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성기] 민선교육감 시대에 거는 기대와 우려
[확성기] 민선교육감 시대에 거는 기대와 우려
  • 연합
  • 승인 2010.07.02 13:53
  • 호수 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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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교육감 시대 원년의 날이 밝았다. 주민이 직접 뽑은 15개 시·도 교육감들이 7월 1일 일제히 취임하면서 공식 업무를 시작한 것이다. 2007년부터 서울, 경기, 부산 등에서 직선 교육감이 선출되기도 했지만 전국에서 동시에 직선교육감이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광주광역시는 현 교육감의 임기가 끝나는 11월 새 당선자의 임기가 시작된다. 직선교육감 시대가 열리면서 이제까지 정부 주도로 추진되다시피 해온 교육정책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서울, 경기 등 6개 지역에서 당선된 진보성향 교육감이 새로운 교육실험에 나서면서 우리 교육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진보교육감, 그리고 나머지 보수성향의 교육감 사이에 손발이 맞지 않을 경우 우리 교육현장이 큰 혼란에 빠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진보교육감 6명은 전체 초중고교생 744만여명의 57%인 430만여명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이들은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부유한 학생들 입맛에만 맞춘 ‘귀족교육’이자 한 줄 세우기식 ‘경쟁교육’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교원평가, 교장공모, 자율고, 학업성취도평가 등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을 반대하거나 수정하고 소득수준과 관계없는 친환경 무상급식을 전면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보수성향으로 분류되는 교육감 10명은 대체로 ‘학력신장’을 중시하는 정책으로 친정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진보와 보수가 공존하는 유례없는 실험의 시기를 맞으면서 교육감과 정부는 물론 교육감 사이에서도 마찰이 예상되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전문가들은 선거 때 약속한 공약이나 지지세력의 요구에만 얽매이지 말고 교육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에 귀를 열어두는 ‘열린 자세’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교육의 질을 높이는 성공한 교육감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교육수요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정책의 우선순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에 다름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진 교육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 있어서는 안된다. 교육감들은 보수와 진보의 진영의식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성공한 교육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민선교육감들의 취임을 축하하면서 백년대계 창출의 무거운 책무를 잊지 말 것을 다시 한 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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