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리고 있는 사람들
땀 흘리고 있는 사람들
  • 이미정
  • 승인 2006.09.15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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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있든 없든 땀 흘리면서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존경심을 갖게 될 때가 있다. 그러나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도 자신을 직간접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형식적으로만 움직이는 사람을 보면 종종 역겹기까지 하다.


도시고 농촌이고 매일 감당하기조차 힘들만큼 자고나면 산더미처럼 쌓이는 각종 오물이나 쓰레기를 보자.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넣어 정해진 장소에 두면 좋으련만 중구난방 버려두니 수거 담당자나 미화원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게 어렵고 힘든 환경 속에서도 한결같이 새벽 4시 기상과 동시에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있는 전의면사무소 윤영석(57) 미화원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윤영석 미화원은 86세의 홀 어머님을 모시면서 1남1녀의 자녀를 둔 모범적인 가장이다. 그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두 자녀를 최고 학부까지 뒷바라지 하고, 현재는 직장에서 충실한 모범사원으로 이름나 있다.

 

말단직으로 재직하며 각 부락 모퉁이에 아무렇게나 쌓여져 있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주민들과 갈등도 빚어지지만 냉정하게 대처하는 것은 물론 주민들에게 종량제 봉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특히 긴 장마로 인해 악취가 나는 곳은 예외 없이 면사무소에 알려 소독을 해주는 치밀함까지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몸이 불편하신 독거노인이나 고령의 어르신들이 살고 계신 가정은 가가호호 직접 방문해 수거하고 있다.


윤영석씨는 “쓰레기를 수거하다 보면 일부 주민들의 무질서한 공중도덕 의식에 허탈함과 씁쓸함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우리 주변에 윤영석씨처럼 땀 흘리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있기에 깨끗하고 상쾌한 환경을 누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겠다.


윤씨의 또 다른 지적은 우리의 양심에 채찍질이 될 만하다. 그는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길에 버리는 것을 보면 납득이 가질 않는다”며 “언제부턴가 소비가 미덕이라는 그릇된 관념이 자리 잡아 아쉽고 씁쓸하다”고 말했다.


쓰레기 분리수거는 조금만 노력하면 오히려 서로 편안한 일이다. 일부 주민들이 최소한의 기본 양심만이라도 지켜준다면 윤영석씨처럼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도 편안하고, 무엇보다 더욱 청결하고 깨끗한 환경 그리고 우리의 양심을 지키게 될 것이다.


이훈열 연기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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