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긴급동희 길 건너기가 두렵다
노인들 긴급동희 길 건너기가 두렵다
  • super
  • 승인 2006.08.1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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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행 확보 실버존 만들자!

고령자 삶의 질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버존’ 도입에 관심이 높다. ‘실버존’이란 노인들이 자주 다니는 노인복지회관, 공원 및 산책로, 농어촌 마을 어귀 앞, 버스정류장 등에 노인의 보행안전을 위해 설치한 구역을 말한다.

 
얼마 전 한 신문의 독자투고 난에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노인을 위해 차들이 오래 참고 기다려줬다는 훈훈한 이야기가 실렸다. 한 이동통신사는 주요 일간지 2면에 비슷한 주제로 캠페인성 광고를 실었다. 노인 교통사고 사망률 세계 1위, 노인들은 길 건너기가 두렵다, 인들을 위해 실버존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독일 같은 유럽의 선진국을 다녀온 관광객 중에는 그 나라들에 사람은 없고 노인들만 많더라, 노인들만 실컷 보고 왔다는 말을 한다. 실제로 길거리나 유명 관광지, 쇼핑가, 심지어는 남녀가 함께 들어가는 사우나 같은 곳에도 노인들이 많이 있다. 노인들을 위한 혜택이 많을 뿐만 아니라, 문화생활을 위해 노인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장수국가인 일본도 일찍부터 실버존 제도를 도입해 노인들의 도보이동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일부 지자체에서 실버존 개념의 도입이 정책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양천구는 지난 12월 30일 교통행정과 김성륜 씨의 ‘실버존 설치로 급증하는 노인교통사고를 예방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우수상으로 채택해 시상하고, 2006년의 정책에 도입키로 하는 등 노인교통안전에 관심을 쏟고 있다.

 

또 일부 지자체에서는 노인복지관 같은 시설물 주변 횡단보도의 녹색 신호등이 오래 켜지도록 하는 등 일부 관심을 두고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제공되는 각종 사회복지 서비스가 무색하게 노인들의 나들이를 위한 배려는 여전히 부족하다.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해 노인복지관, 실버타운, 고궁이나 박물관 미술관, 스포츠 경기장 등으로 이동하기가 크게 불편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노인들에게 각종 문화생활을 향유하라고 하면서도 막상 집밖에 나가면 사방에서 위험이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사단법인 생활안전연합이 2005년 10월 2일 제 9회 노인의 날을 맞아 노인들의 ‘보행 및 사고실태’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사대상 중 69.7%가 보행시 불편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출시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 및 이동방법은 도보 40.1%, 지하철 39.2%, 버스 12.9% 순으로 조사돼 노인들이 많이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 대상의 40.8%가 횡단보도를 횡단할 때 보행신호가 짧아 불편하다고 응답했으며,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차가 무섭다는 응답자도 35.5%에 이르렀다.


이런 도보이동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유모차를 밀고 다니는 할머니들이 늘고 있다. 허리가 굽고 신체 기능이 저하된 할머니들에게 유모차가 매우 유용하다고 한다. 할머니들이 ‘빨리빨리’ 돌아가는 교통신호체계에 적응하기 위해 나름의 고육책을 낸 셈이다.


통계에 의하면 2005년 한국 인구의 고령화 비율은 9.1%, 노인들의 평균 수명은 77.9세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구수나 고령화 수준으로 보아 실버존 시스템의 도입은 오늘 당장의 일이 아닐 수 없다.


교통사고 예방을 통한 사회적 비용의 절감 효과를 생각해서라도 관심을 기울일 가치가 있다.

박병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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