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포토카드’로 연명하는 실물 음반시장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포토카드’로 연명하는 실물 음반시장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4.05.03 15:57
  • 호수 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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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은 무엇일까. 1990년대부터 MP3 활성화 이후 디지털로 전환된 2000년 초반까지를 우리나라 실물 음반시장의 전성기로 분류할 수 있다.

실제로 MP3 등장 이후 불법다운로드가 판치면서 피지컬 음반이라고도 불리는 CD‧카세트테이프‧LP판 등을 합친 실물 음반 판매량은 10만장을 넘기기도 어려웠다.

다행히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고 ‘멜론’ 등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가 정착되면서 현재는 주도권이 실물 음반에서 디지털 음원으로 넘어갔다.

즉, 실물 음반 전성기인 1990년~2000년 사이 발매된 음반이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일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 시기 최다 판매 음반은 ‘잘못된 만남’이 수록된 김건모의 3집 앨범으로 330만장이나 팔렸다. 그렇다면 이 음반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일까. 

놀랍게도 이 2020년 전후 발매된 앨범 중에서 김건모 3집보다 많이 팔린 앨범이 8장이나 있다. 500만장을 넘게 판 앨범도 두 장이나 있다. 

아날로그 앨범이 수백만장이나 팔린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지만 대서특필 되지도 않는다. 

최근 K팝 시장을 이끌고 있는 하이브와 하이브의 자회사이자 ‘뉴진스’라는 인기 걸그룹을 탄생시킨 어도어간 경영권 분쟁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하이브 측에서 어도어의 수장인 민희진 대표가 회사 탈취를 시도했다며 해임 추진에 나선 가운데 민 대표가 이에 대항해 기자회견을 열면서 우리나라 연예계를 발칵 뒤집었다.

민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논쟁이 될 만한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는데 이중 랜덤 포토카드,  밀어내기 등으로 음반을 많이 구매하게만 만드는 K팝 산업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했다. 

‘랜덤 포토카드’는 한 그룹에 속한 다수 멤버들의 사진을 랜덤으로(무작위로) 앨범에 넣어 음반을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 결과 한 명의 팬이 많게는 수십 장의 앨범을 구매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해졌고, 포토카드만 간직하고 음반은 버리는 ‘앨범깡’ 폐해가 극심해져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 K팝 팬덤 사이에선 이로 인한 환경 문제도 일찌감치 지적됐다.
밀어내기도 심각하다.

‘밀어내기’는 유통, 판매사가 그룹의 신작 앨범의 초동(음반 발매 후 일주일 동안의 판매량) 물량을 대규모로 구매한 뒤 기획사가 팬 사인회 등으로 보상해주는 관행을 말한다. 

이번 민 대표의 기자회견을 토대로 불합리한 음반시장을 개혁하는 목소리가 커져 K팝 발전의 새로운 토대가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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