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 레브코프 하버드 의대 교수
쉬 레브코프 하버드 의대 교수
  • super
  • 승인 2006.08.17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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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수명 어떻게 사느냐에 달렸다

(주)엠이아이 인터내셔널에서 시행하는 노인병 관련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하버드의대 브리검 우먼즈병원 (brigham and women's hospital) 노인병 교육 센터(Geriatric Education and training Center) 연구소장 쉬 레브코프(Sue Levkoff)교수가 한국을 찾았다.

우리나라의 급속히 전개되는 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점과 대비책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고령화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저출산과 평균수명의 증가가 원인이라고 한다. 고령인구 증가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첫 번째로 의학의 진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요즘 같은 경우 약뿐만 아니라 의료기술의 발달로 만성질병에 대한 치료성과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건강을 유지하는 형태도 많이 달라졌다. 의식주뿐만 아니라 운동을 하는 등 스스로 몸을 보호한다.

 

이와 같은 현상들로 사람들은 건강해지고 수명도 길어지는 것이다. 이는 유전자요인보다 어떻게 사느냐하는 것이 수명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뜻한다.

고령인구의 증가는 사회적으로 의료비 부담이나 요양시설 부족 등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우리나라도 고령인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 기반시설 부족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우선 정책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 노인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 노인의 경우 경제 생산력이 약화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정부에서는 노인에게 세금을 낮추고, 일자리를 만들어주며, 노인을 위한 연금제도를 늘려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노인들이 큰 병에 걸리지 않도록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도록 해야 한다. 

세계 공통적인 노인병은 어떤 것이 있으며, 그 원인과 예방 방법은 무엇인가?
세계적으로 사망률 1위가 암이다. 그 다음이 심혈관 질환 또는 뇌혈관 질환이다. 암에 걸리는 근본적인 이유는 유해물질이나 세균에 쉽게 노출되는 것과 발암물질이 든 음식이나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먹기 때문이다.

 

유해물질의 경우 소량은 별 문제가 없지만 다량의 경우 치명적인 문제를 발생시킨다. 그리고 비만도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비만은 만병의 근원으로 암 발생률을 높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유해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비만의 경우 식생활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암의 경우 유전적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속적인 검진을 해야 예방할 수 있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치매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치매 노인의 현 시점과 치매의 원인은 무엇인가? 


미국의 경우 65세 이상이 10%, 85세 이상이 50% 치매를 앓고 있다. 한국도 비슷한 수치라고 알고 있다. 치매의 종류는 크게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혈관성 치매로 볼 수 있는데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80%를 차지하고 나머지 20%는 혈관성 치매다.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경우 발병원인을 알 수 없고, 혈관성 치매의 경우 동맥경화가 주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동맥경화는 LDL(Light Density Lipoprotein:저밀도 지단백)이라는 잘 녹지 않는 복합단백질이 많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이 복합단백질은 주로 돼지고기, 닭 껍질, 새우, 조개, 낚지 등  육류의 껍질이나 갯벌에 나는 어패류들에 많은 양이 들어 있다.

앞에서 지적하듯 치매의 문제는 심각하다.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치매의 경우 한번 걸리면 고칠 수 없기 때문에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퍼즐이나 바둑, 장기처럼 두뇌를 자극하는 놀이를 즐기는 것이 좋다.

 

또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섭취하면 혈전 형성을 방지해 동맥경화증을 억제시킬 수 있다. 칼슘이 많이 들어간 음식에는 콩, 우유, 치즈가 있으며 특히 어유(魚油)를 먹으면 혈전 형성을 억제 시켜 중풍을 예방할 수 있다.


만약 이미 치매가 발병됐다면 요양시설이나 기관에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한다. 가족들이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을 돌본다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자칫하면 가족간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간병인 제도를 보편화 시켜 가족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도록 해야 한다. 이때 간병인에게 어떻게 치매 노인을 돌보고, 도와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노인병의 간접원인으로 역할 상실과 소외감을 들 수 있다. 복지시설이 잘된 스위스나 프랑스의 경우 노인들에 대한 정책과 지원이 남다르다. 이런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노령화 기간을 국가별로 보면 프랑스 120년, 일본 50년, 한국 26년으로 한국이 가장 빠른 속도로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노령화가 천천히 진행된 국가의 경우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한국의 경우 급속한 노령화로 인해 노인을 위한 준비가 잘 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런 퇴직은 노인에게 큰 상실감과 소외감을 줘 노화를 촉진 시킨다. 따라서 봉사활동이나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등 노인의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마련해 주고 끊임없이 격려해 줘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년퇴직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 제도로 인해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이는 나라에서도 많은 인력의 낭비라고 생각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일하다 그만두면 많은 질병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전문적인 시각에서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미국의 경우 한국처럼 획일적인 정년퇴직은 없다. 직종별로 개인의 능력과 의지 여부에 따라 퇴직을 결정 한다. 만약 강제적으로 퇴직을 하게 된다면 한 사람의 유용한 능력, 기술 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강제적으로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다면 개인의 능력에 맞는 일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교사를 했던 사람이라면 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을 찾아 가르치고, 일한 만큼의 급여를 받는 것이다. 이때 정부가 노인 고용을 의무화시켜 노인 능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본지 노년시대는 노인관련 문화, 건강, 복지, 인권 등을 다루는 전문지를 지향하고 있다. 당부하고 싶은 말이나 제작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우선 ‘노년시대 신문사’가 번창하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노인이라는 특정한 집단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 우리는 모두 나이가 들고 노인이 된다. 그러나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 중심인 세상을 살다보니 노인의 문제는 늘 뒷전이다.

 

그러다보니 노인들에게 많은 문제들이 발생한다. 이런 인식과 정책을 변화시키는 데는 언론의 힘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노년시대 신문’은 일상생활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수 비결이라든가, 성공적인 건강 비결 소재 등을 중심으로 노인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언론이 됐으면 한다.


특히 노인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건강에 초점을 둬 질병의 현상이나 대책에 대한 문제를 제시하길 바란다. 그러면 병을 초기에 진단해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것을 막을 수 있어 건강한 노후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노인들에게 유익한 정보와 유쾌한 이야기들을 많이 전할 수 있는 신문이 됐으면 한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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