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섭 신임 강원도연합회장
이춘섭 신임 강원도연합회장
  • 함문식 기자
  • 승인 2009.11.25 12:05
  • 호수 19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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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경험 살려 진일보한 노인정책 실천할 터"

 

강원도연합회가 11월 20일 연합회 강당에서 실시한 연합회장 선거에서 이춘섭(76) 전 홍천군지회장이 유효투표 46표 중 37표를 획득, 당선돼 향후 4년간의 강원도연합회를 이끌게 됐다. 이춘섭 신임 연합회장은 "오랜 공직경험을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는 강원도연합회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강원도 노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최대한 정확히 조사해 다양한 시책을 마련하고, 이를 중앙회 및 강원지역 지회, 일선 경로당 어르신들과 협의해 보다 진일보한 노인정책으로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아름다운 춘천의 공지천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강원도연합회 사무실에서 이춘섭 강원도연합회장을 만나 앞으로 노인회 조직을 이끌어 갈 비전과 소감을 들었다.

 

▲ 지난 11월 20일 17대 선거에서 당선된 이춘섭 강원도연합회장이 11월 25일 첫 출근해 집무를 보고 있다.

▶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전국 어르신들께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1933년 홍천에서 출생해 홍천군청에서 지방공무원으로 출발, 강원도청과 정선군청 등에서 근무했습니다. 이후 철원·횡성·양구군 부군수를 지내고 민선 1기 및 2기 홍천군수를 역임했습니다. 공직에서 물러난 후에는 2005년부터 홍천군지회장을 맡아왔습니다. 강원도 지역에서 한 평생을 보낸 셈이지요. 지역의 사정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행정가 출신이라는 것이 큰 자랑이랄 수는 없으나 대한노인회의 방대한 조직을 운영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랜 공동체 문화에 익숙한 일부 어르신들은 정확한 통계와 연간 계획에 따르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식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이런 운영방식도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좀 더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는 노인회 조직의 운영에는 한계가 있으리라 봅니다. 따라서 저의 공직 경험은 노인회를 운영하는 데 매우 유용하리라 생각합니다.

강원도 노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최대한 정확히 조사해 다양한 시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중앙회 및 강원지역 지회, 일선 경로당 어르신들과 협의해 보다 진일보한 노인정책을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 홍천군지회장 역임시 소외된 어르신들에 대한 배려가 각별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노인회 조직의 모든 업무는 일선 어르신들이 최대한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획돼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 각종 행사 등을 진행하다보면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모든 노인들이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예를 들어, 노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연례행사인 ‘노인의 날’ 행사의 경우에도 많은 어르신들이 기념식과 관련 행사에 참석하지 못해 노인을 위한 날에도 소외되고 있습니다.

대표성을 띤 분들이 대신해 축하받고 전체 노인이 그 마음만 받는 것이지요. 그러나 정작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분들의 마음속에는 일말의 아쉬움이 남게 됩니다. 따라서 홍천군지회장 당시 행사를 기획하더라도 반드시 읍면 분회 단위로 또 다른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동네 어르신들을 모시고 체육대회도 하고, 동네잔치도 하면서 한분도 빠짐없이 ‘잔칫상’을 받으실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강원도 지역은 대부분 산지 등으로 막혀 있고, 지역은 넓으나 인구는 드문드문 흩어져 있어 동질감과 결속력을 갖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이런 문화가 더욱 필요한 것이지요. 동네 부녀회, 청년회 등도 마을 어르신들 모시는 일에 적극 나서게 되고, 동네잔치가 돼 자연스럽게 경로문화가 자리잡았습니다.

▶ 앞으로 노인회 조직을 이끄는데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항은?
지회 단위에 있다가 연합회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돼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고, 한편으로는 가슴이 벅찹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노인회 조직은 노인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도록 모든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한노인회에는 ‘노인강령’이 있습니다. 현재의 노인문제는 이 노인강령의 개념에만 유념해도 대부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노인문제’란 어느 날 갑자기 우리에게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기본’에 대해 관심이 멀어진 탓에 불거진 것입니다. 이 노인강령의 근본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적극 앞장 설 것입니다.

이와 함께 노인을 공경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시급합니다. 그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노인복지시책입니다. 최근 노인에게 오물을 투척한다던지, 노인학대 등 많은 사건들이 발생합니다. 정말 개탄을 금할 수 없는 노릇이지요. 전통적인 가족공동체가 붕괴된 탓입니다. 가족과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의 부족함을 보살피고 보듬는 전통적인 정서의 회복이 시급합니다. 이 역할을 노인이 맡아야 합니다. ‘가화만사성’이라 했습니다. 경제발전도 중요하고, 문화와 국제적 위상도 중요합니다만, 무엇보다 기본을 충실히 다지고 나아가야 합니다.

노인이 사회적 변화에 걸맞는 위상을 정립하려면, 사회에 기여할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합니다. 옛날처럼 뒷방에 앉아 부양을 바라고 ‘나를 위해 뭘 좀 해주겠지’라는 기대심리를 버려야 합니다. 오히려 능동적으로 ‘사회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노년은 그에 맞는 대우를 받게 됩니다. 지난해부터 전국의 노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어린이유괴·성범죄추방국민운동’은 아주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지요.

요즘 노인들은 과거에 비해 건강상태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물론, 노화에 따라 몸이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몸을 충분히 움직일 수 있는데도 은퇴한 뒤 일 없이 먼산바라기나 하고 있는 것은 또 하나의 고통입니다. 그런 노인들을 놓고 무시하기까지 한다면 이는 이중, 삼중의 고통을 주는 셈이지요. 사회적으로 노인의 사회참여와 기여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노인에게 제 자리를 찾아주는 일이 시급합니다.

▶ 중앙회에 바라는 점은.
대한노인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재 사업단위 조직별로 배분되는 노인복지관련 예산을 일원화 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노인복지관, 시니어클럽 등 다양한 경로로 예산이 배분되다보니 큰 틀에서의 정책 수립이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국내 최대 노인조직인 대한노인회로 일원화 돼 종합적인 정책이 수립된다면, 예산의 중복투자나 투자소외 대상을 줄이고 합리적으로 노인복지가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합니다. 지역 어르신들과 경로당 회장을 비롯해 지회, 연합회, 중앙회 회장까지 마음을 열고 어디에 무엇이 필요한지 토론하면서 귀를 기울이고, 서로 신뢰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합니다. 젊은이와 노인, 도시와 농촌 노인, 정책입안자와 수혜자가 서로 마음을 터놓고 소통할 수 있다면, 우리가 맞이할 고령사회는 ‘우려’가 아닌 ‘기회’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밖에 대한노인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노인회에 역량 있는 인사들을 대거 중용해야 합니다. 문화를 개방하고, 덕망 높은 국가원로의 지혜를 빌려 대한노인회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사회적으로 전체 노인에 대해 인식을 환기할 수 있는 계기도 되겠지요.

함문식 기자 moo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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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을 2009-11-26 22:02:20
강원도연합회 회장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오며 항상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