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가는 마라톤 영웅 손기정
잊혀져가는 마라톤 영웅 손기정
  • 관리자
  • 승인 2006.09.02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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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올림픽 수상 70주년, 동상 건립 등 행사 잇따라

일제강점기였던 1936년 8월 9일 독일 베를린올릭픽대회에서 마라톤 금메달을 딴 국민적 영웅 故 손기정 옹.

 

최근 청소년 등 젊은이들 사이에서 손기정 옹이 잊혀져가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일 손 옹의 금메달 수상 70주년을 맞아 동상 건립, 관련 도서 발간 등 갖가지 행사가 열렸다.


손기정 기념재단이 지난 5월 서울의 6개 중·고교생 4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179명(39%)의 학생들이 ‘손기정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손기정을 알고 있다’고 답한 283명 가운데 131명은 그를 애국자로 평가했지만 152명은 ‘보통’ 또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들 152명 가운데 101명은 ‘손기정을 친일파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그렇다’ 또는 ‘보통이다’라고 응답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손기정 기념재단과 2006 베를린기념사업회는 잊혀져 가는 손 옹의 업적을 기리고, 그의 민족혼을 이어받자는 취지로 지난 9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손기정 동상 제막식’을 가졌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동상은 손기정 기념재단 이사장인 서양화가 강형구 중앙대 교수와 조각가 박절찬씨가 제작한 것으로,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달려 힘차게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극적인 순간을 재현했다. 특히 일장기가 달렸던 손 선수의 가슴에는 태극기를 새겨 넣었다.


이와 때를 같이해 삼성출판사가 손 옹을 기리는 2권의 책을 출간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화제의 책은 손기정 옹의 외손자 이준승씨의 실제 에피소드를 엮은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 인물 그림책 ‘우리 할아버지입니다’와 독일인 작가를 화자로 설정해 손 옹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청소년을 위한 인물 다큐 ‘슬픈 금메달’이다.


‘우리 할아버지 입니다’는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인물 그림책. 계몽아동문학상(1991년)과 ‘달님은 알지요’로 삼성문학상(1994년)을 받은 작가 김향이씨가 글을 썼고, ‘동강의 아이들’로 ‘2004 에스파스 앙팡상’을 수상한 화가 김재홍씨가 그림을 그렸다.


이 책은 금메달을 걸고도 마음껏 기뻐할 수 없었던 마라톤 영웅의 이야기를 어린 손자의 입을 통해 말해주고 있다. 잔잔한 그림과 함께 “일등을 한 사람은 분명 조선 사람인데 일본 국기가 올라가고, 일본 국가가 연주되었구나. 너라면 기뻐했을까? 아니면 슬퍼했을까?”라고 물으며 아이들에게 생각할 여유와 잔잔한 감동을 던져준다.


‘슬픈 금메달’은 이야기의 화자로 설정된 한 독일인 작가가 손기정이라는 인물에 대해 다큐멘터리 형태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슬픔이 가득한 한 장의 사진을 보게 된 독일인 작가 ‘나’는 아시아 남쪽 끝 한국이라는 나라의 손기정에 대해 알게 되고, 손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하기까지의 과정, 그 날의 레이스 과정에서 매 순간 느꼈던 감정의 변화와 다짐, 시상대에서의 복잡 미묘한 심정, 그리고 손 선수가 조선에 돌아가서 맛보았던 쓰디쓴 경험들을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 김 영씨가 글을 썼고, 화가 장선환씨가 그림을 그렸다.


 장한형 기자 janga@nnn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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