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 일이 있어 즐거운 어르신들
<현장칼럼 > 일이 있어 즐거운 어르신들
  • 관리자
  • 승인 2010.02.19 17:02
  • 호수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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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자 충남 예산군지회 취업지원센터장

3월 초, 딸기잼, 사과잼 과일 통조림을 제조하는 업체를 방문해 경로당에서 할 수 있도록 일거리를 부탁했다. 그랬더니 취급 재료를 운반하기 어렵고 운반도중 상할까 염려돼 외부 작업을 시도해보지 않았다면서 공장에 직접 출근해 일하면 어떻겠냐고 했다.

어르신들은 농사일을 하면서 틈틈이 일을 하겠다고 해서 마을 이장과 함께 회의를 했다. 이장은 어르신들이 하는 일이라면 당연히 도와드려야 한다며 딸기 운반 탑차로 재료들을 아침, 저녁으로 운반해주겠다고 했다.
다음날, 다시 이장과 함께 업체에 방문해 업체 사장과 사정 얘기를 하고 어르신들이 경로당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부탁을 했더니 곧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이 없어 수차례 전화를 하고 방문을 해 사정을 했지만 어렵다는 대답뿐이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을 하다 군청 지역경제과 장동관 과장을 찾아갔다. 취업지원센터의 취지를 설명하고 도와 달라고 부탁을 드렸더니 그 자리에서 업체사장에게 전화를 해 한참동안 설득한 끝에 작업할 수 있도록 해줬다.

3월 20일부터 딸기 꼭지 제거 작업이 시작됐다. 어르신들은 농사일은 아침, 저녁으로 하고 낮에는 경로당에 모여 아침 일찍 마을 이장이 업체에서 실어오는 대로 딸기 꼭지를 제거했다. 작업장에서 15~20명 정도 모여 작업을 시작해 오후 5시쯤 되면 모든 작업을 종료했다.

작업한 딸기는 업체가 만족할 만큼 기대 이상으로 깔끔하게 작업해 주었고, 매년 일거리를 제공해도 믿을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말을 들었다.

어르신들은 옆 사람보다 조금이라도 더 하려고 허리도 안 펴고 열심히 즐기면서 하셨다. 한 사람이 선창하면 트로트가 금세 합창이 돼 버리기도 했다. 3~6월 사이 어르신들은 1인당 월평균 15만원 이상, 총 수입은 9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얻었다.

필자는 주어진 일거리를 열정적으로 하시는 어르신들한테 잠재돼 있는 손맛을 발휘해 추석 명절에 송편과 손두부를 만들어 팔아보자고 했다.

“글쎄, 만들어 팔면 팔릴까.” 반신반의 하면서도 얼굴들을 보니 모두 찬성하는 얼굴들이었다. “찬성하면 박수~”하니, 모두 박수를 쳤다. 어르신들은 자치단체, 공공기관, 아파트 등 소문내고 홍보하기로 결정하고, 3월 25일부터 송편과 손두부를 만들어 판매했다.

다행이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주문량이 폭주해 어머니들의 마음과 손길이 바빠졌다.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냉동으로도 팔고, 쪄서도 판매했다.

먼저 만든 송편을 예산군청 군수실, 복지과, 주민지원실 직원들에게 선을 보였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 한 기업체에서는 홍성 교도소 재소자들한테 주기 위해 주문하기도 했다. 그동안 420kg의 송편을 팔았고, 252만원의 수익을 얻었다. 또 30일 하루 동안 어머니들이 직접 재배한 흰콩으로 손두부를 만들어 판매했는데 한모에 3000원씩 판매해 순수익 80여만원의 소득을 얻었다.

앞으로 계획은 우리 지역의 많은 경로당에 일거리를 마련해 스스로 자립해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개발, 추진해 일정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사업장으로 자리매김해 공동작업장을 좀 더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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