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종의 시니어비즈니스]③
[조한종의 시니어비즈니스]③
  • 관리자
  • 승인 2010.06.11 14:04
  • 호수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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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UBRC·日 칼리지링크형 시니어커뮤니티의 성공 사례
선진국에서는 시니어커뮤니티(Retirement Community)들이 점점 지역사회 대학의 평생교육(Lifelong Learning)을 활용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UBRC(University Based Retirement Community), URRC(University Related Retirement Community)와 일본의 칼리지링크(College-Link)형 시니어 커뮤니티다.

대학이 사업주체가 돼 은퇴자 커뮤니티를 직접 운영하거나 시니어커뮤니티가 대학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은퇴자커뮤니티와 대학 모두 시너지효과를 얻고 그 혜택도 시니어들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선진국에서는 시니어가 될수록 시간적인 여유가 많고, 자녀 교육 및 지원 부담이 감소,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겨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공부와 여가를 더욱 선호하기 때문이다.

‘The Journal on Active Aging’에 따르면 미국에서 UBRC가 앞으로는 더욱 발전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2011년부터 미국 대학들의 학생 수가 감소할 전망인 데다, 고령화시대 대학에 새로운 패러다임의 경영마인드가 필요한 시점에서 시니어들이 감소추세인 젊은 학생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으로 미국 고령화사회와 소비의 강력한 주체로 성장할 베이비부머들은 더더욱 평생교육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UBRC의 사례로는 스탠포드, 노틀댐, 듀크, 코넬대학 등이 있다. UBRC는 1990년대까지 20년 동안 천천히, 꾸준히 성장해 왔고, 이후 은퇴자, 주거 관련 사업자, 대학의 상호 필요에 의해 현재까지 100여개의 대학들이 추진해 왔다. 하지만 향후 20년간 미국에 있는 4000여개의 대학 중 약 10%에 해당하는 400여개의 대학들이 UBRC를 추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고령화사회를 겪고 있는 유럽, 아시아, 호주에 이르기까지 많은 대학들이 UBRC를 적극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미국의 모든 UBRC가 성공한 것은 아니다. 인디애나대학과 아이오와주의 그린힐대학 등은 UBRC의 실패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은퇴자들이 대학에서 제공하는 음식에 불만을 제기하거나 주거 사업자들이 관료주의적인 대학과 파트너십을 이어가기 어려운 측면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래서 UBRC의 운영과 디자인에 관해 조지메이슨대학 프로그램에서는 5가지의 기준(1.6km 이내의 주요시설 접근성, 대학 프로그램 및 자원봉사 참여 보장, 입주자대표·대학·주거사업자의 프로그램 공동 모니터링 및 관리, 연속적 케어가 가능한 CCRC 접근, 적어도 입주의 10% 이상은 학교 임직원이나 가족, 동문에 할당)을 제시하고 있다.

조지메이슨대학 프로그램의 평가에 따르면 대표적 UBRCs로 우리에게 국제적 호텔 프랜차이즈로 잘 알려진 하야트가 운영하는 ‘Classic Residence by Hyatt at Stanford University’를 비롯해 ‘Oak Hammock at University of Florida’ ‘Lasell Village at Lasell College’ ‘The Village at Penn State, State College’ 등 4개의 대학을 소개하고 있다.

일본 역시 시니어커뮤니티와 대학의 평생교육 시스템이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본 단카이세대는 앞으로 칼리지 링크형 시니어커뮤니티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커다란 요인이라 할 수 있다.

태평양전쟁 이후 일본의 60년 역사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온 단카이세대들이 이제 직장을 떠나 인생의 세컨드해프(Secondhalf, 제2의 삶)를 준비, 영위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여유뿐만 아니라 시간적 여유를 가진 단카이세대들이 갖고 있는 지적 호기심은 우리보다 먼저 저출산고령화를 겪었고 초고령사회에 이미 진입한 일본의 교육시장은 물론 시니어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비즈니스 및 마케팅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일본의 실버산업과 시니어커뮤니티는 점점 경쟁이 치열해 지고, 대학 역시 고령화사회에 대응하며 경쟁력을 확보해 차별화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고령화사회에서 나타나는 급성기질환 감소와 상대적인 만성기질환 증대는 병원을 소유한 대학에게 경쟁과 생존, 컨버전스(Convergence, 복융합)라는 피해갈 수 없는 큰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그래서 대학들은 그들이 갖고 있는 병원, 평생교육시스템을 활용하고자 ‘독립행정법인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더불어 대학들이 갖는 지역사회에서의 새로운 사회적 역할과 책임 부분을 고민하고 실천하려 한다.

칼리지 링크형 시니어 주택은 이처럼 ‘저출산ㆍ고령화’ ‘합리적 대학 경영’이란 시대적 추세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주거시설 운영사, 대학, 교수와 학생, 지역사회 모두에게 유무형의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칸사이대학과 재단법인 사회개발연구센터가 고베시에 공동 운영하는 ‘엔카리지’(ENCOURAGE)가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 칼리지 링크형 시니어 주택은 향후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혈연(血緣), 지연(地緣), 사연(社緣)과는 관계없는 ‘지연’(知緣)에 기초한, 차별화된 새로운 모델이다.

우리나라도 건국대가 관여한 ‘더클래식500’을 시작으로 지방 소재 국립대 등이 UBRC도입을 이미 시행하고 있거나 검토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단순히 VIP시니어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적 접근만이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처럼 대학이 지역사회에서 갖는 역할, 차별화된 대학의 경쟁력에 맞춰 접근, 추진되길 기대해 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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