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인천 서구지회 소속 컴닥터봉사단 “컴퓨터 배워 손주하고 소통해요”
대한노인회 인천 서구지회 소속 컴닥터봉사단 “컴퓨터 배워 손주하고 소통해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4.05.17 15:30
  • 호수 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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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관에서 한글문서작성·영상 편집 등 교육

2023년 자원봉사대축제 대한노인회장상 수상

인천 서구지회 소속 컴닥터봉사단원들이 서구 복지관에서 지역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컴퓨터 교육을 하고 있다.
인천 서구지회 소속 컴닥터봉사단원들이 서구 복지관에서 지역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컴퓨터 교육을 하고 있다.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손주들과 소통하기 위해 배운다.”

지난 5월 9일, 인천 서구 노인복지회관의 한 교실에서 컴퓨터를 배우는 어르신이 하는 말이다. 또 다른 어르신은 “손주로부터 ‘컴퓨터 할 줄 모르는 할아버지’라는 말 듣고 싶지 않아 배운다”고도 했다. 이날 어르신들은 ‘윈도우 무비 메이커’라는 영상제작·편집 소프트웨어로 동영상 제작의 기초적인 방법을 배웠다.

어르신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는 이들은 대한노인회 인천 서구지회(지회장 조재길) 소속의 컴닥터봉사단(단장 신영옥)이다. 이 봉사단은 한 달에 한 번씩 이곳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컴퓨터를 가르치고 있다. 

신영옥(77)단장은 “복지관에서 컴퓨터를 배운 60대 후반~80대 중반의 어르신 20명이 2016년 8월에 서구지회의 권유로 봉사단을 조직했다”며 “지금까지 700명의 어르신들을 교육했다”고 말했다.

컴닥터봉사단원은 교사, 의상디자이너, 병원 직원 출신들로 여성 13명, 남성 7명으로 구성됐다. 부평에서 30여년 의상실을 운영했던 신 단장은 컴퓨터를 좋아해 컴퓨터 강좌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신 단장은 “구청에서 무료컴퓨터 강좌가 있는 날에는 사람이 많아 아침부터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며 “그런 과정을 거쳐 한글 문서 작성, 엑셀, 파워포인트 등 세 개 자격증을 땄다”고 기억했다.

컴닥터봉사단은 한글 문서 작성과 동영상 편집 등을 가르친다. 초등 교장을 지낸 서순학 단원은 “가령 병아리와 관련한 글을 작성하면서 네이버에서 병아리 사진을 찾아 붙여 넣으면 근사한 작품이 된다”며 “글로만 가득 채운 것하고는 수준이 다르게 보이지 않느냐”며 웃었다. 봉사단원들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게 처음부터 익숙하지 않아 힘들었다고 입을 모은다. 

가좌1동경로당 회원으로 급식배달 등 봉사활동을 오래 해온 이점수(77) 부단장은 “처음에는 두렵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했지만 ‘나이 들어 같이 배워간다’는 생각을 갖고 접근하자 어느덧 마음도 편해지더라”며 “어르신들이 다른 곳에서 배우는 것보다 우리에게서 배우는 걸 더 편하게 생각하고 좋아한다”고 말했다.

교장 출신의 주석선 단원은 “컴퓨터를 켤 줄도 몰랐던 어르신이 교육을 받고나선 춤과 음악을 곁들인 동영상을 만들어 보여주는 순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봉사단원들은 처음에 경로당을 방문해 교육을 했으나 참여자가 적은 데다 컴퓨터가 없는 곳이 많아 어려움이 따랐다. 요즘은 노인복지회관에서 제공하는 공간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3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대한노인회장상을 수상했다. 

80대 중반으로 봉사단에서 가장 연장자인 이용식 단원은 “상을 받을 만큼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큰상을 받아 부끄럽다”며 “앞으로는 스마트폰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재길 인천 서구지회장은 “컴닥터봉사단원들은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IT(정보통신기술)시대에 발맞춰 열정적으로 삶을 사는 분들”이라며 “서구의 어르신들을 ‘컴맹’으로부터 탈출시키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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