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노조 무력화 의혹… 노조 아닌 단체와 교섭?
한화시스템, 노조 무력화 의혹… 노조 아닌 단체와 교섭?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4.05.0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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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단체교섭중지’ 가처분 제기 vs 회사 측 “단체교섭권 침해 아니다”
한화시스템 CI (사진=한화시스템 홈페이지)
한화시스템 CI (사진=한화시스템 홈페이지)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한화시스템에서 노조가 아닌 근로자위원회와의 단체교섭을 진행해 온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한화시스템노조는 명백한 ‘노조법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반면 한화시스템은 회사가 노조와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하고 있는 이상, 회사가 근로자위원회와 교섭을 진행해도 노조의 단체교섭권은 침해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난 3일 한화시스템노조는 대구지법 김천지원에 “한화시스템이 노조 아닌 단체와 수년간 단체교섭을 지속했다”면서 단체교섭중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노조는 “사측이 2021년 노조설립 이후에도 교섭권이 없는 근로자위원회와 임금 및 근로조건을 교섭하면서 노조에는 매번 ‘조정의 여지가 없다’는 통보를 했다”고 주장했다.

근로자위원회는 2014년 삼성탈레스가 한화그룹으로 매각될 당시 꾸려진 비상대책위원회가 전신이다. 이후 비대위가 사용자쪽으로부터 활동을 보장받아 근로자위원회로 전환했고,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사용자쪽과 일종의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노조는 2021년 11월 설립 이후 줄곧 임의단체 교섭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한화시스템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성종 한화시스템노조 위원장은 [백세경제]와의 통화에서 “한화시스템 측은 근로자위원회를 이용해 노조를 무력화시켰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도 근로자위원회와의 신의성실을 들먹이며 임금을 0.1%도 올려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상대책위에서 노조로의 전환을 포기하고 사용자 합의로 성립된 단체로 노조가 되고자 목적한 사실도 없는 단체에 사용자가 마치 과반수노조 같은 권한을 부여해 노사협의회 근로자쪽 위원 선임 권한까지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시스템 홈페이지 ‘노사상생’ 페이지에는 근로자위원회를 ‘노사 간 합의를 기반으로 한 과반 이상의 사원 대표 기구’로 소개한 바 있다. 이 페이지는 현재 노조 측의 건의로 삭제된 상태다. 

이와 관련 [백세경제]는 한화시스템 측에 ▲한화시스템노조가 제기한 단체교섭중지 가처분 관련 입장 ▲노사협의회가 아닌 근로자위원회와의 교섭이 계속해 이뤄지고 있는 이유 ▲노사협의회 관련 앞으로의 계획 등을 질의했다.

한화시스템 측은 노동조합이 아닌 단체나 개인도 그들에게 적용될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해 사용자와 논의하고 합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근로자위원회는 노동조합과 무관하게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노동조합 보다 먼저 2015년에 설립된 단체”라며 “근로자위원회는 다수의 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단체를 결성해 회사를 상대로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논의를 요구해 왔고, 회사는 이에 응해 논의에 참여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하고 있는 이상, 회사가 근로자위원회와 교섭을 진행해도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은 침해되지 않는다”면서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구성을 위해 양 단체와 협의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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