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세상읽기] “맹장수술보다 흔한 담낭절제수술”
[백세시대 / 세상읽기] “맹장수술보다 흔한 담낭절제수술”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4.04.15 10:05
  • 호수 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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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주변에 담낭절제수술을 받은 이가 꽤 된다. 지인 중 70세 남성이 지난 3월에 이 수술을 받았고, 최근에 68세 여성도 같은 수술을 받았다. 알고 보니 이 여성의 언니와 형부도 나란히 이 수술을 받았던 병력이 있다. 과거에 담낭염은 60대 이후에 잘 생기는 노인질환이었으나 요즘은 그렇지만도 않다. 20~30대에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백세시대’ 912호 세상읽기에 급성담낭염으로 고생한 지인의 이야기를 소개한 바 있다. 그 지인이 담낭절제수술을 받고 후일담을 알려왔다. 지인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일요일 오후에 입원했다. 그리고 다음날 월요일에 담낭절제수술을 받고 수요일 퇴원해 회복 중이다. 며칠 동안 음식을 정상적으로 먹지 못하고 죽으로만 때운 탓에 기운이 없고, 수술 부위가 댕기는 통증이 있지만 특별히 아픈 데는 없다고 한다.

담낭(쓸개)은 간 바로 밑에 붙어 있는 길이 7~10cm의 장기로 간에서 분비한 담즙을 농축, 저장하였다가 음식물이 십이지장 내로 들어오면 담즙을 분비하여 지방의 소화, 흡수를 돕는 일을 한다. 

서울아산병원 측에 따르면 담즙이 지나치게 많은 콜레스테롤, 담즙산염, 빌리루빈을 포함하면 단단하게 되어 담석이 될 수 있다. 담석은 황녹색의 콜레스테롤이며, 이 담석이 담낭에서부터 떨어져 나와 간에서부터 소장까지 이어지는 간관, 담낭관, 총담관을 막게 되면 담즙의 흐름이 정체되어 질환이 발생한다. 

지인의 경우 처음 증상은 “배가 아프고, 숨이 차고, 음식만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고, 명치가 아프고, 늑골 부위도 아팠다”였다. 집 주위 3곳의 내과에선 급성담낭염이란 사실을 까마득히 모른 채 소화제만 처방했다. 사흘 동안 고통을 참고 견딘 끝에 대학병원에서 CT를 찍고 나서야 급성담낭염을 확인했고, 보름여 간 우루사 등 약으로 담낭의 붓기를 가라앉힌 후 수술로 제거한 것이다.  

지인의 몸에서 나왔다는 담석은 지름 1cm 내외의 녹색 알맹이 두 개와 가로×세로 2cm의 사각형 덩어리였다. 이 외에도 더 많은 담석이 담낭 안에 들어있었다고 한다. 

지인은 “담낭이 없어도 음식 섭취 등 생활하는데 별 지장이 없다고 들었다”면서도 “‘쓸개 빠진 여자’가 돼 기분이 묘하다”고 웃었다. 

예부터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고, 줏대 없이 행동하는 사람을 비유해 ‘쓸개 빠진 놈’이라는 말을 쓴다. 담낭의 한자어는 膽囊으로 ‘쓸개 담’(膽)자를 쓴다. 또 담은 ‘겁이 없고 용감한 기운’이란 뜻도 가지고 있다. 쓸개가 신체의 중앙에 위치해 결단을 내리는 곳으로 인식해서인 듯하다.   

그런데 이번에 대한노인회의 한 지회 임원과 담낭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담낭제거수술을 받은 후 사망한 노인들이 많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이 임원은 “코로나 사태 이후 담낭절제수술을 받은 70~80대 노인들이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 주변에 평소 건강한 모습을 보였던 노인을 포함해 3명이 수술을 받고난 후 다른 장기에 출혈이 나타났고 지혈이 안 돼 명을 달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술 받으라는 (의사의)말을 따르지 말고 가능하면 약으로 통증을 다스리며 경과를 보는 게 나을 지도 모른다”는 말도 했다. 

담낭절제수술로 사망한 노인이 코로나 병력이 있었는지, 아니면 없었는지, 또  출혈 원인이 담낭수술로 인한 것인지, 지혈이 왜 안됐는지 등에 대해선 확인할 도리가 없다. 그렇지만 이번에 수술 받은 지인의 경우 출혈 증상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요즘 담낭절제수술이 맹장수술보다 더 흔하다. 국민건강보험 주요수술통계연보(2020년)에 따르면 한해 담낭수술 건수가 맹장수술(7만8000여건)보다 많은 8만6000여건이다. 의사들은 “담석이 언제 통증을 일으킬지 모르니까 결국은 수술로 제거하는 게 최선의 치료 방법”이라고 한다. 한때 편도선이 붓거나 염증이 생기면 무조건 수술로 편도선을 제거했다. 요즘은 그렇지만도 않다고 한다. 담낭절제수술도 그런 날이 올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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