 받아가며 복수전을 펼치겠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보복 정치의 시발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이다. 이 대표는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패배한 사실을 뼈아프게 느끼며 복수심에 불탔다. 대통령이 되지 못한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지 않고 상대방에게서만 찾은 결과이다. 대선이 끝나고 얼마 뒤 치러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당장은 사법 리스크 방탄을 위한 것이었지만 다음 대선 도전의 발판 마련이 목적이다. 이 과정에서 자기가 거주하는 지역이 아닌, 당선이 보장되는 민주당 텃밭에서 출마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무릇 대선에 진 후보들이 책임과 각성의 시간을 갖고 두문불출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보복 정치의 맨 앞장에 선 이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 문 전 대통령은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잇따라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를 하면서 “칠십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 것 같다, 정말 무지하고 무능하고 무도하다”며 “이번에 우리 민주당,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등 야당이 함께 좋은 성적을 거둬 이 정부가 정신 차리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전직 대통령들은 선거 중립을 지켰으나 문 전 대통령은 그런 관례를 깼다. 윤석열 정부가 문 정부의 온갖 실정을 비판한 것에 대한 복수심의 발로이다.  

보복 행위는 민간단체에서도 흔히 보는 광경이다. A단체의 B회장은 10년 가까운 낭인생활 끝에 단체의 수장이 됐다. B회장은 단체의 발전과 회원 권익 향상보다는 전 단체장들에 대한 사적인 복수와 사익추구에 몰두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 회장이 지은 복지시설의 명칭을 바꾸고, 전 회장의 사업과 유사한 행태의 사업을 벌여 ‘혼란스럽다’는 비난의 소리를 듣는다.

B회장은 직위를 이용해 온갖 이권에 관여한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회원수첩에 이름을 올리며 금품을 요구하거나, 수많은 업체와 협약을 맺으며 암묵적 거래를 한다는 의혹이 그것이다.  

서면 이사회를 통해 중요 안건들을 통과시키고, 가족 등 측근을 이사로 선임하고, 이들을 거수기로 활용해 독선·전횡적으로 단체를 운영한다는 비판도 받는다. 

B회장은 ‘중복 감사’를 무리하게 벌이려다 벽에 부딪치기도 했다. 과거 장부까지 탈탈 털어 꼬투리를 잡아내려는 의도가 의심돼 일부 회원들이 강하게 저항했다는 후문이다.     

B회장은 최근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번 총선을 ‘국민과 범죄자와의 싸움’이라고 정의했다. 4·10 총선의 중대성을 알리는 적절한 표현이다. 범죄자들에게 표를 주는 건 국가와 민주주의 발전을 포기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보복 정치’, ‘중복 감사’ 따위로 우리 사회를 퇴행과 분열로 몰아가는 이들을 사회에서 격리시켜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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