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고령친화도시 구축에 대한 사회적 합의
[금요칼럼]고령친화도시 구축에 대한 사회적 합의
  • 관리자
  • 승인 2010.05.24 14:24
  • 호수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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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희 부산광역시건강가정지원센터장
5월은 어느 때보다도 분주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중 가장 귀한 시간은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자녀들이 베풀어 주는 작은 이벤트에 미소 짓고 다시금 힘을 내어 보는 것이다. 우리를 지탱하는 힘은 바로 이러한 작은 정성과 사랑이 전하는 메시지에서부터 생성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제10회 IFA(International Federation on Aging) 멜버른 회의 참여 후 세계보건기구에서 마련한 고령친화도시 워크숍에 참여하였다. 각국 마다 자국의 고령친화도시 사례를 설명하고 지역사회를 고령친화적인 환경을 구축해야 하는 이유를 열심히 주장하였다. 8시간 연속되는 워크숍에 한사람도 피곤한 기색 없이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고 이념을 전하는 모습을 함께 할 수 있었던 시간은 모처럼 느낄 수 있었던 희열이었다.

한국사회는 아직도 고령친화도시에 대하여 반가운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항상 이를 구축하자는 제안을 하면 마치 그 지역의 도시는 죽은 도시가 되어 가고 산업이 성장하지 못하며 미래의 희망조차 없는 도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노인인구가 증가한다는 사실 자체도 부담스러운데 고령친화도시를 애써 표방해야할 이유도 없거니와 젊은이가 넘치는 역동적인 도시를 부러워하고 바람직한 도시로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는 고령화현상은 사회적 변화 없이는 부정적 요소를 깨트리지 못한다. 인간의 수명은 연장되고 노인으로 살아가야하는 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도 길어지고 있다. 우리가 부정하여도 도시는 점차 노인인구로 가득 채워질 것이며 그들이 살기에 편안한 도시계획은 무엇보다 필요하다. 고령친화도시는 노인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도시이다.

결국 그 사회가 지역의 어르신들을 배려하고 이해하며 사회적 효를 실천하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노인들이 다닐 수 있는 길과 계단의 폭, 노인들이 걷는 속도를 배려한 교통 신호, 어디에서나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한 정보제공 체계, 혼자 고립된 것이 아니라 보다 관심과 지지가 전해질 수 있고, 노인과 그들의 가족들이 안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환경, 어디에서나 건강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지역사회, 노인들이 읽기에 편안한 글자크기 등 노인들이 누구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노년기를 긍정적으로 적응하며 지역사회에 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을 만드는 것은 노인들이 의존적인 존재가 아니라 보다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아직도 우리사회는 고령친화 도시를 만드는 데는 큰 비용이 소요되며 새로운 시설을 구축하여야 이루어진다고만 생각하는 예가 많다. 그러나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환경에서 노인의 삶을 조금만 더 배려하고 협동을 한다면 고령친화환경은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새롭게 건축되는 건물이나 지역사회에 있어서는 지금부터라도 고령친화환경이 고려 된 설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노인이 살기에 편안한 환경이라면 장애인도, 어린이도 우리 모두가 편안한 환경 속에서 생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노인의 제안된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접목과 고령친화산업의 활성화도 요구된다. 노인이지만 고령 친화적 보조기구와 과학적 시스템에 의한 한계가 극복될 수 있어야 한다. 가족들이 노인들에게 많은 부양부담을 느끼고 와해된 관계 속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장애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노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과 의식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가끔 버스를 타면 몸이 불편한 노인이 차를 타기위해 대기하는 그 짧은 순간도 참지 못하고 과음을 지르는 모습을 간혹 본다. 이러한 사회라면 고령친화 도시를 구축하는 과제는 먼 나라 이야기일수밖에 없다.

노인이 고립되는 사회는 불행한 사회이다. 노인학대 역시 고립된 노인이 많을수록 만연될 수밖에 없다. 고령친화도시는 노인스스로가 노년기를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를 만들고 동시에 노인들이 지역사회를 위하여 공헌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예견된 현상에 많은 것을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고령친화도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만들어 내고 또한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때 고령친화도시는 반듯하게 우리사회에 구축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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