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금출 ‘치아모’ 회장(입안에 행복치과 원장)
박금출 ‘치아모’ 회장(입안에 행복치과 원장)
  • 장한형
  • 승인 2006.09.0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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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에 건강·행복 심으며 은혜 보답

‘내 가족과 내 직업 그리고 이웃과 치아를 사랑하는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임.’ 긴 문장처럼 조금은 읽기 어려운 이 모임에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1300여명의 우리 이웃들이 오순도순 모여 다른 이웃을 돕는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 이들을 날줄과 씨줄로 잇고 있는 모임의 줄임말은 ‘치아모.’ 서울 종로에서 21년째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박금출(50) 회장이 얽어 놓은 인연의 고리다.

 

부모님 은혜 갚기 위해 치아모 결성

“치아모, 조금 생소하시지요? 작은 정성을 모아 이웃을 돕는 일이 부모님의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길임을 명심하고, 나아가 잊혀져 가는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인 ‘동방예의지국’을 이어가고자 만든 모임입니다.”


박 회장의 설명을 듣고 보니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진하게 배어나왔다. 박 회장의 직업이 치과의사이고, ‘치아모’라는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치아와 관련된 모임일 것이라는 추측은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1956년 경기도 동두천에서 태어난 박 회장은 어려운 환경에서 자신을 훌륭하게 길러주신 부모님께 많은 빚을 졌다고 말한다. 부친 박준모(78) 옹과 모친 안인숙(71) 여사의 2남2녀 가운데 장남으로 자라온 그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치과의사가 됐다고 했다.


박 회장은 치아모 소식지에 실은 글을 통해 부모님에 대한 기억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어느 날인가 아버지가 여러 날 집에 들어오지 않으셨고, 어머니는 아버지가 여행을 갔다고 하셨지만 장남인 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눈치 채고 있었다. 어머니는 걱정으로 밤을 지세고 계셨다. (중략) 간절히 기도를 했다. 도와주세요. 하느님, 제가 이담에 커서 좋은 일 많이 할게요. 약속할게요. 부모님 대신 빚을 갚아 드릴게요. 정말이에요.’


부모님, 특히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일화는 내년쯤 책으로 펴 낼 계획이라며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잇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부모님에 대한 빚은 대충 이해할 수 있는, 자식으로서 당연히 느껴야 하는 순수한 인륜이 아닐까.


“치아모는 개인적으로 부모님께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기 위해 만든 모임입니다. 아주 어려운 환경에서도 저를 훌륭하게 길러주신 부모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한 작은 노력이지요. 충남 공주보건소에서 공중보건의로 있을 당시 부모님께 진 빚을 갚기 위해 세 가지 목표를 세웠지요. 그 가운데 하나가 봉사단체인 치아모입니다.”

 

세 가지 목표, 그리고 봉사하는 삶


대학을 마치고 1982년 5월부터 3년 동안 군입대를 대신해 공중보건의로 일하며 세운 세 가지 목표는 모두 그의 부모님을 향했다. 첫째는 이웃에 봉사하는 뜻을 담아 건강법을 만드는 것, 둘째는 잇몸치료법을 개발하는 것, 셋째는 이웃돕기 단체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이 부모님께 진 빚을 갚자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첫째 건강법. 박 회장은 공중보건의로 활동하는 동안 환자들을 돌보며 치과 이외 진료도 자주 접하게 됐다. 환자들의 진료를 위해 건강 관련 도서를 자주 접하게 됐다. 환자들에게 건강상식을 건넸을 때 환하게 웃는 모습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법을 만들어보자는 다짐이 생겼다. 자신만의 양치법을 고안해 환자들에게 권해보기도 했다. 건강 관련 도서를 수백여 권 독파하면서 공통된 방법을 찾아냈다. 이를 토대로 훗날 김 회장이 만들어낸 건강법이 치아를 통해 몸의 상태를 진단하는 ‘닥터 박(Dr. Park、s) 오계절 건강 그래프’다.


사실, 박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장 흥미를 끈 내용이 ‘닥터 박 오계절 건강 그래프’였다. 치아와 입 안의 건강 상태를 통해 몸 전체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치아는 우리 몸 가운데 유일하게 외부에 돌출된 뼈입니다. 치아라는 뼈는 치주인대라는 근육과 연결되고, 잇몸이라는 피부로 감싸 있습니다. 우리 몸도 뼈와 근육과 피부로 구성돼 있지요. 따라서 6개월에 한번씩 스케일링을 받으면서 몸 상태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치주가 많이 상했다면 몸의 근육계통에 이상이 생겼다고 보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어느 과목 진료를 받아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6개월에 한 번씩 치과진료를 받으면서 전체적인 건강상태도 체크한다는 것이 닥터 박 오계절 건강 그래프다. 박 회장은 이 건강법을 완성시키기 위해 환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데이터를 모으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 4월에는 각계의 검증을 받아 정식 치료법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치료법이 완성되면 치아상태만으로도 고혈압, 당뇨 등 가족의 병력과 관련된 질병을 체크하고, 환자에게 개별적인 처방이 가능하다는 것이 박 회장의 설명이다.


“무조건 잘 먹는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환자의 몸 상태와 가족력에 따라 비타민이 필요한지 칼슘이 필요한지 따져봐야 하지요. 운동요법도 어떤 운동을 어느 정도로 지속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고안한 건강법의 가장 큰 장점이지요.”


박 회장은 자신의 건강법을 완성시키기 위해 지난 3월 병원을 확장, 이전했다. 병원의 새로운 이름은 ‘입안에 행복치과.’ 박 회장은 치과진료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개발한 건강법을 통해 환자의 건강상태를 관리하는 회원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서비스하고 있다.

 

건강? 닥터 박 오계절 건강 그래프면 끝!


두 번째 목표였던 잇몸치료법도 순전히 이웃에 봉사하자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공중보건의 시절 환자들에게 잇몸치료를 해주었더니 반응이 매우 좋았다.

 

그러나 잇몸치료는 병원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데다 치료시간이 많이 걸려 일반 치과에서는 꺼리는 진료였다.

 

김 회장은 1985년 5월 서울 종로에서 ‘박치과’를 개원한 뒤로도 잇몸치료를 계속 이어갔다.

 

환자들의 치아건강을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가 잇몸건강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입소문을 통해 손님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다른 진료는 손도 대지 못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봉사하는 진료’라는 신념을 저버리지 않았다.

 

병원수입이 줄어들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야 했지만 굽히지 않았다. 잇몸치료법은 그가 고안한 ‘닥터 박 오계절 건강 그래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세 번째 목표였던 사회봉사단체 치아모는 지난 2002년 5월 4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결성됐다. 박 회장이 환자들을 진료하며 나누었던 대화를 통해 그네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엮은 수필집 ‘입안에 행복을 심는 사람들’ 출판기념회가 열리던 날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인사들이 건넨 성금 432만원을 종로구청 사회복지과에 전달하는 것이 첫 번째 행사였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웃돕기 단체를 만들겠다”고 천명했고,

 

이튿날부터 회원들을 모으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이후 매년 5월이면 1300여명의 회원들과 치아모 정기모임을 열어 가족과 이웃을 돌아보는 소중한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치아모 회원들은 수첩에 끼워 넣을 수 있는 가족사진첩을 넣고 다닌다. 지난해 시작된 이 운동은 친가는 물론 외가를 포함해 할아버지, 할머니, 손주 이름과 그들의 사진을 붙인 작은 사진첩을 지갑에 넣어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시로 회원들의 정성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이제 자랑거리도 아닌 기본 행사가 됐다. 2004년 5월에는 전 세계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회원들의 글과 시를 영문으로 번역, 책으로 엮어 각국 대사관을 통해 전달해 민간외교를 톡톡히 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자신의 오랜 독서생활을 통해 청소년들을 위한 압축 독서법과 습관고치기법도 고안할 계획이다. 1가지 습관을 고치면 100가지 나쁜 습관을 바로 잡을 수 있다는 것이 박 회장의 신념. 이를 위해 교재와 수련원을 만든다는 꿈도 차곡차곡 실천하고 있다.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박금출 회장은…


1956년 경기도 동두천 출생. 기차 통학으로 서울 성동중·고교를 졸업했다. 경희대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1982년부터 3년 동안 충남 공주보건소에서 공중보건의로 군복무를 마쳤다.

 

1985년 5월 서울 종로6가에서 ‘박치과’를 개원, 20여년 동안 치과의사로서 소임을 다했다.

 

최근 그가 개발하고 있는 건강법인 ‘닥터 박 오계절 건강 그래프’를 완성하기 위해 지난 3월 인근 빌딩으로 자리를 옮겨 ‘입안에 행복치과’로 확장, 개원했다.

 

지난 2002년 5월 수필집을 발표하며 사회봉사단체인 ‘치아모’를 결성해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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