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천칼럼] 아프지 않고 늙어가는 법
[심천칼럼] 아프지 않고 늙어가는 법
  • 관리자
  • 승인 2006.09.2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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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골골 팔십’이라고 했다. 50~60살이면 곰방대 물고 동네 큰 어른 노릇을 하던 수명 짧은 시대의 말이다.

 

어딘가 아프다고 늘 염려하고 불편해하며 오래 산다는 얘기이지만, 의료과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는 아픈 사람 듣기 좋으라고 하는 덕담에 불과하다.


어떤 소설가(이문구)의 말마따나, 우리는 너무 오래 서 있었거나 걸어왔다. 기계라고 한다면 돌릴 만큼 돌려서 이제는 마모될 만큼 마모됐다.

 

그러니 조금만 삐끗해도 어딘가 다치고 고장난다. ‘그러게 젊어서 영양가 풍부한 우유나 멸치 같은 것을 잘 챙겨먹지 그랬는가’라고 타박한다면 사실 할 말이 없다.

 

8·15광복이다 6·25 전쟁이다, 국가 재건이다 정신없이 돌아치다 보니 세월이 훌쩍 흘러 버렸고 조금만 방심해도 고장이 나는 몸이 된 것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이야 옳은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세계에서 교역규모가 10위권에 든다는 대한민국의 노년들이 ‘골골 팔십’ 소리를 들어가며 몸 불편하게 살아가는 것은 보기 딱하다. 삶의 질 향상이 무엇인가. 먼 데 있는 고상한 이데올로기가 아니다. 우리 노년세대가 아프지 않고 편히 늙어가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5년 한 해 동안 각 병원에 지급한 의료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0~60대에게서 뜻밖에 성 질환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0~100세까지 장수한다고 보면 사실 50~60대는 기나긴 노년시대에서 청춘기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시기에 성 질환이 늘고 있다니 이게 웬 일인가.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장수국가로 꼽힌다. 아픈 몸으로 장수하는 실속 없는 명예를 얻고 있는 셈이다.


남성의 경우 전립선 이상은 흔한 질환이다. 오래 쓰기도 했거니와 근로환경이나 보건위생이 열악했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 부인과 사별하거나 이혼한 뒤에 성행위를 방만하게 하였다가 낭패스런 질환에 시달리는 일도 있을 것이다.

 

몸이 시들고 마음이 외로워지는 노년에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일탈을 할 수도 있다. 여성도 성 질환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식기 질환 가운데 바르톨린선의 질환, 골반의 염증성 질환 같은 것이 예년에 비해 늘었다는 것이다. 여성 노인의 경우, 전통적으로 관절과 골다공증 질환이 많은데, 아직 깊은 노년이 되기도 전에 벌써 성 질환까지 늘어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노인 건강관리 프로그램으로 정신적인 분야에도 투자해야 한다. 마음에서 생겨나는 병이 다른 신체적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은 오늘날 의학상식이다.

 

걱정 많은 노년세대가 그만큼 취약하다. 하지만 아프지 않고 늙어가는 법은 간단하다. 암에 걸렸다가 완치한 어떤 의사에 따르면 하루하루를 유쾌한 스트레스로 몸을 긴장시키며 지내면 암 덩어리가 작아질 정도로 몸에 좋다고 한다.

 

나라와 국가가 해준 것이 없다 싶어도 웃고 즐겁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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