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9월 18일부터 채문수씨의 단편소설 ‘장단역 가는 길’을 연재한다.
단편소설 ‘장단역 가는 길’은 고향 잃은 실향민 할아버지의 한 맺힌 이야기다. 비무장 지대 안에 갇혀있는 장단역을 통해 통일이 되지 않는 이상 고향을 찾아 갈 수 없는 실향민들의 애환을 담고 있다.
채문수 작가는 전남 함평 출생으로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을 수료한 뒤 1990년 KT문예 소설‘좀비, 그리고 좀비족’으로 금상을 수상했다.
또 2002년 ‘루비콘 강을 건너다’로 월간문학 신인상 수상, 2005년 ‘너무도 추웠던 그해 여름’이 신동아 논픽션에 당선됐다.
그 외 ‘정신과 의사는 없소’ 등 주옥같은 작품을 펴냈다. 채문수 작가는 현재 종합예술지 ‘계간문예’ 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림을 맡은 신 현씨는 중견화가로 현재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작가의 말>
잊혀진 것은 더욱 아름답다. 모순된 이야기이다. 잊혀진 것들은 슬플 수밖에 없다.
내가 초등학교 때 우리는 두 편으로 갈라져 운동회를 치렀다. 한쪽은 청군이고 그 대항군은 홍군이었다.
그러나 그 홍군은 언제 부터인가 사라져 버리고 백군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요즘 젊은 세대는 홍군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리라.
전국을 붉은 악마의 응원복이 누벼도 홍군은 돌아오지 않았다. 우리 곁에 돌아와야 할 것들, 그것들 중 하나는 고향이다.
이제 머지않아 실향민도 자기고향을 찾아가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찾아가려해도 찾아 갈 수 없는 땅도 있다.
‘장단역 가는 길’은 잊혀져가는 실향민의 이야기다. 거기 살았던 한 할아버지의 한 맺힌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