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보다 실력의 시대가 돼야
학력보다 실력의 시대가 돼야
  • 관리자
  • 승인 2006.09.1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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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외국 대학졸업장이나 토익 성적표도 80만원 정도면 구할 수 있다고 한다. 동남아에서 위조한 서류가 우리나라에서 넘쳐난다는 얘기다.

 

그럴 듯한 증명서를 요구하는 풍조가 빚은 현상이다. 서류전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취업 과정에서는 특히 위조증명서 유혹을 느끼기 십상이다.

 

실력을 나타내 보일 기회도 없이 서류전형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위조를 해서라도 면접시험장에 들어가고 싶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노년 세대는 이런 세태를 보면 씁쓸하다. 노년 세대의 80% 이상이 제시할 학력이 변변치 못하다. 번듯한 대학은 고사하고 중등학교 수준의 교육도 받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다.

 

젊은이들이 노년세대를 어떻게 볼까 싶어진다. 고리타분하고, 뭘 잘 모르는 분들로 낙인찍히는 것이 두렵다는 말이 아니다. 무시 안 당하고 대접받고 싶은 노년 세대도 유혹을 느낄 만 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평생교육이나 국민 재교육 등의 사회적 시스템이 충분하지 못했다. 이 점은 인적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이제와 밝혀지고 있는데, 일제는 강점기 동안 우리 백성이 교육 받고 똑똑해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한다. 상위 몇 퍼센트만 엘리트로 교육을 시켜 식민지체제를 유지하려고 했을 법도 하다.

 

그러나 일제에 의해 이루어지는 신학문 교육을 스스로 거부한 경우도 많았다. 신학문이 결국 식민통치에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 저항감 때문에 애써 구학문, 즉 한학을 했다. 서당에서 천자문을 배우고, 명심보감과 동몽선습, 소학 등을 배운 뒤 사서오경으로까지 심화학습을 하면 당시는 누구나 인정했다.

 

일제에 의해 이루어지는 신학문의 가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한학을 실력의 본령이라고 보았다. 지금도 그런 의식을 가진 어르신들이 많다.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실제로 전국 초야에 그런 실력이 있는 어르신들이 부지기수로 많을 것이다.


한학 실력은 오늘날 쓸 데가 별로 없다. 옛날식으로 표현을 하면 말(斗)글로 배우고서도 됫글로도 써먹을 데가 없다. 동네에서 서예학원이나 서당에서 가르치는 정도라고나 할까.


학력, 혹은 학벌을 중시하는 시대를 되돌리지는 못한다. 그러느니 경로당에 있는 인터넷도 들여다보고, 영어를 모르면 동네 경로당에서라도 영어 기역니은(알파벳) 정도는 배워둘 필요가 있다.

 

또 모르는 주변 노년 세대에게 일러주어서 ‘FTA’를 에프티에이라고 읽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 천자문 명심보감을 ‘하늘 천 따지~’ ‘천고 일월 명이요~’ 하고 노래하며 배우던 어릴 적처럼 영어도 해볼 수 있다. 나이 들면 어린애 같아진다지 않은가.


학력보다 실력이 중시되는 사회, 우리 가까이 있는 평생교육 시스템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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