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편안히 지내실 수 있다면…’
‘아버님 편안히 지내실 수 있다면…’
  • 관리자
  • 승인 2006.09.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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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일씨 부부 2년째 병수발… 지극한 효심 이웃도 감동

아파트 거실이 온통 의료기기로 뒤덮여 있다. 생명연장을 위해 온몸을 휘감은 호스들이 병마와 싸우는 환자의 고통을 대신 보여주고 있었다.

 

올해로 7년째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나이 일흔의 환자는 의료기기와 연결된 호스를 생명선으로 여기며 하루하루 힘겹게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곁에는 늘 아버지의 건강을 염려하며 극진히 수발하는 아들 내외가 자리를 뜨지 않고 있었다.


7년째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극진히 모시고 있는 젊은 아들과 며느리가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 김영일(39)씨 부부.(031-512-5412)


김씨 부부는 2년 전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아버님을 형님 댁에서 모시고와 함께 살고 있다. 둘째 아들도 자식인데 형님내외만 고생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씨 부부는 오랜 도시생활을 접고 몸이 불편한 노부를 모시기 위해 지금 살고 있는 호평동 대주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30대의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들을 포기한 김씨 부부는 노부 곁을 떠나지 않고 수족이 돼 돌봐드리고 있다.


김씨 부부가 노부에 대한 사랑을 절실하게 느낀 것은 지난 봄. 점점 악화돼가는 몸을 가눌 수 없어 병원에 입원한 아버지는 자신의 신병을 비관한 나머지 혀를 깨물어 자살을 시도했다. 더 이상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라 했던가. 죽음마저 쉽지 않았다. 그 후 병원에서는 재발을 막기 위해 노부의 이를 모두 뽑아야만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김씨 부부는 노부의 아픔을 가슴 깊이 새겼다. 이후 김씨 부부는 아버님을 극진히 모셨다.


하루에도 수 없이 시아버지의 배설물을 받아내는 며느리 김명자(33)씨는 단 한번도 귀찮은 내색 없이 노부의 수발을 들고 있다. “며느리도 자식인데 자식 된 도리로 당연한 일”이라며 시아버지의 앙상한 손을 부여잡는다.

 

찜통 같은 장마와 삼복더위 속에서 젊은 부부는 한번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다.


하루에도 수 없이 손이 가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김씨 부부는 밤잠을 설쳐가며 노부를 모시고 있다.


이 부부의 효행은 노인정을 비롯해 부녀회 등 아파트 내 이웃사람들에게 전해져 칭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요즘 같은 시대에 병든 아버지를 극진히 모신다는 사실에 감동 받았다”며 “김씨 부부의 정성을 생각해서라도 환자의 병세가 호전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김제원 남양주시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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