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면부지 환자에 두 번이나 장기기증
생면부지 환자에 두 번이나 장기기증
  • 연합
  • 승인 2010.07.16 11:31
  • 호수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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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 순복음독대교회 나요나(54) 목사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했을 따름입니다.”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두 번씩이나 장기를 기증한 나요나(54·사진 오른쪽·전남 고흥군 과역면) 목사는 7월 14일 광주 조선대병원 회복실에서 소감을 묻는 말에 담담하게 대답했다.

지난 10일 조선대병원에서 간 제공을 위한 이식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나 목사는 큰 수술을 받았지만, 환자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건강상태를 묻는 말에 오히려 그는 “내 몸이 좋지 않아 혹시라도 내 장기를 기증받은 분의 건강이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건강이 회복돼 사회의 일원으로 열심히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간을 이식받은 환자는 50대 남성이라는 사실만 알고 누군지는 모른다. 이 환자는 무균실에서 나 목사처럼 회복 중이다.

나 목사는 지난 2001년에도 신장을 기증했다. 물론 신장을 받은 사람이 누군지도 몰랐다.

나중에야 30대 여성이 신장을 받은 것을 알았고, 이 여성의 남편이 신장을 기증하면서 릴레이 장기 기증이 시작돼 8명이 아름다운 생명 나눔에 동참했다.

부인 성행자(51)씨는 남편보다 2년 앞선 1999년에 신장을 기증했다.

친하게 지내던 동료 목사의 부인이 신부전증을 앓았는데, 목사가 부인을 위해 신장을 기증하려다 조직형이 맞지 않아 결국 부인이 숨지는 모습을 보고 나 목사 부부는 함께 장기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

장기 기증으로 남모르게 이웃 사랑을 실천해온 이 부부는 2008년에는 막내아들 온유(5)를 입양했다.

넉넉지 못한 살림이지만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 생각하고 감사하게 아들을 받아들였다.

조그만 시골교회(순복음독대교회)에서 마을 주민과 즐거운 공동체를 꿈꾸는 나 목사는 어르신들의 아들이요, 일꾼으로 일하고 있다.

부인 성씨는 “모든 일이 하나님의 뜻이라 믿고 모든 것을 맡겼다”며 “수술 결과가 좋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몸으로 할 수 있는 ‘나눔’을 다하려고 나 목사 부부는 장기기증운동본부에 각막을 비롯해 시신까지 기증할 것을 약속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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