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노인문화운동’ 어떻게 하고 있나]미국은퇴자협회 ③
[지구촌 ‘노인문화운동’ 어떻게 하고 있나]미국은퇴자협회 ③
  • 이미정
  • 승인 2006.09.1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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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 받으려 하지 말고 봉사하라” 자원봉사 앞장

2. 미국


미국은 1942년에 고령화사회가 시작됐으며 2005년 현재 고령화 비율은 12.3%, 고령화사회가 시작된지 72년이 되는 2014년에는 14.0%가 넘는 고령사회가 될 전망이다. 평균 출산율도 2003년 현재 2.1%로 우리나라 보다 두 배나 높은 셈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몰려온 이민족들로 이루어진 이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강하고 부자나라이지만 ‘자신의 삶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가치관이 강해 사회복지제도는 유럽 여러 나라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건강보험제도도 사(私)보험적인 성격이 강해 직장인이 단체로 가입하거나 단체가입권을 인정받은 단체에 회원을 제외한 개인이 가입할 경우 그 보험료가 엄청나게 비싸다.


이러한 보험제도의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점에 저항해 1958년 전직 교사인 에델 퍼시 앤드러스(Ethel Perey Andrus) 여사가 대표가 돼 설립한 ‘미국은퇴자협회’(AARP)와 아직 일할 수 있는 나이에 강제로 퇴직당해야 하는 정년제에 맞서 싸우고, 월남전을 반대하기 위해 1970년 마가레트 퀸 여사가 창설한 ‘그레이 팬더’ 두 단체를 차례로 소개하고자 한다.

① AARP(미국은퇴자협회)


AARP는 주로 직장에서 은퇴한 이들을 위해 1958년 에델 퍼시 엔드러스 여사가 창립한 단체다.


에델 여사는 1944년 교사직에서 정년퇴직하자마자 건강보험가입권이 박탈되는 등 퇴직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과 불이익에 반발, 퇴직교사를 모아 1947년 퇴직교사협회를 결성했다.


에델 여사는 퇴직교사들의 건강보험가입권 회복을 위해 집요하고 체계적인 투쟁을 벌여 1955년에 드디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


그러나 이 문제가 퇴직 교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퇴직자 모두의 문제라는 점을 인식해 회원자격을 개방하고 확대해 1958년 미국은퇴자협회(AARP)로 발전시켰다. 이후 미국은퇴자협회 회원은 모두 건강보험가입권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미국은퇴자협회는 창립 당시 회원 수가 5만명 정도였으나, 2003년 3500만명으로 늘어나 미국은 물론 세계 최대 규모의 노인단체로 위세를 떨치게 됐다.


미국은퇴자협회 회원 자격은 50세 이상 미국인이면 누구나 인정되는데 현재는 현직에서 일하는 50세 이상 회원이 3분의 1이나 된다. 회원들은 연회비 8달러(약 7800원)만 내고 이 단체에 가입하면 빼앗겼던 건강보험가입권과 함께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은퇴자협회는 정치적으로 언제나 중립을 지키고 있지만 워낙 거대한 단체이다 보니 정치적인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러한 정치적 영향력을 앞세워 저소득 고령자를 위해 의료혜택을 넓히도록 한 ‘메디케이드’(medicaid) 제도 설립과 고용에서 연령차별을 없애는 연령차별철폐고용법(1967)을 이끌어내는 등 미국에서 사실상 정년 제도를 폐지시킬 만큼 정책결정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정치 사회적 영향력은 회원들 스스로 “노인들이 해냈다”, “노인들도 목소리를 모으면 큰일을 해낼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함으로써 전 세계 노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씨니어들에게 정보제공, 지역봉사활동 등을 통하여 노인을 위한 시민교육, 체육활동, 운전기술개선보강 교육 등을 폭 넓게 시행하면서 기본 이념으로 회원들에게 “봉사 받으려 하지 말고 봉사 하라”고 강력히 권장한다.


이 거대한 조직은 워싱턴 한복판에 번듯하게 자리 잡고 있는 10층 건물의 본부와 5개의 지역사무소가 중심이 되어 23개의 주 사무소, 4000개 이상의 지부와 2600여개의 분회가 각각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 1800명의 유급직원과 40만명의 등록된 자원 봉사자가 열심히 꾸려나간다.


임원은 전이사장, 현이사장, 부이사장, 차기이사장, 서기 등 2년마다 선출되는 5명의 회장단 이외에 16명의 이사(임기 6년) 등 21명 뿐 이다.


 〈계속〉

 

신용자   (사)한국씨니어연합 상임대표 (사)대한노인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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