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 내일을 준비하자④
베이비붐 세대 내일을 준비하자④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0.08.11 18:34
  • 호수 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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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찬 노후, 여가·문화생활이 관건이다

 

▲ 활기찬 노후를 꿈꾼다면 여가·문화 활동을 빼놓을 수 없다. 군포문화원 어르신문화학교 어르신들이 지난해 5월 군포시에 내려오는 설화인 ‘감투봉 명당 싸움’을 직접 영화로 제작해 화제를 모은바 있다.

 

최근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712만명에 달하는 이들 세대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은퇴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 후에도 자녀와 부모양육 등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에서 노후계획은 남들 얘기다. 이에 따라 본지는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한 노후 설계를 돕고자 ①은퇴, 또 다른 시작이다 ②현명한 재테크·재산관리는 ‘이렇게’ ③몸이 재산, 건강·마음 관리 어떻게 하나 ④활기찬 노후, 여가·문화생활이 관건이다 등 4차례에 걸쳐 기획 연재한다.

 

활기찬 노후를 꿈꾼다면 여가·문화 활동을 빼놓을 수 없다. 여가·문화 활동은 건강뿐만 아니라 시간을 유용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하고, 더 나아가 자기실현을 이루도록 돕는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는 높은 교육수준과 젊은 시절 다양한 활동참여는 노년기 여가·문화활동에 대한 기대수준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희망 노후형태’를 물은 결과, 취미·여가활동이 44.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원봉사(13.9%), 종교·신앙생활(13.8%), 친목활동(10.8%) 순으로 나타났다. 젊은 시절 처자식들을 위해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렸다면 노후는 취미나 여가활동을 하면서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엔 베이비붐 세대 은퇴를 겨냥해 정부나 단체 등도 퇴직한 중·장년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속속 내놓고 있다. 만족할 만한 단계는 아니지만 잘만 찾아보면 저렴하게 또는 무료로 접할 수 있는 교육이나 강좌, 연극·영화·전시 등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은퇴자들이 보다 나은 여가·문화 활동을 즐기고 싶다면 우선 자신의 적성에 맞는 분야인지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또 막연히 여가·문화 활동에서 그치지 말고 더 나아가 그 분야의 프로가 되라고 강조한다.

◇여가·문화 활동, 적성에 맞지 살펴봐야

노후생활전문가 김동선씨는 “많은 은퇴자들이 퇴직 후 여가문화 활동을 하고 싶어 하지만 말처럼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다”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고민”이라고 말한다.

평생 일에 쫓겨 살던 은퇴자들에게 여가·문화 활동은 일의 반대개념인 즉, 소비활동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활기찬 노후를 살고 싶다면 여가·문화 활동은 반드시 필요하다. 여가·문화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에게 맞는 취미활동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이미 여러 가지 취미활동을 즐긴 사람이라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김동선씨는 자신에게 맞는 여가·문화 활동을 찾기 위해서는 △어떤 활동이 나를 즐겁게 하나 △어떤 일이 나에게 중요한가 △어떤 분야에 대한 열정이 나를 사로잡나 △과거에 일 때문에 포기해 버린 취미는 없었나 △어떤 일이 세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 △쉽게 지루해지지 않는 일인가 △취미활동을 하는데 있어 경제적 부담은 없나 등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에게 맞는 여가·문화 활동을 선택했다면 즐기는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목표를 두는 것도 좋다. 공모전 출품이나 개인 전시회 등에 참여해 성과를 얻을 경우 성취감도 크기 때문이다.

◇어디 가서 즐기나 정보 ‘캄캄’…자치센터서 노인단체까지

많은 사람들이 “여가문화 활동을 즐기고 싶어도 정보를 몰라 참여하지 못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조금만 부지런하다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우선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 지역 주민자치센터나 문화센터, 문화원 등이다. 노래교실을 비롯해 요가, 밸리댄스, 서예, 꽃꽂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다.

요즘에는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노년층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프로그램도 속속 개설되고 있다. 또 약간의 컴퓨터 활용 실력만 갖췄다면 인터넷을 검색해 은퇴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단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사단법인 대한노인회(koreapeople.co.kr)를 비롯해 비영리단체인 한국은퇴자협회(karpkr.org), 희망제작소(makehope.org)가 대표적인 단체다.

대한노인회는 전국 16개시도연합회와 245개 시군구지회, 전국 5만8000여개의 경로당을 이용하는 260만 회원으로 구성된 노인 단체다. 노인일자리를 비롯해 자원봉사, 노인상담활동 등 노인권익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퇴자협회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국은퇴자협회는 은퇴자를 대상으로 포럼, 캠페인, 채용박람회, 재취업, 국내외 기구 연계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희망제작소는 전문직 퇴직자를 대상으로 비영리기구나 비정부기구에 참여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각종 봉사활동과 취업을 지원하는 ‘해피시니어’와 퇴직자를 위한 사회공헌학교 ‘행복설계아카데미’를 출범해 교육도 실시한다.

지방문화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어르신문화학교’(blog.naver.com/goldage2010)는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지역특색을 살린 제작체험활동을 비롯해 전통놀이 알림·계승프로그램, 실버밴드와 극단, 마술사 양성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각 지역 가까운 복지관이나 문화센터 등도 문을 두드려보자. 건강강좌, 컴퓨터 교육, 외국어, 서예, 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골라 배울 수 있다.

◇돈 있어야 문화생활 한다?…무료·저렴한 공연도 많아

많은 사람들이 돈이 있어야 여가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잘만 찾으면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으로 교육이나 강좌, 연극·영화·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sejongpac.or.kr)은 한 달에 한 번꼴로 ‘천원의 행복’ 프로그램을 통해 1000원으로 뮤지컬을 비롯해 클래식, 국악, 재즈 공연 등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 서울시(9988.seoul.go.kr)도 한 달에 1~2차례씩 ‘찾아가는 9988콘서트’와 ‘9988특별기획공연’을 마련해 문화 소외계층에게 국악이나 합창, 뮤지컬 등을 제공한다. 국립국악원(gugak.go.kr)도 매달 한 차례씩 무료로 일요열린 국악무대를 마련하고 있다.

노년층을 대상으로 저렴하게 또는 무료로 볼 수 있는 극장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월 국내 최초로 종로 허리우드 극장에 노인전용극장을 개설했다. 극장은 주민등록상 만 57세 이상 노년층을 대상으로 2000원만 내면 영화를 관람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극장은 ‘벤허’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미인도’ 등 고전과 최신 영화를 볼 수다. 문의 02-3672-4232~3

경기도 안산시시설관리공단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올림픽기념관 소극장(시설관리공단 내)에서 ‘브라보 청춘극장’을 열었다. 청춘극장은 안산지역 60세 이상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매월 첫째, 셋째 주 월요일 오후 2시 올림픽기념관 소극장에서 정기적으로 상영한다. 문의 031-481-4955.

전주영화제작소도 디지털독립영화관(옛 완산보건소 건물 4층)에서 관내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무료 실버영화관을 운영한다. 063-231-3377

국립중앙·고궁·민속박물관이나 국립국악원, 국립미술관 등에서는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전시나 교육, 공연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이밖에도 축제나 행사 기간을 챙겨 본다면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 만족할 다양한 프로그램 보완 절실

노년층의 여가문화 생활이 과거에 비해 다양하고 폭넓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그동안 노인 단체들이 실시하는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건강강좌나 언어교육 등 기능적인 프로그램들이 주를 이룬다. 노인문화 프로그램도 대다수가 단기성 흥미 위주 프로그램이 대다수.

이에 따라 그동안 노년층을 위한 여가문화 프로그램을 보다 다양화하고 질적 수준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줄기차게 제기돼 왔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는 높은 교육수준과 젊은 시절 다양한 사회활동 경험 등으로 인해 노년기 여가문화 활동에 대한 기대수준도 높을 것으로 예상돼 보완이 절실할 때다.

전문가들은 예비 노인층인 베이비붐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여가활동의 기회 제공은 물론 프로그램 내용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정경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사회연구실장은 “베이비붐 세대 다수는 노후 여가문화 활동을 희망한다”며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여가문화 활동의 기회 제공과 프로그램 내용의 고급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노인 여가문화 프로그램 제공 중심지인 노인복지관의 프로그램을 개인의 특성을 존중할 수 있도록 소집단별 전문 프로그램 및 심층 교육 프로그램으로 개설해한다고 조언했다. 또 노인클럽활동을 활성화는 물론 각 지역 대학 및 백화점 등의 문화교실 등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제공해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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